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대한민국 정치권을 이끌어왔던 보수정당이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지난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정당 지지율이 20%대 미만으로 주저앉은데 이어 각종 선거에서 패하는 등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보수정당의 대표주자인 자유한국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이후에도 제대로 된 쇄신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당의 존재 목적인 ‘보수의 가치 확립’에도 어려움을 겪어 최근에는 보수 지지자들 마저 등을 돌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전문가들과 지지자들은 대한민국에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서는 자유한국당의 해산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보수의 위기와 자유한국당’으로 정하고 자유한국당의 현재 실정과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들과 바닥민심의 반응 등을 취재하고 보수정당이 나아갈 올바른 방향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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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김진강 부장|이한빛·배태용 기자] 6·13 지방선거 참패에 이어 잦은 계파갈등과 지지율 회복에 실패한 자유한국당에 대해 ‘발전적 해산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보수세력의 재건을 위해 자유한국당의 해산이 시급하다는 게 대다수 국민들의 여론이다. 이러한 반응이 보수지지층에서 더욱 거세게 일고 있다는 점은 특히 주목되는 대목이다.
한 시민단체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시에서 자유한국당 해산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어기도 했다. 보수정당 지지자들은 대구에서 조차 자유한국당 해산이 거론 될 정도면 앞으로의 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발전적인 해체가 이뤄져야 다음 총선에서 집권 여당을 상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 대표 보수정당 자유한국당 국정농단 위기 후 제 밥그릇 챙기기만 급급
자유한국당은 지난 2016년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해 새누리당이 친박계와 비박계로 갈라서면서 탄생했다. 당시 김무성,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한 비박계는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친박계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퇴진을 주장했다. 반면 20대 총선을 앞두고 친박계의 비박계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이 이뤄지는 등 양측의 갈등과 대립은 심화됐다. 결국 비박계는 새누리당을 집단탈당 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친박계와 중도성향의 의원들은 당 분위기 쇄신을 위해 2017년 2월 자유한국당으로 개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당 대표에 선출된 홍준표 대표는 당 쇄신 대신 여권과의 프레임 정치에 치중했고 잦은 막말로 구설수에 오르내렸다. 결국 올해 6·13 지방선거 참패는 물론 지지기반인 영남권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상당수 당선되면서 홍 대표는 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은 지방선거 패배 직후 국민 앞에 무릎을 꿇고 ‘잘못했다’고 사죄했지만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자유한국당으론 보수 재건을 이뤄내기 어렵다는 게 국민들의 판단이었다.
진통 끝에 올해 7월 16일 국민대학교에서 명예 퇴직한 김병준 전 교수가 자유한국당 전국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비상대책위원장 자리에 앉았다. 당 쇄신을 위한 강력한 인적청산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김 비대위원장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 수록 보수지지층 내에서 자유한국당에 대한 비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중도층 이어 보수층도 돌아선 민심…“보수참패 책임론 자유한국당, 즉각 해산하라”
자유한국당은 중도성향의 유권자가 밀집한 수도권에서 10%대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오랜기간 지지율 정체 현상을 겪고 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따르면 2007년 12월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의 지지율은 서울 53.1%, 경기 49.7% 등을 보였지만, 2016년 4월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지지율은 20% 가까이(서울 32.0%, 경기 33.0%) 추락했다.
지난해 5월 대통령 선거 이전 지지율은 서울 11.0%, 경기 12.0% 등을 각각 기록한데 이어 지난 6월 지방선거 당시에는 서울 9%, 경기 8% 등으로 급락했다. 이달 지지율은 13%로 소폭 회복했지만 지지율 상승 전망은 어두운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시민들의 반응은 저조한 지지율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었다. 광화문에서 만난 시민 배선희(59·여) 씨는 자유한국당을 향해 “그만큼 국민에게 상처를 줬으면 잘못을 인정하고 이제라도 성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니 국민은 점점 지치고 실망만 커져간다”고 말했다.
시민 백종철(36·남) 씨는 “현재 정부가 들어서고 나라가 점점 힘들어 지고 있는데 자유한국당은 그에 맞는 견제를 하지 못하고 있어 답답하다”며 “특히 정부 및 여당이 하는 말에는 무조건적인 반대를 하고 일부 의원들의 막말을 보면 보수지지자로서 한숨만 나온다”고 성토했다.
다수의 전문가들과 보수시민단체 핵심 관계자들은 자유한국당의 쇄신 가능성을 낮게 보고 해산만이 보수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입을 모았다. 보수단체인 전국구국동지연합회 이창호 정책국장은 자유한국당의 쇄신의지가 부족한 점을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이 국장은 “그동안의 자유한국당은 잘못된 게 있으면 남 탓만 하고 언론보도를 안 해준다고 공세를 펼치고 친박·비박으로 나눠 우왕좌왕하는 모습만 보여 민심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내년 2월 당대표 선출에는 제대로 된 정책을 펼쳐 보수의 민심을 돌릴 수 있는 능력 있는 인물이 선출되도록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면서 “하지만 적합한 인물이 선출되지 않을 경우에는 대안세력 당 해산까지 염두 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최용권 선진통일 21 대표는 “보수, 진보를 떠나 대한민국이 잘 되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하는데 지금까지의 자유한국당은 중·장년층이나 이해할 만한 구태 프레임만 고수해왔다”며 “이 때문에 20·30대 청년층의 마음은 떠났다”고 비판했다. 최 대표는 “가장 큰 문제는 자유한국당이 여전히 청년층의 마음을 살 수 있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며 “지금의 자유한국당 내에서 구태를 버리지 못한 의원들이 물러나고 당의 거름이 되고 능력 있는 새 보수인사가 등장해 보수를 이끌어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은 대통력 탄핵과 지방선거 참패에도 보수를 희화화하는데 앞장서고 있어 개탄스러울 정도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은 비대위 선발 당시에도 중증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에게 비대위원장을 제안해 국민의 실소를 자아내는 등 보수의 품격을 실추시켰다”며 “해산을 하는 것이 보수를 위한 길이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이 재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에게 다가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성수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자유한국당이 진정한 범보수 세력을 대표하는 당이 되기 위해서는 그동안 당이 갖고 있던 상징적인 요소를 내려놔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내 국회의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에게 다가섰을 때 쇄신이 가능하다”며 “그동안의 자유한국당은 의원이라는 특권, 기득권을 유지하면서 쇄신을 강조해왔는데 이를 국민들은 진정성으로 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진정으로 보수 세력의 쇄신을 원하면 프레임, 특권의식이 강했던 기존 당의 모습을 유지하려는 모습이 아닌 국민과 수평적인 모습을 보일 때 다시 국민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배태용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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