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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협동조합유치원 갈등

정부 주도 특혜유치원에 혈세 지자체건물 통째 뺏겼다

주민들 “아이들 안전·공공성 훼손 우려” vs 교육청 “절차상 문제없어”

나광국기자(kk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3-20 17: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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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사태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움츠렸던 사립유치원 일부가 학부모들에게 “운영이 어렵다”며 폐원이나 원아모집 중단을 통보하기도 했다. 정부가 “유치원 마음대로 폐원이나·모집 중단을 할 수 없다”며 경고했지만 일부 유치원이 반발하고 나서 학부모들이 혼란에 빠졌다. 현재 전국 유치원생은 69만4631명 중 사립유치원에 다니는 비율은 75.2%다. 정부가 국공립유치원 확충 등을 통해 사립유치원 압박하고 있지만 대부분 시간이 걸리는 사안이라 당장 해결이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협동조합유치원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국회회의에서 학부모로 구성된 사회적 협동조합이 유치원을 설립할 경우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의 시설을 임차해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시행령 개정을 심의·의결했다. 협동조합유치원은 조합원인 학부모가 유치원 설립과 운영 전반에 공동 책임자로 참여하는 형태를 말한다. 하지만 이 역시 혈세를 이용한 특혜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협동조합유치원에 대한 비판 여론을 부추길 만한 사안이 불거져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경기도의 한 지역에서는 지자체와 관련 교육청이 인기에 편승해 협동조합유치원을 무리하게 건립하다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동조합유치원이 들어설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인근 초등학생들의 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스카이데일리가 경기도 화성시 동탄 목동 지역 협동조합유치원 설립을 둘러싼 갈등 양상과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 경기도교육청이 동탄 목동에 협동조합유치원 설립을 무리하게 추진하자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공공기관에 사립유치원이 들어서는 것은 공공성 훼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지자체가 협동조합유치원이 들어설 건물을 준공하는 과정에서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돼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화성시 동탄 목동에 위치한 목동초등학교와 이음터 공사현장 ⓒ스카이데일리
 
최근 경기도의 한 지역에서 지자체와 관할 교육청을 향한 원성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협동조합유치원이 들어설 건물 건립으로 인근 초등학생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협동조합유치원이 혈세로 지은 공공기관에 들어서는 데 대해 공정성에 위배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협동조합 이름 내건 사립유치원에 혈세로 짓는 공공기관 건물 무상임대 웬말이냐”
 
정부 방침에 따라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서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협동조합유치원이 특혜 시비에 휘말렸다. 사회적협동조합이 설립 운영하는 사립유치원을 위해 공공기관 시설 임대를 허용해주는 예외적 내용 때문이다. 협동조합유치원은 조합원인 학부모가 유치원 설립과 운영 전반에 공동 책임자로 참여하는 형태를 말한다.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국회회의에서 학부모로 구성된 사회적 협동조합이 유치원을 설립할 경우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의 시설을 임차해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시행령 개정을 심의·의결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가 불거진 이후 유아교육의 투명성 및 공공성 강화를 위해 시행령 개정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시행령 개정 이후 동탄유치원사태비상대책위원회와 교육청은 올 3월 개교한 동탄2신도시 목동초등학교 옆에 준공될 이음터 시설에 협동조합유치원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음터 시설 소유주인 화성시는 교육청의 요구에 부응해 시설 일부를 선뜻 내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화성시 소유 건물에 협동조합유치원이 들어선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인근 주민들은 크게 반발했다. 혈세가 투입된 지역 전체 아이들의 공간을 조합이 독점하는 것은 특혜성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이음터 건물에 사립유치원이 들어오면 기존시설물의 축소·변경이 불가피한데 ‘공간 재배치’라는 표현으로 무마하려는 것은 주민들을 기만하는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김윤화] ⓒ스카이데일리
 
인근 주민들은 선택된 자만을 위한 사설 협동조합 유치원을 경기도가 편의를 봐주는 것과 다름없으며 행정적 업적을 위해 목동 주민이 희생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탄 목동초등학교 인근 금강 펜트리움에 거주하고 있는 최영선(38·여)씨는 “화성시 소유의 이음터는 원래 학생들과 주민을 위한 학교복합시설로 계획된 곳이다”며 “학교 내 부지에 유아와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 문화, 체육, 예술 활동 공간을 조성해 마을 주민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시설을 도보로 이용 가능한 인구만 해도 약 3만명에 달하고 동탄6동 전체로 보면 7만명 이상이나 되는데 주민들의 의견은 무시하고 행정기관 마음대로 변경하는 것은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동탄퍼스트에 거주하는 설수민(34·여) 씨는 “협동조합 유치원은 엄연한 사립유치원이다”며 “목동 이음터 공간 일부를 협동조합유치원에 무상임대하는 것은 세금으로 지어진 공공도서관의 본래 취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공공성도 심하게 훼손하는 행위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유치원이 들어선다는 말을 믿고 해당 지역으로 이사를 왔는데 갑자기 협동조합유치원으로 변경돼 황당할 뿐이다”며 “조합원유치원이라는 미명하에 교육청에서 사립유치원을 대놓고 지원한다면 세금을 내는 주민들과 아이들은 무슨 죄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화성시와 교육청은 “협동조합유치원 설립은 유치원의 공공성 강화에 상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며 “처음 알려진 것과는 달리 어린이도서관은 1층에서 2층으로 원안 변경되면서 사실상 공간은 축소된 것이 아닌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특혜유치원 때문에 혈세건물 공사기간 증가…인근 초등생들 소음·분진에 노출
 
주민들은 특혜나 다름없는 협동조합유치원 유치로 인해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협동조합유치원 때문에 이음터 공사 준공시점이 당초 예정보다 3개월 가량 늦춰졌는데 공사기간과 개학시즌이 맞물려 초등학교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 목동초등학교 학부모들은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분진이 아이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현재 초등학교와 이음터 사이에는 약 4m 높이의 방음벽이 있지만 학부모님은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소음·분진을 막기에는 터무니없이 낮다고 지적한다. 사진은 목동초등학교와 이음터 공사현장 모습 ⓒ스카이데일리
 
진중호 주민대표(44·남)는 “협동조합유치원이 이음터로 들어오면서 건물 설계변경이 불가피했고 이에 따라 완공이 늦어져 목동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공사장 옆에서 먼지·소음에 고통 받고 있다”며 “평소에 공사차량들이 아이들의 등·하교 시간에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서 학부모들은 학교에 아이를 데려다 주고 수업이 끝나면 함께 집으로 온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초등학교의 정문은 이음터 가까이 있었지만 공사장 입구와 너무 가까워 결국은 임시로 정문을 옮겨놨다”며 “현재는 급식차량이 출입하는 쪽문을 임시 정문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주민대표는 “학부모들의 또 다른 걱정은 화재다”며 “2016년 동탄에 위치한 방교초등학교에서 화재가 발생했었는데 당시 부실한 소방시설과 굴절 사다리차 진입이 불가능한 건물 구조 때문에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뻔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21일 교육청관계자들과 학부모들이 초등학교 시설 점검을 함께 실시했고 당시 소방서에서도 소방시설 점검을 위해 동참했다”며 “당시 소방관에 따르면 목동초등학교로 굴절 사다리차가 진입할 수 있지만 사다리를 펼치기 위해 필요한 지지대는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도로 폭이 좁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부모들이 항의하자 교육청에선 다른 방식으로 아이들을 충분히 구조할 수 있고 학교는 절차상 문제없이 완공됐다고 설명했다”며 “현재 초등학교에 예상보다 많은 학생들이 몰려 6~7층으로 증축을 해야 할 상황인데 그럴 경우 사다리차는 꼭 필요해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은 “이음터 공사가 지연된 것은 여름과 겨울에 시공사에서 날씨로 인한 공사 일시중지를 요구했고 이에 따라 완공이 늦춰졌다”며 “공사장 분진·소음에 대해서는 안전 방음벽 펜스를 4m정도 높이로 설치하고 학생 안전을 위해 통학시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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