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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르포]<200>-서초구 방배6구역

대림산업, 2700억 사활 현대건설에 ‘원색비방전’

동종 건설사 비교식 비하광고…사업성 노골적 평가절하에 ‘무리한 약속’ 논란

길해성기자(hsgil@skyedaily.com)

기사입력 2016-12-19 13: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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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지하철 7호선 내방역 인근에 위치한 재개발 사업지 ‘방배6구역’(사진)은 대지면적 4만9737㎡(약 1만5045평)의 부지 위에 16개동, 총 1111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예상 공사비는 약 2700억원으로 책정됐다. 최근 방배6구역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로 대림산업을 최종 선정했다. ⓒ스카이데일리

대림산업의 행보가 물의를 빚고 있다. 얼마 전 방배6구역 재건축 사업에 시공사로 선정되는 쾌거를 올렸지만 그 과정에서 경쟁사에 대한 과도한 비방광고로 조합원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18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방배6구역 재건축 조합은 방배동 영광교회에서 조합원 총회를 열고 투표를 통해 대림산업을 재건축 시공자로 최종 선정했다. 대림산업과 함께 후보로 등록한 곳은 현대건설이었다. 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464명 중 449명이 참여했다. 대림산업은 347표, 현대건설은 94표를 얻으면서 두 건설사의 명암이 갈렸다.
 
두 건설사의 수주 경쟁은 끝났지만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승리를 거둔 대림산업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여론이 적지 않다. 수주 과정에서 경쟁상대인 현대건설에 대해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로 과도한 비방광고를 일삼았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방배6구역 재건축 조합의 한 조합원은 “같은 업계 기업들 간에 굳이 저렇게 까지 해야되나 싶을 정도였다”며 “오랜 시간 서로 함께 국내 건설업계를 떠받쳐 온 기업을 향해서도 저 정도 인데 과연 사업 수주 후 조합원들에게도 얼굴을 바꾸진 않을까 불안스럽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2700억 성공 뒤 씁쓸한 반응 “과도한 비방광고에 대형건설사 치졸한 행태 실망”
 
부동산업계 및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지하철 7호선 내방역 인근에 위치한 재개발 사업지 ‘방배6구역’은 대지면적 4만9737㎡(약 1만5045평)의 부지 위에 16개동, 총 1111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예상 공사비는 약 2700억원으로 책정됐다.
 
이곳은 올해 재건축 시장의 최대어로 불린 곳 중 하나다. 강남권에 위치한데다 정보사터널 개통 등 각종 호재가 겹쳐 재건축 고분양가를 적용하더라도 미분양에 대한 리스크가 적은 곳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국내 내로라하는 건설사들이 사업 수주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던 배경이다.
 
 ▲ [지도=한지은]ⓒ스카이데일리

마지막까지 수주 경쟁을 펼친 곳은 대림산업과 현대건설이다. 두 건설사는 조합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각종 공약을 내세우며 사업 수주에 총력을 기울였다. 결국 승리는 총 449표 중 347표를 획득한 대림산업에게 돌아갔다.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 대림산업과 달리 조합원의 마음을 잡지 못한 현대건설은 씁쓸한 뒷모습만을 남긴 채 물러나야만 했다.
 
그런데 최근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 두 건설사의 수주 경쟁 과정에서 대림산업이 보인 행태를 문제 삼는 여론이 일고 있다. 도 넘은 비방광고를 일삼은 사실이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자신들의 이익만을 쫒는 모습에 신뢰감이 잃었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으로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파악됐다.
 
방배6구역 일부 조합원들의 주장에 따르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대림산업은 경쟁사인 현대건설을 비방하는 내용의 대형 전단지를 일대 부동산 곳곳에 부착했다. 실제로 스카이데일리가 현장을 찾은 날 시공사 선정이 완료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전단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배포된 전단지 양이 어느정도인지 짐작케하는 대목이었다.
 
입수된 대형전단지에는 두 건설사의 조감도가 인쇄돼 있다. 왼쪽에는 컬러감 있는 색채로 그려진 대림산업의 조감도가 있다. 조감도 위에는 ‘탁 트인 명품 아파트’라고 명시된 문구도 큼지막하게 쓰여 있다. 반면 오른쪽 현대건설 조감도가 그려진 곳은 흑백처리 돼 있었다. ‘꽉 막힌 병풍 아파트’라는 문구도 함께 실려 있었다.
 
전단지의 다른 면 역시 다르지 않았다. 대림산업 쪽은 컬러로, 현대건설 쪽은 흑백으로 돼 있었다. 해당 면 또한 양 쪽의 문구는 달랐다. 대림산업 조감도 위에는 ‘일조와 채광을 극대화 한 탁 트인 아파트’, ‘전 세대 100% 남향 배치’ 등의 문구가 쓰여 있다. 반면 현대건설 조감도 위에는 ‘아파트형 공장 같은 꽉막힌 아파트’, ‘하루종일 그늘이 지는 영구 음영세대 발생’ 등의 글씨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다.
 
 ▲ 방배6구역 일부 조합원들의 주장에 따르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대림산업은 경쟁사인 현대건설을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내용의 대형 전단지(사진)를 일대 부동산 곳곳에 부착했다. 해당 전단지는 대림산업 쪽은 ‘탁트인 명품 아파트’라는 문구와 함께 컬러로 인쇄 돼 있는 반면 현대건설 쪽은 ‘꽉 막힌 병풍 아파트’라는 문구와 흑백으로 처리돼 있었다. 동네 곳곳에 붙여진 전단지를 보고 일부 조합원들은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파악됐다. ⓒ스카이데일리
 
인근에 위치한 한 부동산 관계자는 “과거 대림산업 측이 동네 곳곳에 붙여 놓은 전단지를 보고 다수의 조합원들이 상당한 불쾌감을 드러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합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할 정도가 있다며 조합 측에 강하게 항의하는 조합원도 적지 않았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대림산업의 경쟁기업 비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대림산업은 ‘ACRO(대림산업의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의 서초구 일반분양가는 최소 평당 4000만원 이상, 현대는 오래된 e편한 세상(대림산업의 일반 아파트 브랜드) 수준의 일반분양가를 제시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전단지를 조합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이는 현대건설이 제시한 분양가는 사업성이 적다고 노골적으로 비하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고수익을 약속한 대림건설은 정작 조합의 입찰지침인 ‘미분양시 최저분양가’를 누락시킨 채 입찰제안서를 제출해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미분양시 최저분양가는 미분양이 발생해 조합이 공사비 등을 지급할 수 없을 경우 최저분양가 기준으로 현물 변제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조합의 지침에 따라 3650만원을 제시했다.
 
익명을 요구한 방배6구역 한 조합원은 “수천억원이 투입되는 재건축사업은 공정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경쟁은 사업제안서로 하는 것이지 치졸한 비방 광고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특히 조합원 모두가 논의해 정한 입찰지침서 마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행태는 신뢰감과 직결된 사안이라 문제가 심각하다”며 “입찰 전부터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데 과연 앞으로 사업 수주 과정에서 제시한 공약들을 제대로 지킬지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조합원 마음 돌린 제안 불구 조합원·서울시 실현 가능성 우려에 대림산업 ‘무대책’
 
현재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대림산업측이 제안한 대안설계에 대해서도 실현가능성에 의구심을 품는 여론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안설계란 사업 중간에라도 기존 설계 및 시공계획 보다 편리성·안정성·공사비절감 등 더 나은 방법을 제시해 사업의 효율·수익성을 높이는 방법을 말한다.
 
대림산업이 조합에 제출한 사업제안서에 따르면 대안설계는 방배6구역을 가로지르고 있는 도시계획도로를 없애고 통합단지를 만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대안설계를 염두하고 제작된 조감도는 조합원들의 마음을 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 대림건설은 방배6구역을 가로지르고 있는 도시계획도로를 없애고 통합단지를 만든다는 대안설계를 내놨다. 대안설계를 염두하고 제작된 조감도는 조합원들의 마음을 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도시계획도로를 없애는 계획 자체가 현실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방배6구역 전경 ⓒ스카이데일리
 
인근 C부동산 관계자는 “조합원들에게 견본주택을 보여줄 때만해도 현대건설이 우세했다”며 “하지만 대안설계가 적용된 조감도가 공개되자 무게중심이 서서히 대림산업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도시계획도로를 없애는 계획 자체가 현실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게 일부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특히 도시계획도로를 없애는 문제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그 기간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도 대안설계의 현실성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꼽혔다.
 
서울시 주거사업과 주거사업지원팀 장재형 주무관은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도시계획도로를 없애는 제안을 하게 되면 ‘관련부서 협의→ 주민 공청회 및 공람 → 구의 청취’ 등의 순서를 거쳐 도시계획위원으로 올라가게 된다”며 “하지만 심의에 조차 올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며 설령 통과 되더라도 심의를 거치는 기간만 빨라야 1년 이상이다”고 설명했다.
 
방배6구역 조합측은 심의 지연으로 인해 사업 기간이 길어지는 점을 상당히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 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재건축 사업비는 늘어나고, 이는 조합원들의 분담금 부담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강점자 방배6구역 재건축 조합장은 “대안설계를 실행시키기 위해 각종 심의 기간이 길어지면 사업지연으로 추가분담금이 늘어나기 때문에 대안설계에 대해서는 조합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며 “하지만 대림산업이 도로를 없앨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는데, 이 부분은 본 계약서를 협상할 때 확실히 짚고 넘어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감을 내비친 대림산업은 아직까지 무대책인 것으로 밝혀졌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만약 도시계획도로 폐도에 대한 심의가 통과되지 않는다면 현재의 조감도가 바뀔 수 있나’라는 질문에 “그 사항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도시계획도로 폐도에 대한 심의가 통과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대안을 모색할 것이다”는 모호한 답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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