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폐업·폐점 속출…자율 방역에 맡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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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업소 400만개 중 41만3000여곳 문 닫아
근무 못해도 고정비 지출은 여전 “영업 손실”
보여주기式 지침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 필요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3-12 00:02:02

시대의 역병 코로나19가 해를 넘겨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음식점·숙박업소·은행·영화관 등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상가업소들의 타격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기업데이터가 실시한 ‘2020년 상가업소 개·폐업 현황조사’에 의하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등록된 400만여 업소 가운데 41만3521곳이 코로나로 인해 지난해 폐업했다.

폐업 상가업소는 경기도가 12만3995곳이나 되고, 서울도 7만7819곳이 문을 닫았다. 폐업한 점포의 공실률은 10.3%로 드러났다. 10곳 중 1곳은 폐업을 한 점포가 빈 공간으로 남아 상권 침체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대면수업 금지로 사실상 1년여 휴교 상태였던 대학가 등 학교 앞 상권은 대부분 무너진 상태다.

반일열풍에 코로나19 광풍까지 겹쳐 유명 브랜드 중 가장 먼저 폐점을 시작한 유니클로는 지난해 22개 점포를 폐점한데 이어 올해 들어와서도 세계 두 번째 규모의 플래그십 점포인 명동중앙점을 포함해 13개 매장의 문을 닫았다. 2019년 2조2362억 매출액을 기록해 ‘2조(兆) 클럽’에 이름을 올린 다이소는 최근 3층 규모의 영등포본점 등 30곳을 폐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고객 발길이 줄어들고, 온라인 쇼핑 흐름에 재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주로 심야시간대에 영업을 하는 노래연습실과 주점 등은 대부분 개점휴업 혹은 폐업 상태다. 최근 밤 9시에서 10시까지로 영업시간이 연장되긴 했지만,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 사회적 거리두기는 유지되고 있어 단체 손님이 없어졌다. 한 테이블, 한 자리 띄어 앉기가 시행되는 커피숍과 음식점도 영업 손실은 지속되고 있다. 줄어든 영업시간이나 매출액과 상관없이 임대료와 인건비는 꼬박꼬박 투입되기 때문이다.

서울의 유명 영화관 사장이자 영화감독인 A씨는 지난해부터 마스크 판매 사업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영화관 휴관이 잦아지고, 찾는 이가 급격히 줄어들자 고육지책으로 ‘돈 되는’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영사기와 필름 등 영화 자재로 가득하던 영화관 창고는 마스크가 산처럼 쌓여있다. 코로나19 시대의 한 풍경이다. 실제 우리나라 극장가의 큰손 CJ CGV는 지난해 매출이 5834억원인데 비해 영업손실은 3925억원을 기록했다. 극장 관람객 감소에도 임차관리비 등 고정비 지출은 그대로이니 폐점 이외엔 뾰족한 방법이 없다.

공연시설·공연단체 등 공연예술기관도 코로나19 여파가 큰 업종이다. 지난해 휴·폐업 경험률은 45.8%나 된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지난달 발표한 ‘코로나19에 의한 공연예술분야 피해현황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3개 중 2개인 65%가 ‘전년 대비 50% 이상 공연 건수가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공연 관람객은 응답자의 46.8%가 ‘전년 대비 90% 이상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질병관리청이 주도하는 현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킴은 실효성보다 보여주기식 비합리적 측면이 강하다. 인파가 빼곡한 지하철이나 북적거리는 대형마트와 비교하면 설득력도 약하다. ‘밤 9시 이전엔 잠잠하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9시 이후에만 활동하느냐’는 비아냥거림도 우스갯소리만은 아니다.

한국인들은 공공의 간섭보다 자율에 맡기는 게 효율적이고 철저할 것이라는 일부 학자의 제안에도 귀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소독 하고, 거리두기만 잘 실천하면 방역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세 가지 준수 지침을 내리고, 업소와 고객 자율에 맡기면 방역도 잡고 매출 유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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