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첨단 기술 육성에 전략에 따라 조성된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 테크노밸리’는 총넓이 66만 1000㎡ 규모에 정보통신기술(ICT)·생명공학기술(BT)·콘텐츠기술(CT)·나노기술(NT) 관련 1300여 기업이 입주해 있는 대규모 첨단 산업 연구 단지다.
연구단지 내 상주 인원만 7만4000여명에 달하고, 좌우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입주해 있는 등 최고의 상권 입지조건 조건 탓에 각종 프랜차이즈매장을 비롯해 여러 업종의 점포들이 들어서며 ‘판교 테크노밸리 상권’을 형성했다.
상주인원 7만명·대규모 아파트…최적상권 기대 불구 ‘침체’
하지만 지속되는 불경기 여파로 직장 내 회식은 물론 주민들의 외식소비 자제 분위기로 인해 대다수 점포들은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보이거나, 문은 닫는 경우가 속출하는 등 상권 침체로 인한 상인들의 한숨이 늘어가고 있다.
신분당 판교역 4번 출구에서 ‘판교 테크노밸리’ 방향으로 10여분 걸어가면 이 곳 상권의 메인거리인 ‘예술의 거리’를 볼 수 있다. 광장 형식인 곳에는 예술 조형물이 곳곳에 설치 돼 있고, 가로수길이 잘 조성돼 있어 많은 직장인들이 산책을 하거나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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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배현정] ⓒ스카이데일리 |
연구단지 내 한 앱 개발 업체에서 2년째 일하고 있는 박민수(33·남·가명) 씨는 “요즘은 날씨가 좋아 점심 식사 후 커피 한잔 하면서 산책을 하는 사람이 많다”며 “하지만 이곳 물가가 비싼 편이어서 식대에 상당히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모바일 게임업체에서 근무 중인 김지섭(38·남) 씨는 “회사에서 받는 식대가 8000원이다”며 “점심시간에 팀원들과 함께 이곳저곳 찾아다니는데 음식이 빨리 나오고 저렴한 곳을 찾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식 카레 집을 3년째 운영 중인 ‘오군식당’ 사장은 “점심에는 손님들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직장인이어서 가격을 6000원에서 7000원 사이로 책정했다”며 “저녁에는 매출이 들쑥날쑥 한 편이다”며 한숨을 내 쉬었다.
분식 전문점 ‘방앗간 기름짜는 김밥집’ 직원은 “대체로 30~40대 직장인들이 평일 점심에 가장 많이 찾는다”며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면서 박리다매로 이익을 남기려고 한다”고 전했다.
설렁탕, 순대국밥 등 한식 프랜차이즈 점포가 대다수인 이 곳의 점심 메뉴 가격은 대체로 5000원~9000원에 형성 돼 있다. 많은 직장인은 6000~7000원 가격의 식당을 선호한다는 것이 이 곳 상인들의 전언이다. 상당수 매장들이 입간판에 식권판매 광고를 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카페는 대형보다는 소규모 카페가 대부분으로 테이크아웃 판매가 주를 이루고 있다. 커피 가격은 평균 3000원 정도다.
직장인들, 저렴한 점심 선호·저녁 회식 자제…주말 유동인구 ‘뚝’
소상공인상권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간 판교 테크노밸리 월평균 유동 인구는 4만3400명이다. 2017년 12월(5만6901명)이 가장 많은 유동인구를 보였고, 같은 해 10월(2만9323명)이 가장 적었다.
요일별 유동인구는 수요일이 7429명으로 가장 많았고 화요일(7310명) △금요일(7151명) △월요일(7032명) △목요일(6317명) 등으로 조사됐다. 토요일은 2702명, 일요일 1788명으로 나타나 전형적인 오피스 상권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시간대별로는 오전 6~12시가 1만9229명으로 가장 많았고 △오후 12~3시6476명) △오후 6~9시(5522명) △오후 3~6시(5085명) △오후 9~12시(2265명)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는 △30대 1만3707명 △40대(1만449명) △20대(5761명) 등으로 나타났고, 남성(2만7505명) 유동 인구가 여성(1만2224명)보다 월등히 많았다.
커피 전문점을 2년째 영업 중인 ‘Big size 2 Shot’ 직원은 “대체로 30·40대 남성 직장인들이 많이 방문하고, 아침 출근 시간과 점심시간에 손님들이 가장 많이 붐빈다”고 전했다.
치킨 전문점인 ‘본스 치킨’ 매니저는 “예전보다 줄었지만 요즘 월 매출은 3000만원~4000만원이다”며 “매출의 대부분은 평일에 이뤄지고, 주말에는 평일의 20%선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작년 12월부터 카페를 시작한 한 점주는 “하루 평균 100명 이상이 방문하는데 점심시간에 사람이 몰리고 주말에 사람이 오지 않는 것이 이곳의 단점 같다”며 “주말은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상인들, 높은 임대료 부담…매출 제자리·공실 늘어
부동산 업체인 판교벤처사무실 양병희 소장은 “1층 33㎡(약 10평) 보증금은 5000만원~1억원, 월 평균 임대료는 400만원쯤 된다”며 “무권리부터 권리금만 1억원이 넘는 곳도 있어 상권 내 편차가 심한 편이지만, 권리금이 1억원 넘는 곳이 50% 이상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L부동산 관계자는 “상권이 죽어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불경기가 지속하고 있어 직장인들 지갑이 굳게 닫혔다”며 “점심시간 대는 장사가 그래도 괜찮은 편이지만 저녁에는 손님들이 뜸해 상인들이 울상이다”고 전했다.
국밥 전문점 ‘순남시래기’ 사장 역시 “2년째 장사 중인데 오피스 상권의 한계로 주말에는 손님이 없고 평일 점심에만 손님이 몰려 아쉽다”며 “월 매출은 3000만원 정도 나오는데 이곳 1층 기준 임대료가 300~400만원으로 임대료 부담이 큰 편이다”고 토로했다.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구둣방을 운영하는 신재동(63·남·가명) 사장은 “2012년부터 이곳에서 영업했는데 최근 들어 이곳을 떠나는 상인이 늘어나고 있어 분위기는 좋지 않다”며 “한번 공실이 생기면 거의 6개월 동안은 비어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곳 부동산 관계자들은 공실과 관련 언급을 회피했다.
[권이향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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