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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배달원 안전관리 실태
우후죽순 배달대행, 안전 사각지대 놓인 배달원 목숨
지난해 산재 배달사고 2배 이상 급증…법적보호 사각지대 책임소재도 불분명
장수홍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1-13 00:05:29
▲ 1인 가구의 증가와 가정 내 간편 배달 음식을 주문하는 고객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배달대행업계는 연간 20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지만 배달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최근 1인 가구 증가세에 힘입어 배달 대행업체가 가파른 성장세를 그리고 있지만 배달원 안전사고 또한 늘고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더욱이 배달산업 구조 상 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이 모호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밀려드는 주문 소화 위해 곡예운전 불사…안전사고 비일비재
 
현재 배달대행 시스템은 주로 직접 고용한 배달원이 없는 음식점에서 이용되고 있다. 주문이 들어오면 음식점에서 △바로고 △부릉 △생각대로 △우아한청년들(배민라이더스) △플라이앤컴퍼니(요기요플러스) 등의 배달대행업체에게 배달을 요청하는 구조다.
 
배달 요청을 받은 배달대행업체는 스마트폰 앱에 배달 정보를 올리고, 배달원들은 접수된 콜을 선택해 배달하는 방식으로 영업이 이뤄진다. 배달원들의 경우 배달 건 당 수수료가 곧 소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다른 배달원보다 빨리 콜을 잡기 위해 혈안이 돼있다.
 
일반적으로 배달원들이 배달 한 건당 받는 수수료는 1.2km 기준 3000원 내외 수준이다. 여기서 매장과의 계약에 따라 배달거리가 100m씩 늘 때마다 100원의 추가요금, 혹서·혹한기의 경우 500원 내외의 기상할증, 밤 12시 이후 배송에 한해 500원 내외의 추가요금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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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에서 배달원으로 일하는 김정민(가명)씨는 배달대행 영업구조상 안전사고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스카이데일리
그는 “대행업체의 오토바이를 렌트하는 배달원의 경우 일 기준 1만원 내외의 렌트료가 발생하고 여기에 연료비, 보험료 등을 고려하면 1시간 기준 5건 이상의 콜을 소화해야 돈을 번다”며 “그런데 교통법규(신호·제한속도)를 다 지켜가며 배송을 하면 1시간에 1~2건 밖에 처리할 수 없어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위험하게 일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다만 배달원들이 위험하게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재의 시장 구조가 잘못 된 것이다”고 덧붙였다.
 
주문이 쏟아지는 점심과 저녁시간엔 콜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배달원들은 배송시간을 단축하고 더 많은 콜을 소화하기 위해 △신호위반 △과속 △인도 주행 △운행 중 핸드폰 주시 등 위험천만한 주행을 이어가는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다.
 
배달원들의 곡예운전이 이어짐에 따라 안전사고 역시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이륜차 교통사고는 지난 2016년 1만3076건에서 지난해 1만5032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배달 산재 사고 발생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16년 264건에서 지난해 597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복잡한 배달업계 고용구조, 사고나도 배달대행업체는 ‘나몰라라’
 
 
배달업계의 사고가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 산업 구조 상 배달원들의 사고나 안전관리에 대한 법적 책임은 여전히 모호한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배달대행업체는 배달원과 직접고용 형식이 아닌 배송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배달대행업체는 주문대행 업체로부터 접수 받은 배송을 배달원에게 위탁하고 배달원은 개인사업자로써 위탁받은 배송을 수행한다.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책임의 소지가 불분명해지는 경우가 많다. 주문대행 업체는 배달대행업체에게 주문을 중개했기 때문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배달대행업체 역시 음식점과 배달원 사이를 중개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사고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고양시 덕양구에서 배달대행을 하고 있는 이중근(38·남)씨는 “사고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 개인이 보험처리하거나 합의로 해결하고 있다”며 “대행업체에서는 기사 개인이 서두르다가 발생한 사고로 법적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고 설명했다.  
 
▲ 배달대행업체에서는 배달원에게 플랫폼만 제공해주기 때문에 각종 사고에 대해서 법적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면허의 변동사항 역시 직접고용 관계가 아니다 보니 주기적인 체크나 강제성을 가지고 안전교육을 시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각 대행업체 소속 오토바이. ⓒ스카이데일리
 
일각에서는 배달원들의 면허·안전관리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배송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신호위반 △과속 △중앙선 침범 △인도·횡단보도 주행(보행자 보행의무 위반) 등을 통해 면허의 변동사항(면허 정지·취소)이 있더라도 대행업체 차원에서의 관리는 전무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배달대행업체 관계자는 “본사는 플랫폼만 제공해주기 때문에 사고가 난다고 해서 법적인 책임을 다할 의무가 없다”며 “면허의 변동사항 역시 배달원이 먼저 얘기하지 않는 이상 대행업체에서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달업계는 현재 배달원이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에 오히려 배달대행업체들은 을의 입장으로 배달원들의 이직을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면허관리나 안전교육 등을 하려면 본사가 힘이 강력해야 강제성을 가지고 할 수 있는 부분인데 현재로썬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배달원들의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선 고용구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김일욱 노무사는 “기본급이 정해져있는 배달원의 경우 근로자로 인정되기 때문에 4대보험, 퇴직금, 수당, 산재처리 등의 부분에서 문제의 소지가 없다”며 “하지만 현재 대행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배달원들은 특수고용직에 해당돼 그렇지 못하다”고 밝혔다.
 
이어 “법적 보호범위가 충분하지 않은 과도기적 단계에 놓여있기 때문에 일련의 사태를 통해 대법원 판례가 확립이 되면 입법적으로 보완이 되면서 바뀌어 나가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장수홍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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