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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서울과학기술대학교 행복주택 건설 갈등

수십만원 월세부담 대학생들 보금자리는 ‘반지하 쪽방’

지역 임대업자 반발에 서울 주요대학 행복주택·기숙사 건립사업 난항

조성우기자(jsw5655@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3-13 17: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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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은 1년 중 가장 설레는 달로 꼽힌다. 추위가 지나가고 따뜻해지는 날씨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개학 시즌이라는 사실도 ‘시작의 달’이라는 의미에 무게감을 더한다. 3월 대학 캠퍼스는 어느 곳보다 에너지가 넘쳐난다. 대학 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새내기들의 웃음소리가 캠퍼스를 가득 메우고 새 학기를 맞는 기존 대학생들도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학업에 열중한다. 하지만 최근 화기애애한 캠퍼스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사안이 등장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학생들이 생활하는 대학교 인근 자취방의 열악한 실태가 그것이다. 대학교 인근 자취방 대부분은 높은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시설이나 환경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번번이 무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학교 인근 임대사업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에 반한다며 대학생 주거 해결 노력을 발목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 리가 대학교 인근 자취방 실태를 확인하고 최근 행복주택 건립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주민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 서울시 공릉동에 위치한 서울과학기술대학교(사진)는 대학협력형 행복주택 건설 문제를 두고 인근 주민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공릉동에 많은 행복주택이 들어왔기 때문에 대학교 행복주택을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여론의 반응은 냉담하다. 대학생 수요를 노린 임대사업에 차질이 우려돼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스카이데일리
 
고려대학교 기숙사 건립 논란에 이어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이하·과기대) 부지 내 행복주택 건립 역시 인근 주민들에 반발로 제동이 걸렸다. 한 달에 적게는 30만원 많게는 50만원 이상에 달하는 대학생들의 월세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취지의 행복주택 사업은 생존권을 주장하는 인근 임대업자들의 반대에 부딪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행복주택 사업 반대를 바라보는 여론의 반응은 냉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들의 열악한 주거환경 때문이다. 실제 매년 개강 시즌만 되면 거주 문제로 인해 대학생들의 시름이 깊어지지만 학교 근처 주거환경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가격도 만만치 않다. 보증금 500만원·월세 50만원 이상을 지급해야만 그나마 지상층의 자취방을 구할 수 있다. 해당 금액 이하의 자취방은 반지하나 옥탑방이 대다수이지만 이마저도 쉽게 구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난항에 빠진 과기대 대학협력형 행복주택 건립 사업…한국장학재단·고려대도 마찬가지
 
서울 공릉동에 위치한 과기대는 지난 2017년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LH)와 협력해 학교 내 유휴부지에 150가구 규모 275명이 입주할 수 있는 ‘대학협력형 행복주택’을 건설하기로 했다. 행복주택은 주변 임대료의 60%에서 80% 수준으로 저렴하게 공급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사업은 과기대가 부지를 제공하고 LH가 사업비 조달 및 주택건설, 30년 운영관리를 담당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새롭게 지어지는 주택은 100% 대학생에게만 공급된다. 과기대 학생과 인근 대학생을 각각 절반의 비율로 입주시킨다는 계획이다. 인근 5km 이내에 있는 고려대, 국민대, 동덕여대. 성신여대 등에 재학 중인 대학생도 해당 행복주택 입주가 가능하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희라] ⓒ스카이데일리
 
과기대와 LH는 이번 행복주택이 인근 대학생 주거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창·취업지원시설과 주거시설의 복합시설 설립으로 청년들의 거점 공간으로 활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행복주택 내에 다양한 편의시설을 주민에게 개방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과기대 행복주택은 아직도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인근 임대사업자들이 생존권 사수를 부르짖으며 행복주택 건립 반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공릉동 일대에 많은 행복주택이 건립되며 큰 피해를 입었는데 과기대 행복주택까지 들어설 경우 임대업자 모두가 부도를 맞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학생 주거문제로 인한 갈등은 비단 과기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양대는 성동구 사근동 일대에 기숙사를 건립할 계획을 세우고 지난 2017년 12월 한양대의 1400여명 규모 기숙사 건립계획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제출해 심의를 통과했지만 착공이 미뤄지고 있다.
 
한양대 기숙사 착공 연기 이유 역시 인근 주민들의 반대다. 인근 주민들은 임대 수입 감소 등을 이유로 ‘한양대 기숙사 건립 반대 대책위원회’를 결성해 기숙사 건립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고려대 역시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5년째 기숙사 건립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한국장학재단이 추진하는 연합 기숙사 사업도 연합 기숙사 건물 때문에 조망권이 침해받는다는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3년째 표류 중이다.
 
보증금 500만원·월세 40만원 내도 쪽방 신세…“행복주택 성격 이해했으면”
 
▲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대학협력형 행복주택 건립이 미뤄지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총학생회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행복주택 건립을 촉구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기자회견장까지 와서 건립 반대 피켓팅을 전개했다. 사진은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총학생회(왼쪽)와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 [사진=서울과학기술대학교 총학생회]
 
서울 소재 대학들의 학생 주거환경 개선 노력에 반발하는 주민들을 바라보는 여론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현재 대학교 인근 주거 실태가 상당히 열악하다는 이유에서다. 스카이데이데일리가 대학교 인근 주택들의 실태를 확인한 결과, 월세만 50만원 안팎에 달하는 주택 대부분이 제대로 된 생활을 영위하기 힘들 정도로 열악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거 실태 확인을 위해 함께 동행한 공인중개사는 “보증금 500만원이 기본이라고 생각하면 되지만 학생일 경우 300만원에도 집을 구할 수 있다”며 “다만 보증금을 300만원으로 설정할 경우 월세가 2만원 오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월세는 기본 30만원부터이지만 사실 그 돈으로는 지상층을 구하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외견상 신축으로 보이는 한 건물의 반지하 원룸의 임대료는 보증금 500만원, 월세 30만원, 관리비 4만원 등이었다. 원룸의 특성상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이 구비돼 있었지만 성인 1명이 편안히 움직이기에는 부족한 공간이었다. 반지하 특유의 습한 냄새까지 올라왔다.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0만원, 관리비 4만원의 원룸은 지상 4층에 위치해 있었다.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없어 한참을 걸어 올라가야 했다. 방에 들어서는 순간 좁은 현관과 마주한 싱크대가 눈에 띄었다. 지상임에도 창문이 조그마한 액자 크기에 불과해 환기가 어려웠으며 햇빛조차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이후 둘러본 원룸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성인 1명이 겨우 몸을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을 뿐이었다. 공인중개사는 “그나마 과기대 일대는 서울에서 저렴한 지역이다”며 “임대업자들도 거저 장사를 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가격이 형성되는 것이다”고 밝혔다.
 
▲ 공릉역 인근 공인중개사는 일대 지역 원룸 임대료 수준은 보증금 500만원, 월세 30만원 등이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그나마도 월세 30만원은 반지하방 뿐이라고 덧붙였다. 월세 40만원 방은 엘리베이터 없이 4층을 올라가야했으며 창문도 작은 액자크기에 불과했다. 사진은 보증금 500만원, 월세 30만원 반지하 방 내부(위)과 보증금 500만원, 월세 40만원 지상4층 방 내부 ⓒ스카이데일리
 
대학생들은 학교 인근에서 방 구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비싼 임대료에 걸맞지 않게 열악하다고 토로했다. 공릉역 인근 원룸에서 생활한다는 이다은(23·여) 씨는 “지방에서 올라와 자취방을 구하는데 정말 힘이 들었다”며 “침대도 없는 원룸 월세부터 학비까지 부모님이 지원해 주시는데 도저히 용돈까진 받을 수 없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학교에 기숙사가 있다고 해도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따기다”며 “대학생들이 저렴하고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 꼭 필요하고 이런 환경이 조성되면 학업에도 더욱 충실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정재홍 전 과기대 총학생회장은 “10억원 이상의 건물을 소유한 분들이 생존권을 이유로 행복주택 건립을 반대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간담회 때 만난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유없이 행복주택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공릉동에 많은 행복주택이 들어와 임대사업이 어렵다는 부분에 대해 동의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며 “다만 행복주택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행복주택에 들어올 수 있는 대상자는 대부분 소득 4분위 이하의 학생들이다”며 “월세를 감당하기 힘든 학생들의 주거권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원구청 관계자는 “사업 주체는 LH 등이기 때문에 뭐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다만 주민들과 학생들 사이에 갈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 후속 주민간담회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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