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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편의점 매대 진열 꼼수
가격표 없는 GS편의점 자체상품 결국 울면서 산다
고객심리 이용한 꼼수 상술 비판…본사·가맹점 관리감독 부실
이슬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3-30 17:22:04
편의점은 혼밥족·혼술족 증가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맥주와 가벼운 안주류를 구매해 인근에서 노상음주를 하는 이른바 ‘노상’ 문화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편의점 자체가 하나의 생활 트렌드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그런데 최근 국민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편의점들의 영업 행태가 물의를 빚고 있다. 일부 인기 제품에 한해 가격 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충동구매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가격 확인을 위해 계산대까지 가야하다 보니 제품을 되돌려 놓기 번거로워 결국은 제품을 구매했다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행태는 정부 정책과 어긋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시 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14년 12월 고시한 ‘가격표시제 실시요령’ 제 4조에 따르면 매장면적이 33㎡ 이상인 소매점포에서는 소비자가 알아보기 쉬운 방법으로 가격을 표시해야 한다. 스카이데일리가 서울 소재 CU·GS25·세븐일레븐 등의 편의점을 찾아 가격 미표기 실태와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 등을 취재했다.

▲ 편의점들이 가격을 표시하지 않은 채 제품을 판매하는 행위가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안주류 제품의 경우 가격 미표시 사례가 유독 빈번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편의점 내 안주류 코너에서 일부 제품의 가격라벨이 비어있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제품 진열대에 판매가격을 표시하지 않고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편의점들의 ‘꼼수영업’의 도마 위에 올랐다. 제품을 들고 계산대까지 가서 가격을 확인한 소비자들이 도로 가져다 놓기 번거로워 결국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가 CU·GS25·세븐일레븐 등의 서울 소재 편의점을 찾아 제품 진열 상태를 확인한 결과, 주로 안주류 제품의 가격 미표시 사례가 빈번했다. 견과류 제품의 경우 브랜드에 따라 가격 표시 여부가 제각각이었다.
 
GS25 편의점의 경우 PB(자체브랜드) 제품군의 가격 미표시 사례가 빈번해 특히 주목됐다. PB상품의 경우 타 회사 제품에 비해 마진율이 높다는 점에서 결국은 자사 이익을 위해 소비자들의 충동구매를 유도하고 있다는 게 소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편의점 꼼수영업 논란…“제품 들고 계산대가야 가격 확인 가능, 결국엔 그냥 샀다”
 
이완영(여·26·가명) 씨는 얼마 전 편의점을 찾아 술안주이자 간식으로 즐겨 찾는 ‘버터구이 오징어’ 제품을 구매했다가 황당한 경험을 겪었다. 이 씨는 “원하는 제품 진열대에 가격 표시가 돼 있지 않았지만 평소 구매하던 가격과 별 차이가 없을 것 같아 계산대로 가져갔다”며 “3500원이라는 가격을 듣고 양에 비해 비싸다고 느꼈지만 이왕 가져왔으니 불쾌하더라도 구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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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류 제품 진열대에 가격표가 아예 전무한 편의점도 있었다. 서울 중구 소재 한 GS25 편의점에서 만난 성은조(27·여) 씨는 “진열된 제품들의 가격을 비교하면서 더 나은 제품을 선택하려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며 “계산대에서 일방적으로 가격 통보를 받으니 내 권리가 침해당하는 기분이고 사기 아닌 사기를 당한 기분이다”고 토로했다.
 
▲ 소비자들은 편의점의 제품 가격 미표시 행태를 두고 제품을 비교한 후 구매를 결정할 권리를 침해받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계산대까지 가져간 제품을 다시 갖다 놓기 번거롭다는 심리를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가격 표시가 돼 있지 않은 GS25 PB제품들(왼쪽)과 권장소비자가격 표시가 돼 있지 않은 제품 뒷면 ⓒ스카이데일리
  
강모구(48·남) 씨는 “계산대에서 가격 확인 후 다소 불만이 있더라도 ‘그냥 넘어가자’는 마음으로 결국 제품 구매를 결정한 적 있다”며 “왜 가격을 안 붙여놓는지 진짜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가격 미표시가 단순 점원의 실수인건지, 또는 법적인 문제가 안 되는 건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관악구 소재 한 CU 편의점에서 만난 김설아(30·여·가명) 씨는 “계산 전에 판매가격이 비싸다는 것을 알았다면 처음부터 선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며 “고객의 심리를 이용한 상술 같아서 불쾌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성격이 소심하거나 고객이 노인이나 아이일수록 가격이 비싸다고 느껴도 그냥 구매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며 “이러한 판매방식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제품 가격을 표시하지 않은 편의점들은 대부분 마치 처음 알았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스카이데일리가 파악한 제품 가격 미표시 편의점 점주들 대부분은 “그동안 몰랐었다”며 “다음에 가격을 붙여놓겠다”는 식의 반응으로 취재를 피했다.
 
GS25 PB제품 가격미표시 사례 빈번, 최근 PB제품 가격 줄줄이 인상
 
산업통상자원부가 2014년 12월 고시한 ‘가격표시제 실시요령’에 따르면 매장면적 33㎡ 이상인 소매 점포의 경우 소비자가 알아보기 쉬운 방법으로 가격을 표시해야 한다. 특별시·광역시 소재 점포는 매장 면적 17㎡이상부터 해당된다.
 
각 소매점은 라벨·스탬프·꼬리표·일람표 등을 통해 개별 제품별로 판매가격을 표기해야 한다. 판매 가격이 500원 이하이면서 종류가 다양한 경우 개별표기 대신 ‘A 제품류 판매가격 범위’ 등 일괄적 안내를 하도록 했다. 
 
▲ 가격표시제 실시요령에 따르면 특별시·광역시 소재 면적이 17㎡ 이상인 매장의 경우, 가격 표시를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편의점업계는 이달 초 안주류를 포함한 일부 상품들의 가격을 인상하기도 했다. 사진은 브랜드 별로 가격 표시가 돼 있지 않은 견과류 제품(위)과 PB 제품 ⓒ스카이데일리
 
편의점들의 가격 미표시 제품 판매는 엄연히 정부 정책에 어긋난 행위인 셈이다. 이러한 행위는 특히 제품가격 인상 등 소비자 피해 예방에 혼선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시 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최근 편의점들이 제품 판매가를 올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BGF리테일의 편의점 브랜드 CU는 이달 1일 인기 안주류로 꼽히는 오징어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오징어와땅콩’은 5500원에서 7000원으로, ‘리얼동해당일오징어’는 7000원에서 8500원으로 각각 올랐다. ‘불닭오징어’는 3500원에서 4500원으로, ‘빅숏다리오리지널’은 3300원에서 3600원으로, ‘맥스봉불닭구이후랑크’는 1900원에서 2000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GS리테일의 GS25도 PB상품 60여개 가격을 100~200원 올렸다. GS25편의점 내 PB제품의 경우 가격 미표기 사례가 특히 많은 편이다. 가격이 오른 제품에는 종이컵·옷핀·귀이개 등 생활용품들이 포함돼 있다. 세븐일레븐도 단독판매 식품군 19종을 포함해 총 30여종의 가격을 인상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주 1~2회 정도 담당자가 매장을 방문해 점포운영 수칙 전반에 관해 안내하고 있다”며 “가격표가 붙어있지 않은 특정 상황을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가격표시 미준수와 관련 “신상품이 들어온 경우라면 종종 그런 일이 있다”며 “가격표가 없어 고객이 불편을 느끼면 안 되는 만큼, 향후 가맹점주에 이에 대해 안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슬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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