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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경영 금융업<70>]-현대카드

부진에 속수무책…현대카드 정태영 ‘캥거루 경영인’ 오명

“현대차그룹 지원이면 누가 경영해도 정태영 만큼은 한다” 비아냥 확산

강주현기자(jhka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12-11 13: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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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카드의 부진이 지속되고 현재 추진중인 IPO 작업도 더디게 진행되면서 오너경영인인 정태영 부회장을 향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현대카드 본사. [사진=안현준 기자] ⓒ스카이데일리
 
최근 금융권 안팎에서 현대자동차그룹 금융계열사를 이끄는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부회장을 향한 자질론이 불거져 나와 주목된다. 거듭된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데다 현재 추진 중인 현대카드 IPO(기업공개) 작업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서다.
 
이에 현대카드 안팍에서는 범(凡) 현대가(家) 일원인 정 부회장의 경영능력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모기업의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단숨에 업계 상위권 도약에 성공했지만 그 이상의 성과는 없었다는 평가다. 최근의 실적 부진 역시 모기업의 부진한 실적에 기인한 결과로 분석되며 사실상 현대차그룹의 그늘을 벗어나선 경영 성과를 올릴 능력이 부족한 ‘캥거루 경영인’이라는 비아냥도 뒤따른다.
 
모기업 실적 부진에 덩달아 실적 곤두박질…“캥거루 경영인 민낯 드러났다” 비판 확산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현대카드의 분기순이익은 1년 전에 비해 40.5%나 급감한 300억원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 규모와 영업이익 규모도 각각 5983억원, 482억원 등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실적인 6027억, 643억원 등에 비해 각각 0.7%, 25%씩 쪼그라든 수치다.
 
카드수익 지표로도 부진한 흐름을 기록했다. 현대카드의 올해 3분기 기준 카드수익은 253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실적인 3208억원에서 22% 감소했다. 누적 기준으로도 지난해 9297억원에서 올해 8871억원으로 약 5% 감소했다.
 
현대카드는 시장 점유율 순위에서도 경쟁사에 밀리는 굴욕을 맛봤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신용카드 이용실적 기준 현대카드의 시장 점유율은 15.19%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15.45%에서 0.26%p 떨어졌다. 반면 현대카드와 업계 3위 다툼을 벌였던 KB국민카드의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15.70%에서 올해 2분기 16.51%로 확대됐다.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0.16%p에 불과했던 양 사의 격차는 올해 2분기 1.32%까지 확대됐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스카이데일리
 
현대카드는 실적 부진과 시장점유율 후퇴의 원인으로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줄이고 법인세를 추가로 납부한 점을 꼽고 있다.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줄인 이유에 대해서는 소비자금융 경기 악화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들고 있다.
 
그러나 카드업계 안팎에서는 다른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모기업인 현대차그룹의 지원 아래 빠른 성장세를 보였으나 상황이 바뀌었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현대차그룹 역시 판매부진 등의 악재로 실적이 예전같지 않기 때문에 현대카드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기엔 무리가 뒤따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말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카드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이 이끄는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주력사업은 모기업의 주력 사업과 깊이 연관돼 있다. 카드론, 자동차 멤버쉽 카드, 자동차 할부리스 등이 대표적이다. 덕분에 실적 중 상당 부분도 그룹 계열사들과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구조다. 올 3분기 현대캐피탈의 내부거래 수익은 2406억원에 달했다. 현대카드의 내부거래 수익은 전체 수익의 절반 이상인 1551억원에 달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카드수수료 인하, 카드론 축소 등의 악재로 현대카드의 실적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그룹 계열사의 실적 부진으로 현대카드는 실적 내리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모기업이 어려움을 겪으며 지원 규모가 줄어들면 자체적으로 활로를 찾아야 하지만 현대카드는 그러한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결국 정태영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경영능력을 입증할 만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카드업계 안팎에선 ‘캥거루 경영인인 정 부회장의 밑천이 드러났다’는 비아냥 섞인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며 “앞서 ‘현대차그룹 정도의 지원이면 누가 경영해도 정태영 만큼은 한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는데 앞으로 이런 평가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IPO 미루고 싶다” 정태영 발언에 과거 ‘뜬소문 이용한 대규모 자금조달’ 사례 재조명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스카이데일리
 
정 부회장을 향한 비판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현대카드의 기업공개(IPO)를 둘러싼 행보에도 따가운 시선이 집중된다. IPO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이후 지나치게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준비를 서두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카드는 주관사 선정 전 증권사들과의 미팅에 소극적으로 임하며 증권·투자업계 안팎의 불만을 산 바 있다.
 
결국 주관사 선정 발표는 한 달 가량 늦춰졌다. 자연스레 내년 초로 전망됐던 현대카드 상장 시기는 요원해졌다. 게다가 정 부회장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기업공개 시기를 2021년까지 늦추고 싶다”는 뜻을 내비쳐 IPO를 의도적으로 늦추고 있다는 견해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현대카드의 IPO가 2003년 전환사채(CB) 발행 사태를 그대로 답습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과거에도 현대카드는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상장 소문 덕분에 상당한 이득을 본 적 있는데 이번에도 같은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긴 어렵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2003년 당시 현대카드는 카드사태 여파로 손실이 커지며 자본이 잠식될 위기까지 놓였었다. 이에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했고 유상증자와 함께 3000억원 규모 공모 CB발행을 결정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현대카드가 상장을 염두에 두고 CB발행을 실시했다는 소식이 들리며 전국 투자자들이 투자에 나섰다. 당시 현대카드는 2008년까지 상장을 완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투자자들의 돈이 모이며 현대카드는 회생에 성공했고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모아졌다.
 
그러나 현대카드는 돌연 조항을 바꾸며 ‘주식 양도제한’ 조건을 내걸었다. 주식 양도제한이 걸리면 주식의 소유권 변동이 제한된다. 쉽게 말해 투자자들이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거나 현금화하는 게 굉장히 까다로워졌다는 얘기다. 현대카드의 상장도 없던 일이 됐다. 현대카드는 투자자들의 돈으로 기업을 살렸지만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일련의 논란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IPO가 늦어지고 있지만 이는 시장에서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기 위한 과정에 따른 것이지 상장을 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며 “부회장의 발언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해야 하고 시장 상황 등에 따라 IPO 시기가 늦어질 순 있어도 기업공개가 없던 일로 되진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강주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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