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막을 내린 가운데 선거 결과를 두고 사실상 ‘자유한국당의 대승’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보수진영이 나란히 한 석씩 차지해 표면적으로는 무승부처럼 보이지만 자유한국당의 열세지역이었던 창원 성산에서 강기윤 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선전했기 때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보선 결과를 두고 사실상 문재인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제정책 실패에 대한 대중들의 엄중한 심판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것과 대조적인 결과에 대해 민심이 문재인정부에 대해 회의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선거를 통해 입증됐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반응이다.
자유한국당, 텃밭 통영·고성서 집권여당 후보 상대로 압도적 승리
이번 4·3국회의원 보걸선거에서 통영·고성 지역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는 60%에 달하는 득표율을 획득하며 민주당 양문석 후보를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현황에 따르면 4일 0시20분 기준 통영·고성 선거(개표 100%)에서 정 후보는 전체 7만2569표 가운데 4만7082(59.47%)표를 얻어 2만8490(35.99%)표를 얻은 양 후보를 23.48%p차로 가볍게 이겼다.
통영·고성이 전통적인 ‘보수 텃밭’인 점을 감안했을 때 이번 결과는 예정된 수순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지난해 치러진 6·13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통영시장과 고성군수 자리를 모두 차지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정 후보의 당선은 지역경제 침체와 현 정부에 대한 신뢰가 크게 하락한 현상의 결과로 분석된다.
정 당선인은 보수 텃밭을 사수했다는 명분과 함께 ‘현직 프리미엄’을 얻어내 내년 총선에서 한층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자유한국당에게도 부담감을 크게 덜어줬다는 데서 이번 승리는 의미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정 당선인이 검사 출신인 황교안 대표의 직속 후배라는 점에서 이번 승리는 향후 황 대표의 당내 입지 구축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진보의 성지’에서 예상 밖 선전…정부·여당의 경제실패 책임론 표심으로 확인
창원 성산에서는 한국당 강기윤 후보가 정의당 여영국 후보와의 대결에서 초박빙 승부를 벌인 끝에 근소한 표차로 역전패 당했다. 강 후보는 총 9만4113표 가운데 4만2159(45.21%표의 득표율을 차지해 불과 0.54%p(504표) 차이로 4만2663표(45.75%)를 얻은 여 후보에게 아쉽게 패했다.
선거에선 패했지만 강 후보의 선전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창원 성산은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과 정의당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을 배출해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리던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창원 성산에서 개표 초반부터 계속 우위를 점하며 여 후보와 초박빙의 접전을 벌였다는 점에서 자유한국당 스스로도 비록 패배했지만 ‘값진 승리’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창원 성산에서 자유한국당 후보의 강세 역시 정부·여당의 경제정책 실패에 대한 여론의 심판 성격이 강하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두산중공업 등 대기업 공장이 몰려 있는 이곳 지역은 최근 정부의 탈원전 정책 등으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역경제도 크게 침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의 후보 단일화에 대해 지역 주민을 위해서가 아닌 오로지 선거 승리만을 목적으로 둔 결정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던 점도 이번 자유한국당 후보가 선전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힌다.
자유한국당 “사실상 이긴 것과 다름없는 4·3 보궐선거…내년 총선승리 자신있다”
자유한국당은 이번 4·3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사실상 이긴 것과 다름없다며 대체로 선전했다고 자평했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황 대표는 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국민들께서 선거를 통해 문재인정권을 준엄하게 심판하는 동시에 자유한국당에게는 무거운 숙제를 주셨다”고 총평했다.
이어 그는 “진보의 성지라고 하는 창원 성산에서 사상 유례 없는 여야 단일화까지 하고도 초박빙의 결과가 나온 이유가 결국 무엇이겠냐”면서 “더 이상 이 정권의 독선과 오만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것 아니겠나”나 고 강조했다. 이어 “잘못된 정책을 당장 수정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아무리 정권이 폭정과 실정을 거듭한다 해도 우리가 대안정당 면모를 확실히 보여주지 못하면 국민의 더 큰 지지를 받아내기 어렵다”며 “민생정당, 대안정당, 싸워 이기는 정당으로 우리 당을 더욱 가열 차게 혁신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번 재보선은 정부·여당의 오만에 대한 국민의 경고인 동시에 국민들이 자유한국당에게 새로운 기회를 줬다고 생각한다”며 “낮고 겸손하게 전진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삶의 현장에서 고통 받고 계신 국민들의 절절한 호소를 잊지 않겠다”며 “국민의 삶과 미래를 지키기 위해 오직 국민 속으로 직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승구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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