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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백화점 장애인 주차장 운영 실태

장애인 배려 대신 VIP고객 지갑 택한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롯데·현대百, 접근성 편리한 지상주차장 VIP 전용구역 이용

김민아기자(jkimmi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11-09 16: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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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 등이 일상생활에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시설과 설비를 이용하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각종 시책을 마련해야 한다. 주차장법 시행규칙에 따라 주차장 규모를 감안해 일정 비율 이상의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을 설치해야 한다. 대형 판매시설인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도 이에 맞춰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장애인단체 및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들 백화점의 장애인 배려 시설이 형식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장 편리하게 이용 가능한 주차 공간을 장애인 대신 자사 VIP들에게 내주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서다. 스카이데일리가 백화점 내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운영 실태와 이에 대한 여론의 반응 등을 현장 취재했다.

                            
  
▲ 국내 3대 대형 백화점인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이 돈벌이에 급급해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고객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백화점 출입이 편리한 지상 주차장을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대신 VIP고객들만 이용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소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통상적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의 정도를 통해 그 사회의 성숙도를 파악하곤 한다. 배려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항목으로는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이하·장애인주차장)이 꼽힌다. 대형건물들의 경우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배려해 건물 출입구와 제일 가까운 곳에 장애인 주차구역을 설치하곤 한다.
 
그런데 최근 대형유통시설인 백화점들이 장애인에 대한 배려 대신 자사 이익만을 추구하는 행태를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 3대 백화점인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 등은 접근성이 뛰어난 주차 공간을 VIP들에게 내준 것도 모자라 장애인 주차 공간은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마련해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형식에 그치고 있다는 게 장애인단체 및 일반 시민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돈벌이에 급급한 나머지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은 내팽개쳐 버렸다’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백화점은 고객의 연간 구매 금액이 일정액을 넘거나 자체 기준을 충족하면 VIP로 지정하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자사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큰 손 고객인 VIP유치에 열을 올린 결과다.
 
편리한 장애인 주차구역에 차량출입 막고 ‘VIP 전용’ 말뚝…“정용진의 판단인가”
 
스카이데일리가 찾아간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은 리뉴얼 오픈 1년 만에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해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다. 신세계 강남점 외부에는 2층 명품관과 바로 이어지는 출입구 앞에 장애인 주차구역이 설치돼 있다. 백화점과의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주차공간으로 평가된다.
      
▲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은 모두 VIP 전용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은 접근성이 뛰어난 주차장은 이용할 수 없다. 대부분 VIP전용 주차 공간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VIP 주차구역 입구(왼쪽)와 VIP 주차구역 안내판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이곳은 VIP고객 차량만 주차가 가능하다. 주차장 입구에는 아스팔트에 버젓이 ‘VIP 전용’이라고 쓰여 있다. 강남점 주차장 관계자는 “일반 고객들은 이용이 불가능한 지정차량 전용 주차 구역이다”며 “장애인 차량은 지하 주차장을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하 2~4층 규모의 주차공간을 보유한 신세계 강남점 내에 장애인 주차구역은 지하 2·3층에 각각 17곳, 25곳 남짓 설치돼 있다. 매장 출입이 편리한 주차 구역을 VIP 고객에게 내준 장애인들은 거동이 불편한데도 불구하고 일반들과 똑같이 지하주차장에서 백화점까지 이동해야 하는 셈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관할구역으로 둔 서초구청 민원실에는 이와 관련된 민원이 여러 번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민원인들은 “교통약자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자리에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보행환경을 개선해야 하지만 신세계백화점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최승민 안양시장애인인권센터 센터장은 “지상에 마련된 VIP 공간 내 장애인 주차 구역이 있어서 이를 이용하려고 주차장에 진입했지만 입구에서 직원들이 차를 막고 지하주차장으로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애인이 전용 구역을 이용하려는 데 권리를 보장 받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 백화점 내에 마련된 장애인 주차구역 내에 비장애인이 주차를 해도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백화점주차장에 마련된 장애인 주차구역 ⓒ스카이데일리
 
다른 백화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압구정점도 지상 1층에 장애인 주차구역이 설치돼 있지만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과 마찬가지로 VIP 전용 주차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 2~4층을 주차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는 무역센터점의 장애인 주차구역은 지하 2·3층에 각각 8곳 가량 마련돼 있다. 지하 3~4층을 주차 공간으로 활용 중인 압구정점의 장애인 주차구역은 3층에 10곳 남짓 설치돼 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하 2~7층의 대규모 주차공간 중 장애인 주차구역은 지하 2층 2곳, 3층 4곳 등에 그쳤다.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한 롯데영프라자 뒤에도 주차 타워가 마련돼 있었지만 장애인 주차구역은 4곳에 불과했다. 지상주차장은 VIP 전용주차공간으로만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하로 쫓겨난 장애인들, 전용구역 주차된 비양심 일반차량에 ‘발만 동동’
 
백화점 내 몇 안 되는 장애인 주차 구역에 대한 단속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주차구역은 장애인 자동차 표지가 부착된 자동차에 한해 장애인이 탑승한 경우에만 주차가 가능하다. 이를 위반한 차량에게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 자료: 최도자 의원실 [도표=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최도자 국민의당 의원에 따르면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백화점을 포함한 대형 판매시설·아파트·고속도로휴게소·터미널 등 4032곳을 대상으로 ‘장애인전용주차구역 불법주차 민관합동점검’을 실시한 결과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위반 유형은 ‘비장애인 차량(주차표지 없음)’이 89.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주차불가표지 차량(3.9%)’, ‘주차표지 불법대여(2.5%)’, ‘주차표지 위·변조(2.5%)’, ‘주차방해(1.9%)’ 등의 순이었다. ‘보행장애인 미탑승’ 위반율은 0%로 조사됐지만 위반이 없었다기보다는 장애인 탑승 여부를 현장에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강동구 장애인 연합회에서 주차단속 보조도우미로 근무하는 윤동철(65·남) 씨는 “주차 단속을 나가다 보면 장애인 구역 주차 대상이 아니면서도 주차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며 “타인의 장애인 등록증을 이용해 전용 구역에 주차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백화점의 경우 자체적으로 단속을 하지 않는 이상 장애인 주차 구역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여부를 확인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대부분의 백화점들이 단속을 하지 않기 때문에 백화점 내 장애인 전용주차 구역은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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