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계에는 ‘하늘아래 같은 색조 없다’는 말이 있다. 빨강색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빨강색은 아니라는 의미, 즉 같은 제품이라 해도 바르는 사람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성 소비자들이 화장품 선택에 있어 특히 신중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각 화장품 매장에서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테스트용 화장품을 비치하곤 한다.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최근 화장품 매장 내 테스트용 화장품을 둘러싼 위생 논란이 불거져 나와 여성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테스트용 화장품 중에는 신체에 직접 닿는 제품이 상당수 존재해 인체에 해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화장품 업계를 대표하는 1위 기업 아모레퍼시픽 역시 테스트용 화장품 위생 관리에 소홀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파장이 일고 있다. 업계 1위 기업답게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만큼 피해 정도도 클 것으로 에상되고 있다. 스카이데일 리가 아모레퍼시픽의 테스트용 화장품 관리 실태와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
우리나라 화장품업계 1위 기업 아모레퍼시픽의 소비자 기만행위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협할 만한 행태를 저지르면서도 이를 개선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실제 행동과는 달리 입으론 소비자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만전을 기한다고 공공연하게 밝혀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소비자기만 논란은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화장품 편집숍 브랜드 ‘아리따움’의 테스트용 화장품 위생 관리에서 기인했다. 흔히 ‘테스터’라 불리는 테스트용 화장품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입하기 전에 미리 사용해 볼 수 있도록 매장에 비치한 견본품을 일컫는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아리따움 각 매장에 비치된 테스터 제품은 위생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테스터 제품 중 소비자들의 눈, 입술 등 민감한 부위에 사용되는 제품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졌다. 전문가들은 위생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테스터 제품을 사용할 경우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3개 중 1개는 세균화장품…뚜껑도 없고 유통기한도 없는 테스터 화장품
최근 일선 화장품 매장의 테스터 화장품 허술한 위생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테스터 화장품 3개 중 1개 꼴로 위생 상태가 불량하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테스터 화장품들이 뚜껑 없이 개봉된 상태로 장시간 노출될 경우 공기 중의 먼지, 습기, 사용자 간 교차오염 등으로 위해 미생물 증식 가능성이 크다.
실제 조사에서는 총 호기성 생균수와 황색포도상구균 등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기도 했다. 일부 제품은 뚜껑이 닫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치가 높게 나왔다. 이들 제품 중에 입술에 바르는 제품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해졌다.
‘총 호기성 생균수’는 살아있는 세균과 진균 수를 측정한 것이다. 세균 및 진균에 오염된 화장품을 사용하면 피부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황색포도상구균’은 피부질환, 구토,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세균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화장품 업계 1위 기업인 아모레퍼시픽도 테스터 화장품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나타나 파장이 일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화장품 편집숍 ‘아리따움’은 겉으로는 철저한 관리를 내세우면서도 실제론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이 가장 많은 만큼 피해 규모도 상당할 것이라는 게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아리따움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 전 영업 채널에서는 테스터 화장품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내용물이 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뚜껑과 덮개를 비치하고 화장을 지울 수 있도록 화장솜 등 일회용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며 “제품 유형별 적정 교체 주기에 따라 테스터 제품을 교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매장 직원들에게도 테스터 제품의 위생관리 및 고객 안내 방법을 교육해 소비자들이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스카이데일리가 직접 찾은 아리따움 매장 대부분은 테스터 화장품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한 매장은 눈두덩이에 바르는 아이섀도 테스터 화장품 대부분 뚜껑이 없거나 열린 채 진열돼 있었다.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과정에서 생긴 아이섀도 잔해들이 주위에 얼룩덜룩 묻어있는 모습이었다.
입술에 바르는 립스틱도 뚜껑이 아예 없이 비치돼 있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립스틱 표면이 뭉개져 있거나 가게 내부의 열기로 인해 녹은 듯 물러 있는 제품도 있었다. 눈썹을 그리는 아이브로우 테스터 화장품은 개봉시기·유통기한이 확인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아무렇게나 방치된 아리따움 테스터 화장품…“이걸 사야하나”
소비자들은 화장품 업계 1위 기업의 허술한 테스터 화장품 관리에 적지 않은 실망감을 내비쳤다. 화장품 구매 전 자신에게 적합한 제품인지 확인하고 싶지만 허술한 위생 관리로 인한 유해성 우려 때문에 제품 구매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아리따움 매장에서 만난 김지은(25·여) 씨는 “아무렇게나 방치된 테스터 화장품을 볼 때면 과연 이 제품을 사야 될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며 “아리따움 매장 내에도 뚜껑이 열린 채로 놓여 있는 테스터 화장품이 많은데, 과연 소비자 안전을 생각하고 있는지 의문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 씨는 “매장 측에서도 테스터 화장품이 더러워지기 쉽다는 것을 알고 있을 텐데 만약 그렇다면 제품들을 별도로 관리하고 닦아서 보관해야 한다”며 “테스터 화장품은 제품이 좋다는 걸 보여주면서 소비자들에게 구매를 유도하기 위함인데 위생에 신경 쓰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아이섀도, 마스카라(속눈썹을 길고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화장품), 립제품 등의 용기가 대부분 뚜껑을 열어 사용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오염의 위험이 높다”며 “오염된 제품을 눈, 입술과 같이 민감한 부위에 사용할 경우 피부질환 염증 등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위생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수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