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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의 성경&경제생활

반일 감정 이용해 총선 승리 거두려하지 말아야

국민 감정의 정치적 이용은 안돼…북한과의 경협, 말도 안돼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08-09 14:00:23

“외식하는 자여 먼저 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어라 그 후에야 밝히 보고 형제의 눈 속에서 티를 빼리라”<마태복음 7 : 5>
 
▲ 深頌(심송) 안호원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한국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시장경제는 속일 수 없을 정도로 예민하다. 일단 경제에 충격이 가해지면 가장 먼저 변수부터 이상기류를 보인다. 경제의 체온계와 같은 주가와 환율이 그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는 일본에 지지 않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다짐이 무색할 정도로 지난 주말부터 주가와 환율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만큼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허약해진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가 취해지면서 금융시장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세계의 눈초리가 싸늘해진지도 오래 됐다. 앞서 글로벌 투자운용사인 CLSA가 “문재인 정부의 반(反) 자본주의적 정책 때문에 투자자들이 극단적 비판론에 사로 잡혀 한국 증시가 붕괴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낸바 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도 칼럼에서 “지난 2년간 사회주의적 실험이 한국 경제의 ‘야성적 충동’을 죽여 개집에 갇힌 처량한 신세가 됐다”고 조소(嘲笑)하는 식으로 비판을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안타깝게도 반(反)자본주의·사회주의적 실험·개집 등과 같은 험악한 비유가 넘쳐 날 정도로 터져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권에서 내놓는 대책도 하나같이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 정부에 권고한 정책은 거의 흡사하다. 중장기적 성장을 위해 구조조정과 노동개혁, 규제완화를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나타날 단기적인 경기침체와 실업은 재정확대와 금리인하로 대처하라고 권고했다.
 
이 같은 충고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와 집권 여당은 정치적으로 손해 볼 구조조정, 노동개혁, 규제완화는 외면한 채 맨 마지막 단기 대책인 재정 확대만 만병통치약처럼 국민들에게 선동하고 있다. 그야말로 달콤한 포퓰리즘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일본 대책도 마찬가지다. 소재 국산화와 수입선 다변화라는 낡은 말만 앵무새처럼 떠들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12척, 죽창 든 의병들의 불매운동이 거의 유일하다.
 
이와 함께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일본과의 안보 협력이다. 일본과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를 깨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데 누가 손해인가를 알아야 한다. 지소미아 파기는 당장 미국을 움직이는데 있어 다소 효과가 있겠지만 만약 미국이 이를 반대하면 한국은 동북아의 외톨이가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정보능력이나 무기 등 모든 면에서 우리보다 우수한 일본이 겁을 먹을 일이 없다. 마치 어린아이가 떼를 쓰는 모양새다. 아무리 마땅한 대응카드가 없어도 안보 협력을 깨는 건 신중하게 해야 한다. 우리가 지소미아를 통해 얻는 이익이 큼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일본에 타격을 입히기 위해 이를 폐기하겠다는 것은 북한을 도와주는 자해(自害)행위이자 이적(利敵)행위와 다를 바 없다.
 
요즘 들어 부쩍 청와대와 진보진영이 내부 단속에 더 열을 올리고 있는 것 같다. 일단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부터 차단하고 있다. 지난해 소득주도 성장이 실패하자 “경제 위기론은 보수 기득 층의 음모다”고 핏대를 올리면서 선동하는 발언을 했다. 설령 경제가 위험하다고 지적을 하면 무조건 정부에 대한 불신이나 정책 흔들기로 몰아 붙였다.
 
이번에도 경제위기설은 일본이 의도한 것이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더욱 어이가 없는 것은 문 대통령이 “남북간 경제협력으로 평화 경제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단숨에 일본 경제의 우의를 따라 잡을 수 있다”고 한 말이다. 날이 더워 정신이 혼미해져서 잘못 말을 했나 싶었다. 그러나 수석회의 때 누군가가 써준 A4 용지에 글을 그대로 읽었기에 말실수가 아니라 고도로 계산된 발언으로 판단된다. 문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더욱더 소름이 돋는 것은 지난 3월 문정인 외교안보특보가 “문 대통령은 경제적 어려움이 계속되자 (남북)평화 이니셔티브에 베팅한 것이다”며 “이런 외교적 돌파구가 없다면 내년 총선에서 문 대통령이 주눅이 든 채 불확실한 미래를 맞이할 수도 있다”고 한 말이다. 한 술 더 떠 7월 말에는 여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여당의원들에게 ‘일본에 강경 대응해야 내년 총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자료를 배포하고 계속해서 국민들을 선동, 반일감정을 갖도록 유도했다.
 
국민들에게 반일 감정을 부추기며 그 여세를 몰아 선거에 승리하겠다는 정치적 계산을 포기해야 한다. 다수 의석을 확보하면서 이 나라를 문 대통령의 의지(?)대로 끌고 가겠다는 발상은 국민들의 수준을 모르고 하는 것임을 경고한다. 목에 걸린 작은 가시로 인해 목숨을 잃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대다수 국민들은 문 정권의 흑심(黑心)을 알고 있다. 다만 지금은 분노를 참으며 침묵하고 있을 뿐이다. 때가 되면 화산이 폭발하듯 터질 수도 있다.
 
어쩌면 문 대통령이 제시한 남북 경협 카드는 내년 봄 북한 김정은의 답방을 전제로 한 낚시 밥인지도 모른다. 지금 북한의 경제는 남한의 한 자치지역 예산 정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경제 협력으로 평화 경제가 실현될 수 있다는 말인가.
 
우선 경제 협력이 이루어지려면 북한 제재조치가 해제되어야 하는 데 현 시점에서 그게 가능하겠는가. 문 대통령은 언제까지 북한 김정은 이를 챙기려는지, 또 그렇게 하면서 얻는 것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내년 총선에 경제위기를 ‘반일 감정’으로 몰아 국민들을 이용하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며 국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다. 그리고 문 대통령의 의지와는 달리 북한은 계속해서 미사일을 발사하며 문 대통령을 능멸하고 무시하고 있는데, 어떻게 경제 협력을 이룰 수 있단 말인가. 그야말로 ‘떡 줄 놈은 생각도 안 하는 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격’이다.
 
서독도 북한보다도 더 경제력이 있는 동독과 통일 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문 대통령이 자신의 실책을 인정하지 않고 내년 총선용으로 한일 간 경제전쟁을 이용하는 순간, 국민적 신뢰가 무너지고 신뢰가 무너지면서 쾌멸(噲滅)된다는 것을 알기 바란다.
 
역대 대통령들의 비극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라지만, 모든 잘못을 전 정권 탓으로 돌리며 문 대통령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는 형색이니 누구를 탓하겠는가. 문 대통령이 밝힌, 상응하는 단호한 조치도 좋지만 앞으로 기업과 국민이 참고 견뎌야 할 피해를 미리 헤아려 최소화 하는 데 힘써야 한다. 정치도 좋지만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이달 들어 7개월 만에 코스피가  2000선으로 깨진 것은 그만큼 불안 심리가 크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아무리 결의를 다져도 경제 전쟁을 말로 이길 수는 없다. 어떻게 일본에 대응하고 또 그들의 공세에 대해 어떤 방법으로 극복할 것인지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조종사 한명을 키우기 위해서는 몇 십 년이 걸리는데 기술 개발, 부속 국산화 등을 어떻게 단 시일에 실현할 수 있단 말인가. 고작 불매운동, 반일 감정을 부추기면서 국민이 감내해야 할 피해는 또 어떻게 보상하겠는가. 뚜렷한 대응책을 하나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앵무새처럼 똑같은 말만 반복하며 시끄럽게 떠들기만 한다. 위험한 것은 언론매체 마저 여론을 호도하며 반일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숱한 경고와 우려에도 경제 전쟁은 이어지고 있어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가뜩이나 최저임금, 50시간 근무시간 단축 등으로 경제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최대 악제가 터졌는데도 문재인 정권은 일본 탓으로만 돌리려고 한다. 온 사회의 각별한 지혜와 노력, 그리고 인내가 요구되는 비상 상황이다.
 
이럴 때 앞장서야 할 게 정치권이다. 국민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으면 안 된다. 바람이 있다면 여야가 감정에 빠진 소모전을 끝내고 하나가 되어 머리를 맞대고 경제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묘책 마련에 온 힘을 쏟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양국의 감정이 극도로 격화되고 있지만 전쟁 중에도 대화의 끈은 이어지는 법이다. 문재인 정권이 감정을 앞세워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지혜로운 처신으로 일본과 무모한 대결을 피하며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정부가 되었으면 한다.
 
“못된 열매 맺는 좋은 나무가 없고, 또 좋은 열매 맺는 못된 나무가 없느니라”<누가복음 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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