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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사상 최대 수준의 상속...'))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사상 최대 수준의 상속세를 납부하면서 의료 공헌, 미술품 기증 등 사회 환원을 실천하기로 했다.
생전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린 미술품 2만3000점은 국가에 기증한다. 고인이 남긴 유산 중 1조원 가량은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과 소아암 대응 등 의료계를 위해 환원한다.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 유족들이 사상 최고 수준인 12조원대의 상속세를 납부하는 동시에 의료 공헌과 미술품 기증 등의 사회 환원을 실천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상속세 신고 및 납부기한을 이틀 앞두고 국내 1위 부호였던 이 회장의 유산 상속 내용이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이다.
유가족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노력’을 거듭 강조해온 고인의 뜻을 받들어 한국 재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사회 환원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평소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는 이상으로 봉사와 헌신을 적극 전개할 것이다”며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이며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다”고 강조하면서 사회와의 ‘공존공영’ 의지를 담아 삼성의 각종 사회공헌 사업을 주도했다.
상속세와 미술품 기증, 의료공헌 등을 합치면 사실상 이 회장이 생전에 보유했던 총 재산 30조원 중 절반 이상이 사회에 환원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가경제 기여, 인간 존중, 기부문화 확산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한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한 취지로 유족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사회환원 활동을 진행할 것이다”고 밝혔다.
우선 이 부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자신들이 상속받은 유산 중 1조원 가량을 의료 공헌에 쓰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7000억원을 기부할 방침이다.
이 가운데 5000억원은 국내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전문병원; 건립에 쓰일 예정이다. 이 곳은 음압수술실을 비롯해 첨단 설비를 갖춰 150병상 규모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병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머지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 및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 등의 제반 연구활동 등에 활용된다.
삼성전자는 “기부금을 국립중앙의료원에 출연해 관련 기관들이 협의해 감염병전문병원과 연구소 건립, 운영 등에 활용할 것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족들은 소아암·희귀질환으로 고통을 받는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3000억원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10년간 소아암이나 희귀질환 어린이들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아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 외에도 항암 치료, 신약 치료 등의 비용을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백혈병·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환아 지원에 1500억원, 크론병 등 14종류의 희귀질환 환아들을 위해 600억원이 제공된다. 이에 따라 소아암 환아 1만2000명, 희귀질환 환아 5000여명 등이 도움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유족들은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주관기관으로 삼아 위원회를 구성한 뒤 환아 지원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전 세계 예술계의 주목을 받아 온 이 회장 소유의 미술품 대다수는 국민들의 품에 안긴다. 유족들은 국보 216호인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등 총 1만1000여건에 2만3000여점의 미술품을 국립기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와 고려 불화 ‘천수관음 보살도’ 등 지정문화재 60건을 포함해 국내 유일 문화재 혹은 고지도 등의 고미술품 2만1600여점은 국립박물관에 기증된다.
또 김환기 화백의 ‘여인들과 항아리’나 이중섭의 ‘황소’ 등 한국 근대미술 작품 1600여점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하기로 했다. 아울러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을 비롯해 샤갈, 피카소 등 유명 서양미술 작가들의 작품도 대거 국립현대미술관에 전달된다.
재계에선 삼성가에서 기증한 미술품 가치만 최소 2조5000억원에서 최대 3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했다.
상속세와 관련해서는 이 부회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들이 이 회장의 삼성 계열사 주식과 토지 등을 더해 총 12조원 이상의 상속세를 납부할 방침이다. 이 회장의 전체 유산에서 상속세가 차지하는 비중만 절반이 넘는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일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범위를 넓혀보더라도 역대 최대 수준의 상속세 납부액이다. 지난해 한국의 상속세 세입 규모의 3~4배 수준에 달한다.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이번달부터 5년간 6차례에 걸쳐 상속세를 분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유족들이 상속세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회장이 보유했던 삼성생명,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어떤 비율로 배분할지는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은 이 부회장 등 유족 4인이 공동 보유하되 법정 비율에 따를지, 총수인 이 부회장에게 몰아줄지 등을 추가로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족들은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환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관계사들은 기존에 진행하고 있는 사업 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 방안을 추진해 사업보국(事業報國)이라는 창업이념을 실천하고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기존에 진행되는 사업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공헌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다”며 “갑자기 결정된 것은 아니며 그동안 면면히 이어져온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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