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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예술의전당 일대 문화지구 지정
한국의 문화·예술 메카…문화산업 요충지 ‘태동’
문화·예술계, 일반시민 등 긍정적 반응 일색…전략적 육성 강조
이경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1-03 18:06:44
‘문화지구’란 역사문화자원의 관리·보호와 문화 환경 조성에 적합한 지역을 뜻한다. 특별시장, 광역시장, 도지사가 ‘문화예술진흥법’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조례에 따라 지정하게 된다. 문화지구로 지정된 지역에서는 설치·운영을 권장하는 문화시설과 영업시설 등에 대한 조세와 부담금이 감면된다. 복권판매 등 사행행위영업과 단란주점과 유흥주점 등의 영업이 금지되거나 제한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문화지구로 지정된 곳은 서울 인사동, 대학로, 성북동, 경기 파주 헤이리, 인천 개항장 등 5곳이다. 이런 가운데 얼마 전 서초구가 대한민국 예술·문화의 메카로 불리는 예술의 전당 인근 지역을 문화지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사실이 전해졌다. 서초구의 이 같은 움직임에 관련 업계는 물론 일반 시민들도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문화산업 육성을 위한 ‘거점’ 역할을 수행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이유에서다. 예술의 전당 주변은 이미 공연장·악기상점 등 문화·예술과 관련된 각종 시설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이미 어느 정도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스카이데일리가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불리는 예술의전당 인근 지역의 문화지구 지정에 대한 사회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 서초구는 지난 23일 예술의 전당 앞 상권을 문화지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지구’란 역사문화자원의 관리·보호와 문화 환경 조성에 적합한 지역을 뜻한다. 현재 문화지구로 지정된 곳으로는 인사동, 대학로, 성북동, 헤이리마을, 인천개항장 등이 있다. 사진은 예술의전당 전경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서초구가 예술의 전당 앞 상권을 ‘문화지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들썩이고 있다. 문화·예술계 관계자 및 인근 상인, 일반 시민 등은 모두 일대 지역을 문화지구로 설정하고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메카로 발돋움시켜 우리나라 문화 산업의 거점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예술의 전당은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마땅한 문화시설이 없다는 문제점이 제기됨에 따라 만들어진 사실상 우리나라 최초의 복합 공연장이다. 1988년부터 1993년까지 순차적으로 개장했다.
 
예술의전당 내부에는 오페라하우스, 음악당, 서예관, 한가람미술관, 한가람디자인미술관 등의 문화예술 시설이 들어서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국립국악원 등도 이곳에 자리하고 있어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최고의 복합 예술의 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복합 문화시설이 들어선 만큼 예술의전당 주변으로는 관련 상점 및 연습실, 소규모 공연장 등이 옹기종기 몰려 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예술의 전당 앞 반포대로를 기준으로 도로 양옆에 위치한 매장수는 총 168곳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중의 1/3은 악기에 관련된 매장들이다.
 
김헌식 한국현악기협회 부회장은 “이 일대에는 현악기 판매점만 30곳이 몰려있다”며 “종합악기점·국악기 판매점 등 악기 관련 점포를 모두 합치면 50곳이 넘을 것이다”고 말했다. 서초구에 따르면 이 일대에는 예술의 전당 등 공연시설이 밀집해 있는 것은 물론 악기판매점과 악기공방 등이 160여곳이 모여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추산보다 3배 이상 더 많은 수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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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문화중심지 예술의전당 일대…국가 문화산업 전략적 요충지 변신 시동
 
▲ 지난 1988년부터 처음 문을 연 예술의전당은 그동안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해 왔다. 오페라하우스, 음악당 등 클래식 음악 공연이 자주 열리는 특성 때문에 일대에는 관련 점포들이 옹기종기 몰려 있다. 사진은 예술의전당 앞 상권 전경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문화지구 조성 예정지로 선정된 예술의전당 일대를 직접 찾았다. 이곳에 위치한 신중어린이공원 인근에는 ‘악기거리’라고 적힌 간판이 크게 붙어 있었다. 클래식 거리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피아노, 바이올린, 성악 등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인근에 위치한 악기연습실에서 들여오는 소리였다.
 
한 악기연습실 관계자는 “이 일대에는 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을 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음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며 “예술의전당 내부에 위치한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도 많이 찾지만 아마추어 성인들도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큰길가와 이면도로 길가 곳곳에서 평소 구경하기 힘든 클랙식 악기를 구경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일대에는 카페, 식당 등에 비해 바이올린 등 현악기와 색소폰 등 관악기를 판매하거나 수리하는 매장, 음악연습실이 더 많아 보였다. 심지어 길가의 카페에서도 악보를 펼쳐 놓고 음악이론을 강의하는 과외 장면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서초구는 지난 23일 서초구의회에 이곳 예술의전당과 악기거리 주변 41만㎡ 규모 지역에 클래식 음악을 핵심 콘텐츠로 하는 ‘서초음악 문화지구’를 추진한다고 보고했다. 박내규 서초구 도시관리국장은 “예술의전당 주변은 국가문화 중심지역이다”며 “이 지역의 밀집된 지역문화특화자원을 집중 보호·육성하고 문화예술인 및 주민 주도의 문화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이 일대를 문화지구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서초구에서 마련한 계획안에 따르면 문화지구는 예술의전당에서 서초역에 이르는 반포로 1.3km 구간과 국립국악원에서 아쿠아육교에 이르는 남부순환로 1.1km구간 좌우 도로변 30∼50m에 이르는 지역이다. 크게 보면 ‘T자’ 형태를 띠고 있다.
 
“가난한 문화·예술인들의 터전, 정부 지원 업고 문화·예술의 메카로 재탄생해야”
 
▲ 예술의전당 앞 상권에는 현악기, 관악기 등 클래식 음악에 사용되는 악기 뿐 아니라 클래식 공연을 준비하는 연습생들을 위한 연습실들도 성업 중이다. 서초구에 따르면 현재 일대 지역에는 약 150여곳의 관련 점포들이 성업 중이다. 사진은 상권 내부에 위치한 공원에 설치된 팻말 ⓒ스카이데일리
 
서초구의 문화지구 조성 계획이 발표된 이후 일대 지역은 들뜬 분위기가 역력해 보였다. 이곳 상인들 역시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고객들이 찾아 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예술의 전당 인근에서 색소폰 등 금관악기를 판매하는 박성호(56·남) 사장은 “문화지구 조성에 100% 찬성이다”며 “문화지구가 조성이 된다면 인사동처럼 이 일대가 크게 홍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현재 문화지구로 지정돼 있는 인사동, 대학로 등의 유동인구가 늘어난 것을 예시로 들면서 “문화지구로 지정되면 여기도 유동인구가 늘어나고 장사가 더 잘 될 것 아니겠느냐”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아르츠 뮤직의 백남길(52·남) 대표는 “사실 이 일대에 유동인구가 적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공영주차장 등의 주차시설이 없는 것이 가장 크다”며 “이곳은 상권 용도로 개발된 것이 아닌 탓에 일반 주택가와 혼재돼 있어 상권 분위기가 축 늘어진 느낌을 준 다는 것도 원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화지구로 지정되면 인사동처럼 적극적인 시설 개선 사업이 추진 될 것으로 크게 기대하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상권의 분위기도 활성화되고 예술의전당을 찾는 관람객을 이쪽으로 끌어들일 수 있게 되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엠스토리 음악연습실을 운영하는 김현숙(45·여) 대표는 “음악연습실은 고객이 한정돼 있다는 특성상 상권의 활성화와 크게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음악을 특성으로 하는 문화지구가 형성된다면 음악을 업으로 먹고사는 우리 같은 사람들도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예술의전당 일대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상인들은 문화지구 지정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었다. 이들은 문화지구로 지정이 되면 홍보, 정부지원, 시설개선 등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악기연습실, 악보전문서점, 악기전문점(외부), 악기전문점(내부) ⓒ스카이데일리
 
예술의 전당 인근 어울림공인중개사 사무소의 관계자는 “현재 이 일대에는 매매물권은 종종 나오고 있지만 임대 물건은 씨가 마른 상태다”며 “이 일대에 지원이 들어온다면 부동산 거래도 자연스럽게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곳 상인들의 기대감은 문화지구 지정 추진이 흐지부지될까 우려된다는 반응까지 나올 정도였다. 매장명과 본인 이름 모두를 익명으로 요구한 한 악기 전문점 관계자는 “거의 5년 전부터 이 일대를 악기 특화 지역으로 만든다 뭐한다 말이 많았지만 실제로 이뤄진 것을 단 하나도 없다”며 “이번에는 실제로 문화지구 지정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서초구청 언론팀 김명기 주무관은 “현재 문화지구 조성에 관해서는 서울시와 협의 초기단계로 현 상황에서 관련 자료를 언론에 공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조만간 협의가 진행 되면 보도자료 등을 통해서 관련 내용들은 순차적으로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서초구청 문화팀 이정재 주무관은 “현재 문화지구 제도에 대한 맹점이 발견돼 제도의 허점을 수정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더 좋은 문화지구를 지정하기 위한 절차라고 생각하고 기다려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경엽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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