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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롯데마트 수지점 폐점 갈등

임기응변·과시용 그친 신동빈식 상생에 反롯데 정서 확산

폐점 앞두고 일방적 퇴점 압박…“롯데 갑질에 소상공인 길거리行”

강주현기자(jhka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7-23 02: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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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마트 수지점 점주들은 롯데마트의 갑질로 당장 길거리에 나앉게 됐다며 억울한 심정을 전했다. 그들은 롯데마트 측이 자신들을 속이며 폐점을 진행했다고 주장한다. 사진은 규탄시위를 벌이고 있는 롯데마트 수지점 점주들 [사진 제공=롯데마트 수지점 임대상인]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과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재판부에 선처를 구하며 강조했던 ‘상생’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신 회장은 불과 몇 일전 발표한 ‘롯데 가치창조문화백서’ 발간사를 통해서도 ‘상생’을 핵심 경영철학으로 내세웠다.
 
신 회장을 둘러싼 ‘상생’ 외면 논란은 롯데마트 수지점을 폐점하고 몰로 단일화하는 과정에서 불거져 나왔다. 롯데그룹이 수익성 창출을 위한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 시도에 몰두한 나머지 소상공인들과의 상생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는 성토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롯데마트 본사가 입점 소상공인들에게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는 이유에서다. 갑작스런 통보에 수지점에 입점했던 점주들은 당장 길거리로 내앉을 위기에 처했다고 토로하고 있다.
 
롯데그룹 측은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는 여론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최근 일본 정부의 무역보복으로 인한 반일감정이 극에 달하는 상황에서 일본 제품·브랜드의 한국 유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온 롯데그룹에 대한 반감까지 겹쳐 소상공인 갑질 행태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롯데그룹 불매운동’ 전개 움직임까지 생겨나는 상황이다.
 
“롯데 거짓말에 낭패봤다”…난데없는 계약해지 통보에 눈물짓는 소상공인
 
롯데마트 수지점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 입점한 점주들은 짧게는 5년, 길게는 십수년을 넘게 수지점에서 장사를 해왔다. 긴 시간동안 롯데마트 수지점 매출 증대와 고객 유치를 직·간접적으로 도와왔다.
 
이러한 수지점 점주들이 최근 롯데마트로부터 감사의 인사 대신 받아든 건 난데없는 해지통보였다. 롯데마트가 수지점을 폐점하고 몰로 단일화하기로 결정하면서 이곳에 임대매장을 운영해왔던 점주들은 길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롯데마트의 갑작스런 계약해지 통보에 점주들은 황당하고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수지점 입점업체 점주들에 따르면 롯데마트 측은 폐점에 관해 일절 이야기를 꺼내지 않다가 갑작스럽게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 매출 하락과 함께 인근에 롯데몰 수지점 개점소식이 전해지며 점주들 사이에서 폐점에 대한 우려감이 맴돌았지만 롯데마트 측은 오히려 리뉴얼 등을 언급하며 점주들의 동요를 잠재웠다.
 
▲ 롯데마트는 갑작스레 수지점 점주들에게 계약해지와 퇴거를 요구했다. 점주들과 소비자 등은 롯데의 상생이 말뿐이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롯데마트의 갑질을 규탄하는 롯데마트 수지점 점주들 ⓒ스카이데일리
 
수지점 점주들은 롯데마트와 연 계약을 맺는 시점은 매년 6월 30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롯데마트는 계약만료 시점 한 달여 전에 재계약 의사 등을 물어봤다. 매 년 반복돼온 통상적인 절차였다. 점주들은 올해도 당연히 재계약을 맺는 것으로 인지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난데없는 계약해지 통보가 날아들었다.
 
롯데마트 수지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A점주는 “이곳의 매출이 떨어지고 인근에 롯데몰 수지점 개점이 가까워지며 롯데마트 수지점 폐점 소문이 돌았지만 롯데마트 측은 롯데몰과 별개로 이곳은 계속 운영될 것이라며 우리를 안심시켰다”며 “롯데마트 수지점 건물 임대 기한이 10년 정도 남은 점 등을 근거로 제시하니 믿지 않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 후에도 우리는 폐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지 못했는데 난데없이 계약해지 통보가 날아들었다”며 “그제야 롯데마트 담당자들은 잘 몰랐다고 둘러대며 책임을 회피하기 급급한 모습을 보였는데 사실 대형마트 폐점이 한 순간에 결정되는 것도 아니고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심지어 우리는 롯데마트 수지점 폐점 소식을 기사를 통해서였고 결국 외부인들도 다 알고 있던 사실을 이해당사자인 우리가 제일 늦게 알게 된 꼴이 됐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A점주는 “최근 한 매장은 매출이 떨어져 수지점과 계약을 해지하려했는데 롯데마트 측은 임대료를 깎아주면서까지 해당 매장을 붙잡은 적 있다”며 “잠시라도 매장이 비면 롯데마트 매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붙잡아놓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게 점주들을 못 나가게 붙잡아놓고 정작 자신들은 수익성 때문에 일방적으로 폐점을 결정했다”며 “여전히 점주들은 롯데마트 수지점의 정확한 폐점시점을 전해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 롯데마트는 계약연장 조건으로 점주들의 비밀유지를 요구했다. 사진은 롯데마트가 수지점 점주들에게 제시한 합의서(왼쪽)와 계약연장요청서[사진 제공=롯데마트 수지점 임대상인]
 
다른 매장을 운영하는 B점주는 롯데마트가 계약을 해지하는 과정에서 ‘갑질’에 가까운 행위를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롯데마트 측은 계약 해지통보와 함께 매장을 정리할 기간이 필요하다면 10월 31일까지 약 4개월여간의 시간을 주겠다며 계약 연장서를 내밀었다”며 “연장된 기간 동안 우리에게 임대료를 요구한 것은 당연지사고 해당 사실을 언론 등 외부에 노출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비밀유지 조건까지 내걸었다”고 밝혔다.
 
B점주가 내민 합의서에는 ‘소송을 포함한 언론제보 등의 행위를 하거나 비밀을 제 3자에게 누설을 하면 아니 된다. 이를 위반하여 손해를 입힌 경우 그에 상응하는 민, 형사상 책임을 지기로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B점주는 “폐점이 결정되며 빚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인데 롯데마트는 이 사실들을 어디다가 하소연도 못하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며 억울한 심정을 전했다.
 
하루 만에 길거리 나앉게 된 점주들 “급작스런 계약해지 통보는 사실상 사형선고”
 
점주들은 롯데마트가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롯데마트 수지점의 폐점을 결정했으면서도 이렇다 할 후속조치를 실시하지 않는 점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선심 쓰듯 계약연장을 제시했지만 새로 생기는 몰로 이전하는 방안 등의 현실적인 조치는 부재하다는 지적이다.
 
A점주는 “롯데마트는 수지점의 문을 언제 닫는다는 설명도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서 점포를 정리하라는 압박만 일삼고 있다”며 “좀 더 빨리 폐점 사실을 공지했다면 나름의 대처를 했겠지만 폐점을 코앞에 두고 이 사실을 알린 까닭에 우리는 별 다른 대안을 세우지도 못한 채 길거리로 나앉게 생겼다”고 호소했다.
 
▲ 롯데마트의 행태에 여론도 비판적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지역 주민 커뮤니티 사이트 등은 롯데마트 수지점의 소식에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며 롯데마트의 행태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은 롯데마트에 비판적 입장을 내놓고 있는 커뮤니티 사이트 [사진=네이버 카페 캡쳐]
 
C점주는 “롯데마트 수지점엔 10곳이 넘는 임대매장이 있었지만 오랜 시간 누적된 매출 하락과 롯데마트의 계약해지 통보로 하나 둘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다”며 “롯데마트는 법대로 한다는 입장이지만 롯데그룹 같은 대기업을 상대로 우리 소상공인들이 법적 공방을 펼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어떠한 보상이나 대안도 없이 길거리로 나앉게 된 셈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B점주는 “폐점 소식이 알려진 후 안 그래도 없던 손님들이 더 줄면서 매장 운영에 따른 버거움이 더해졌다”며 “선불로 결재해놓은 적립금만 사용해놓고 가는 손님이 대부분이라 수입이 거의 없어 인건비 등 가게 운영에 필요한 자금은 대출로 충당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이어 “말이 통합이지 수지점 점주들은 롯데몰로 이전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며 “대안 없는 일방적 계약해지 통보는 사실 우리같은 소상공인들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이번 수지점 폐점에 따른 소상공인들의 피해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은 크게 들썩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본 정부의 무역보복으로 반일감정이 높게 일고 있면서 그동안 일본 제품·브랜드 한국 유통에 유독 적극적이었던 롯데그룹에 대한 반감도 적지 않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그룹이 소상공인들을 상대로 갑질에 가까운 행태를 일삼을 것으로 밝혀지자 롯데그룹과 신 회장에 대한 반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 불매운동’ 전개 움직임까지 생겨날 정도다.
 
일련의 논란과 관련해 롯데마트 측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계약 해지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매각과 관련한 사실을 숨기며 점주들을 안심시킨 후 갑작스레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억울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롯데마트 수지점 점주들과는 6월 30일에 계약이 종료되고 법적으로 종료 한 달 전에 계약 연장이나 해지 등을 진행하게 된다”며 “이 시점에서 점주들에게 계약해지를 알린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롯데마트 수지점 담당자들도 결국엔 회사 직원들이고 회사 정책적인 내용까지 자세히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미리 매각과 관련한 내용을 점주들에게 전달하지 못했던 것이다”며 “담당자들도 수지점 폐점 사실을 계약 시점이 다가올 즈음에 확인했고 점주들과 수차례 개별면담 등을 가지고 관련 사실을 설명하고 협조를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수지점 폐점 예정일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답변했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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