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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진단]-4·3 재보선 격전지 창원 성산을 가다
들썩이는 진보1번지…진보정부 경제실정 심판론 확산
각 정당 대표 창원 상주하며 유세 총력…민주·정의 단일화에 민심 요동
이한빛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3-26 12:50:00
▲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격전지인 창원은 각 당 대표들이 출동해 유세에 가세하며 대표 간의 대리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편 박빙 구도 속에서 민주당과 정의당이 단일화를 성사하면서 선거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창원광장 전경 ⓒ스카이데일리
 
오는 4월 3일 진행되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선거가 치러지는 곳은 경남지역 2개 선거구에 불과하지만 문재인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뿐만 아니라 내년 치러지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부·울·경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선거로 평가된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창원 성산에 각 당 지도부가 상주하며 선거유세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도 같은 맥락의 행위로 분석된다.
 
특히 선거 유세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창원 성산의 분위기가 기존과는 다른 기류가 흘러 주목된다. 창원공단이 위치한 이곳은 그동안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릴 정도로 진보 정당 지지세가 강했지만 문재인정부 출범 후 지역경기가 급격하게 침체되면서 경제 실정에 따른 책임을 물어 반대 세력으로 돌아서는 이들이 늘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진보 정당들은 급기야 단일화카드까지 꺼내든 모양새다.
 
경제실정에 따른 정부심판 여론 확산…각 당 지도부 유세 총력전 눈길
 
지난 21일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시작한 창원 성산 보궐선거에는 당초 △더불어민주당 권민호 △자유한국당 강기윤 △바른미래당 이재환 △정의당 여영국 △민중당 손석형 △대한애국당 진순정 △무소속 김종서 후보 등 7명이 출마했다.
 
창원 성산은 각 진영에게 의미가 있는 곳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진보세가 강해 ‘정치 1번지’로 불려왔던 만큼 진보정당으로서는 뺏기지 말아야 할 중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 17대 총선부터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재선을 기록했고 지난 20대 총선에는 고 노회찬 의원이 당선될 만큼 중량급 진보 정치인들이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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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은 19대 총선에서 한 차례 당선된 바 있는 강기윤 후보를 내세워 분위기 반전을 꿰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문재인정부 출범 후 지역경기가 크게 침체되면서 분위기 전환 움직임이 감지되자 이곳에 역량을 집중해 경남지역에서 입지를 탄탄히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각 당의 의지는 지도부의 집중 유세로 이어졌다. 선거 전부터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은 창원에서 상주해왔다. 이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까지 유세전에 가세하며 선거 유세는 당 대표 간의 대리전으로 확산되고 있다.
 
▲ 각 정당 지도부들은 선거 지원을 위해 창원에 총 집결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선거 전부터 창원에 상주했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역시 선거운동 시작 이후 창원과 통영을 오가며 선거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위쪽부터 선거유세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의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스카이데일리
 
특히 황 대표는 경제실정에 따른 분위기 반전 기회를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로 유세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황 대표는 출정식 당시 “문 대통령은 ‘사람이 먼저’라고 하는데 창원시민들은 사람 아니냐”며 “문 대통령이 먼저 챙길 건 개성공단이 아니라 창원공단이다”고 강조했다. 강 후보에 대해서는 “창원에서 나고 자랐고 회사를 만들어서 든든한 기업으로 만들었다”며 “창원 경제를 살리는 방법을 강기윤 후보가 잘 알고 있다”고 소개했다.
 
위기감을 느낀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즉각 맞불을 놨다. 이 대표는 23일 집중유세에서 “창원은 제조업이 무너지면서 어려워졌다”며 “특히 황 대표 총리시절 경남이 경제성장률 꼴찌였는데 이곳에서 창원경제를 살린다는 말 누가 믿겠느냐”며 반문했다.
 
지지율 선두다툼을 벌이는 후보를 내세운 두 당대표에 맞서 손학규 대표는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 20일까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홍보하는 ‘손다방’ 푸트드럭 활동을 진행하며 민심 청취에 나섰다. 선거 유세에서는 “창원을 그동안 지배해온 수구 보수세력, 창원경제를 주물러온 노조세력, 민주노총 세력 등을 다 디비뿌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보 1번지’ 선거서 위기감 느낀 진보정당 단일화 승부수에 시민반응 냉담
 
당 대표 간의 대리전으로 확산된 창원 성산의 현재 판세는 오리무중이다. 강기윤, 여영국, 손석형 후보 등은 하나같이 이 지역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왔을 뿐만 아니라 도의원 등을 지낸 경험이 있어 탄탄한 지지세를 갖추고 있어서다.
 
지난 16~17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MBC경남의 의뢰로 성산구 유권자 500명에게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강기윤 후보 30.5%, 여영국 후보 29.0% 등으로 오차범위(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4%p) 내 경합을 보였다. 이어 민주당 권민호 후보 17.5%, 민중당 손석형 후보 13.2% 등의 순이었다.(그밖에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수의 전문가들은 ‘진보 1번지’로 불리던 창원 성산 지역에서 나온 예상 밖의 지지율 조사 결과에 대해 문재인정부의 경제실권에 실망감을 느낀 지지자들이 보수 정당 지지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더 이상 진보정당이 마냥 안심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위기감을 느낀 진보정당은 단일화로 승부수를 띄웠다. 당초 진보정당인 정의당과 민중당 간의 단일화가 논의됐으나 민주당이 가세한 범 진보진영 단일화가 언급되면서 민중당이 단일화에 불참했다. 결국 지난 12일 권민호 후보와 여영국 후보만이 단일화 협상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 민주당과 정의당은 지난 22일 단일화 합의를 성사해 25일 여영국 후보를 단일 후보로 선출했다. 반면 두 후보의 단일화에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상대 후보들은 “창원시민을 우롱하는 행위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사진은 이번 보궐선거 선거벽보 모습 ⓒ스카이데일리
 
유세 시작을 앞두고 권 후보와 여 후보 측이 단일화에 별 다른 의견을 내지 않으면서 단일화 결렬설이 나돌기도 했으나 여 후보는 21일 “단일화 결렬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고 다음날인 22일 두 후보 간의 단일화가 합의됐다.
 
지난 24~25일 양일간 전화를 통한 여론조사를 진행 결과를 통해 최종 단일 후보가 결정됐다. 그 결과 여영국 후보가 단일 후보로 선출됐다. 권민호 후보는 “여 후보가 당당하게 승리해 탄핵과 촛불혁명 부정세력을 심판해주시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히며 25일 후보직을 사퇴했다.
 
단일화가 이뤄지자 상대 후보들은 부정적 발언을 내놓으며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유한국당은 유세 첫날부터 여당의 단일화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황 대표는 “말은 단일화인데 실체는 좌파연합, 좌파야합”이라며 “실패한 좌파 정당들의 야합, 백번 단일화해도 창원 경제 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단일화가 확정된 25일에도 황 대표는 “국민들을 속이고 기만하는 행위다”며 “국민들에 대한 배신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이런 부분을 용납하지 않고 심판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후보가 자진 사퇴한 민주당을 향해서는 “집권 여당이 창원을 버린 것이다”며 “경제를 망가뜨리고 이젠 정치도 망가뜨리고 있는데 후보를 포기한 여당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 역시 “후보 단일화를 통해 책임 회피의 종지부를 찍었다”며 “백해무익한 야합으로 창원 시민을 우롱한 죄는 창원 시민이 반드시 심판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단일화에 불참한 민중당은 지지층이 중복되는 단일화로 날개를 단 여영국 후보를 향해 노골적으로 양보할 것으로 촉구했다. 손 후보는 “민주노동당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고, 촛불시민, 노동자, 전국 500여 진보단체가 지지하는 진보대표인 손석형 후보만이 자유한국당을 심판할 수 있다”며 “진보정치 1번지의 진정한 승리를 위해 여영국 후보가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진보정당 간의 단일화에 대해 시민들은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단순 지지율 합계로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는 반응이 있긴 하지만 대다수는 오로지 선거에 승리하기 위한 단일화에 더욱 강한 배신감을 느낀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상남시장 상인 박동만 씨는 “다들 자신에게 유리한 룰을 정하려 하다 보니 후보 간 단일화가 되더라도 패배한 후보의 표가 고스란히 반영되기는 미지수다”며 “오히려 패배 후보 측 지지자들이 투표를 포기하거나 다른 후보에 표를 던지는 분위기가 나온다면 강기윤 후보의 압승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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