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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대림산업 공사현장 사망사고 논란

“건설명가 대림산업, 노동자 목숨 두고 원칙 따지나”

유족 측 “원청 대림산업 책임회피 급급”…대림산업 “법적 책임 없어”

길해성기자(hsgil@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11-10 16:5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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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하반기부터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가 사망하면 원청업체도 하청업체와 똑같이 처벌받는다. 기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였던 처벌수위는 1년 이상,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으로 대폭 강화된다. 하청업체 관리를 사고 감축의 핵심 요건으로 본 결과다. 실제로 대형 건설사가 맡고 있는 공사들은 대부분 하청업체에게 도급을 주는 형태로 공사가 진행된다. 관리직을 제외한 대다수 직원들이 하청업체 직원들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하청업체에서 모든 책임을 떠맡게 기형적인 구조가 생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사 현장에서 하청업체 직원에게 사고가 나더라도 대형 건설사는 책임 소지에서 멀어지기 마련이다. 정부가 산업재해 책임 소지에 대해 새롭게 다루게 된 배경이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한 공사현장에서 근로자 한명이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 역시 피해자는 하청업체 소속 직원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는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고인에 대한 위로 보다는 책임회피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대형 건설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는 실정이다. 논란의 중심에 선 곳은 국내 굴지의 건설사인 대림산업이다. 스카이데일리는 해당 사건의 자세한 정황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집중 조명해봤다.

▲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한 공사현장(사진)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작업을 진행 중이던 근로자 1명이 환풍구가 무너지면서 12m 아래로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시공사인 대림산업은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은커녕 책임회피에 급급한 모습을 보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최근 서울 문래동의 한 공사현장에서 근로자 1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시공을 맡은 대형건설사는 보상 문제 등 수습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유족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곳은 국내 굴지의 건설사인 대림산업이다. 이런 가운데 현장 근로자에 대한 안전조치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찾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영씨티 신축 공사현장은 막바지 점검 작업이 한창이었다. 지난달 30일 이곳에서는 시공사인 대림산업의 1차 하청업체와 계약을 맺은 2차 하청업체 소속 김모 씨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 씨는 지하 1층에 환풍구에서 작업을 하던 중 12m 깊이의 지하 4층 바닥으로 추락했다. 머리와 허리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고 말았다. 한순간에 가장을 잃은 유족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것도 모자라 책임 회피에 급급한 대림산업과 1차 하청업체의 태도에 또 한 번 고통을 겪고 있다.
 
“사람이 죽었는데…책임 떠넘기기 바쁜 대림산업·협력업체”
 
김 씨의 유족 측에 따르면 장례를 치렀지만 발인을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원청인 대림산업, 1차 협력업체 등과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공사인 대림산업이 사망사고에 따른 진정한 사과와 합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하지만 책임회피에 급급하다는 게 유족 측의 주장이다. 유족들은 사고 발생 5일이 지나서야 1차 하청업체와 협의를 하고 발인을 진행했다.
 
유족 측은 “총 책임자인 대림산업 측은 그곳이 작업 지시한 곳이 아니었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오히려 근로자 부주의로 몰아가려 했다”며 “대림산업이 시공을 맡은 사업장에서 사고가 났는데 이후에도 장례식장에 화환을 보내주기는커녕 위로의 말도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배현정] ⓒ스카이데일리
 
김 씨가 추락한 환풍구는 사각형으로 가로 세로 길이가 각각 120㎝, 110㎝로 확인됐다. 김 씨는 환풍구 위에 떨어진 자재를 치우기 위해 올랐다가 화를 입었다. 유족 측은 “멀쩡한 환풍구가 무너졌는데 근로자 부주의로 이야기할 게 있느냐”며 “오히려 부실시공이 의심될 정도다”고 토로했다.
 
대림산업 측은 사망한 김 씨와의 연관성에 대해 선을 긋는 모습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사고 당사자가 대림산업과 계약한 1차 하청업체에 자재를 납품하는 2차 하청업체 사업주라 우리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며 “돌아가신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사고가 일어난 장소는 공사가 끝났을 뿐더러 올라가면 안 될 곳이었다”고 해명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시공사인 대림산업 측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확한 경중은 따져봐야 하겠지만 환풍구가 올라갈 곳이 아니었다면 개방을 해선 안 된다”며 “애초에 근로자들이 알 수 있도록 표시를 해놨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고 현장 근로자들 “안전교육 이뤄지지 않았다…예고된 인재(人災)” 분분
 
당시 현장에서는 근로자들에게 이러한 환풍구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거나 별도의 교육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드러났다. 문래동 영씨티는 내달 준공예정으로 마지막 점검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김 씨의 동료인 고영석(가명·53) 씨는 “사고 이전 해당 장소의 추락 위험에 대해서 아무런 공지도 교육도 받지 못했다”며 “알루미늄 덮개가 사람 무게를 견딜 수 없다는 것을 현장 인부가 아무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 김 씨가 아닌 누구라도 충분히 사고를 당할만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안전조치)에 따르면 ‘사업주는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한다’고 규정돼 있다.
 
현재 영등포경찰서·고용노동부·안전보건공단 등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업체 측 안전 관리상 과실이 있었는지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지역에 대해서는 현장조사를 한 후 작업 중지를 내렸고 총 책임자인 대림산업 측에 개선방안을 제출하도록 요청한 상태다”고 말했다.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교육 여부에 대해 대림산업 관계자는 “공사가 거의 끝난 상황이었기 때문에 별다른 교육을 실시할 일이 없었다”며 “경찰 조사가 끝나게 되면 그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대림산업 사업장에서 끊이없이 반복되는 사고…“개선의지 조차 의심”
 
▲ 대림산업은 지난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최다 업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하지만 올해에도 같은 현장에서만 1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추락사고가 발생하자 대림산업의 허술한 안전 관리 실태를 비판하는 여론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대림산업 본사 ⓒ스카이데일리
   
그동안 대림산업이 공사를 맡은 현장에서는 크고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올해 5월 대림산업이 시공을 맡은 제주도 한 호텔 신축 현장에서는 근로자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1월에도 같은 현장에서 거푸집이 무너져 근로자 8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바 있다. 당시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와 경찰은 콘크리트 타설 때 규정에 맞게 지지대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현장소장 등 4명을 형사 입건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최다 업체로 오르며 안전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고용노동부는 이달 초 지난해 중대성 재해(사망사고)를 5건 이상 유발한 대형 건설업체 2개사(대림산업·대우건설)를 대상으로 특별감독을 실시했다.
 
당시 감독결과 △안전보건관리체제 △안전상의 조치 △보건상의 조치 △화학물질관리 △건강진단 △안전보건교육 등 산업안전보건법 전반에 걸쳐 위반사항이 확인됐다. 세부적으로는 추락위험장소 안전난간 미설치, 붕괴·감전예방조치와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경고표지 미부착 등 안전보건조치 위반사항이 다수(36%) 적발됐다. 안전·보건관리자 미선임을 비롯한 관리감독자의 업무 미수행 등(16%)도 지적됐다.
 
권대중 교수는 “공사현장에서는 방심하면 심각한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만큼 안전관리가 중요하다”며 “이에 시공사는 공사 현장 전체를 관리·감독해야할 의무가 있고 사고가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길해성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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