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진보정당의 강세가 두드러지던 수도권 지역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보수정당 지지여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업성 부족에 발목 잡혔던 GTX-B 노선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통과와 대비되는 상황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높은 사업성과 지역 주민들의 호응에도 불구하고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던 ‘신안산선’ 사업이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의 지원사격에 힘입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 소신에 경제·교통·일자리 다 잡은 신안산선 개통 확정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2일 신안산선 복선전철 사업의 실시계획을 수립했다. 신안산선 복선전철은 안산 한양대역에서 출발해 시흥, 광명 등을 거쳐 여의도까지 이어지는 광역철도다. 이 노선은 총 15개의 역을 거치는 총 길이는 44.7km의 철도로 총 사업비 규모는 3조3465억원 가량이다.
신안산선은 지하 40m 이하 대심도 공간에서 최고 시속 110㎞로 운행한다. 9호선 급행열차(46.8㎞/h)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다. 현재 53분 가량이 소요되는 시흥시청역에서 여의도역까지의 이동시간은 22분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신안산선 개통으로 안산, 시흥 등 그동안 서울 접근이 어려웠던 경기 서남부권의 교통환경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향후 월곶~판교선, 소사~원시선, 고속철도(KTX) 등과 연계될 예정이라 수도권 광역교통망의 한 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안산선 사업은 다양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사업속도가 더딘 편이었다. 1998년 ‘수도권 광역교통 5개년 계획’에 처음 포함해 사업이 시작됐지만 타당성조사, 설계, 연구용역 등에만 무려 17년이 걸렸다. 2015년 민자사업으로 전환된 이후 포스코건설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 넥스트레인이 우선협상자로 지정됐지만 NH농협생명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두고 이의를 제기하면서 법정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지부진했던 신안산선 사업이 활기를 띄게 된 계기는 의외의 곳에서 나왔다. 바로 야당인 자유한국당이었다. 박순자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토부와 지속적으로 정책협의를 갖고 신안산선의 조기 추진 방안을 모색했다. KDI협약안 검토 및 민투심 조속심의절차 등을 위해 KDI 및 기재부에 적극적인 검토를 촉구하기도 했다. 신안산선이 확정되지 않은 채 미뤄지자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직을 끝까지 고수하기도 했다.
당초 자유한국당은 상임위원장직을 1년씩 수행하도록 합의했지만 박 의원은 상임위원장을 맡은 지 1년이 지나는 동안 신안산선 등 중요한 현안 해결에 애를 먹자 상임위원장 교체를 위한 의원총회에 불참하는 등 상임위원장 사퇴 거부의사를 밝혀왔다. 지난달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아 내년 1월 22일까지 당원으로서 권리가 사라졌음에도 박 의원은 위원장직을 사수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신안산선 착공 승인이 났다.
사업성·주민호응 높은 신안산선 착공, 사업성낙제 GTX-B 예타 통과와 대조
‘신안산선’ 착공 소식에 그동안 광역, 도시철도의 사각지대로 서울 도심으로 접근성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었던 경기 서남부 지역은 크게 들썩이고 있다. 교통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뿐 아니라 서울로의 접근성도 개선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교통여건 개선 뿐 아니라 경제파급효과 또한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 신안산선 개통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가 생산유발 8조300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3조4000억원, 고용유발 5만9000명, 취업유발 6만8000명 등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신안산선 착공 소식에 자유한국당은 예상치 못한 반사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사업성이 없다는 지적에도 GTX-B노선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생겨난 정부·여당에 대한 반감이 정반대의 상황임에도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신안산선 착공을 주도한 자유한국당에 대한 호감으로 변하고 있다.
수도권 내 상당수의 국민들은 총선민심을 잡기 위해 억지로 짜맞춘 GTX-B노선 예타 통과를 지적함과 동시에 신안산선 착공에 힘을 쓴 야당에 고마움을 표하는 모습이다. 안산에서 거주 중인 김지영 (40·여) 씨는 “2000년대 초부터 곧 된다는 말만 많았는데 지금에서 착공하게 돼 기쁘다”며 “지역 균형을 위해 노력한 자유한국당의 노고에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안산에서 거주하고 있는 최흥진(가명) 씨는 “정부·여당이 내년 총선을 염두해 둔 탓인지 사업성도 없는 GTX-B노선을 예비타당성 통과시키는 모습을 보며 개탄스럽기 그지 없었다”며 “‘신안산선’과 같은 사업성과 필요성이 높은 노선은 놔두고 총선을 위해 혈세를 뿌리는 듯한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야당이 거듭된 노력으로 신안산선 착공을 성사시키는 것을 보며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느낌을 받게 됐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민 임소희(30·여) 씨는 “정부 여당의 졸속행정, 선심성 혈세뿌리기, 총선용 정책 등에 너무나 많이 실망을 했었다”며 “실망이 거듭되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에서 제대로 된 사업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며 내년 총선에는 아마 민심이 많이 달라질 것이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정부·여당은 하나의 SOC사업 등을 진행할 때 철저하고 냉정하게 사업을 추진하지 않으면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도 GTX-B노선 예타 통과는 총선을 염두한 선심성 정책이라면서도 신안산선 착공에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기 남부는 그동안 교통망이 너무 빈약한 상황이라 추가 교통 대책이 필요했다”며 “신안산선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도 나왔듯 수요가 절실한 상황이었고 착공이 확정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반면 GTX-B노선은 수익성과 사업성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며 “사업성이 떨어지는 만큼 사업에 참여한 민간 기업들이 투자 회수를 위해 요금을 높게 책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러한 상황을 알고도 예타 통과를 한 것은 내년 총선을 염두해두고 여론을 달래기 위해 추진됐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배태용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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