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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충북 괴산군 사리면 일대에 들어설 예정인 ‘괴산메가폴리스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지역민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산업단지를 빙자한 산업폐기물매립장 건립으로 인해 지역민들의 삶의 터전이 망가질 뿐 아니라 환경파괴 등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괴산군이 54만평에 달하는 산업단지개발을 추진하면서 토지소유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어떠한 공식적인 의견수렴 절차도 밟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돼 갈등은 증폭되고 있다. 산업단지 대상지 54만평 중 37%에 달하는 약 20만평이 논밭인데다 그 중 11%는 농업진흥지역임에도 농민에 대한 어떤 대책방안도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유기농업군 괴산군의 위기…“산업단지 빙자한 폐기물 매립장 결사 반대”
괴산군 사리면 마을 곳곳에선 ‘절차무시, 사리주민무시 산업단지 백지화하라’, ‘생존권을 위협하는 산업단지조성을 결사반대한다’는 등의 다양한 현수막들이 걸려 있다. 산업단지 백지화를 위해 주민들은 지난 3일부터 괴산군청 앞에서 1인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2019년 10월 괴산군은 사리면 사담·소매·중흥리 일원에 약 3253억원을 들여 177만5937㎡(약 54만평) 규모의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SK건설, 토우건설 등이 맺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3월에는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투융자 조건부 심사를 통과했다.
2022년 기본·실시설계에 이어 하반기 착공을 시작해 오는 2026년까지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IT, 바이오, 화장품, 뷰티, 태양광 등 충북 우위산업 업종에 특화한 단지를 조성해 제조 산업 유치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괴산군은 산업단지가 조성되면 40여 개 기업과 약 3000여 명의 근로자가 유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화학물질, 의료용 물질, 비금속광물, 1차 금속제조업 등 유해업종이 대다수라 자칫 심각한 공해와 오염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더구나 이러한 대규모 산업단지 개발을 추진하기 전 군청이 사리면 일대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식적인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행정안전부 재정투·융자심사를 통과할 때까지 정작 사리면민에게 알려진 내용은 없었다는 것이다.
괴산메가폴리스산업단지 반대대책위원회는 해당 부지 주변에 자연부락 10여 곳이 있고 체험 휴양마을, 학교, 어린이집, 면소재지 등 주민들의 주요활동 공간으로 적당한 위치가 아니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부지와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엔 사리면 사리어린이집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처럼 지역민들의 주요 활동 공간 내에 산업폐기물매립장이 들어섬에 따라 연간 폐기물이 2만톤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하40m, 지상 20m에 달하며 면적은 대략 2만평 수준이다.
김용자 괴산 사리면 이장은 “해당 토지에는 조상대대로 농사를 지어오는 농토와 조상들이 모셔진 선산이 대부분이다”며 “결국 무분별한 산단개발로 인해 땅을 빼앗는다는 건 마을 주민 삶의 터전을 빼앗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김 씨는 “인구 4만도 안되는 군단위에서 50만평 이상의 대규모 일반 산업단지가 들어서는 사례는 찾아 보기 어렵다”며 “그로 인한 환경적 피해는 불 보듯 뻔하고 입주기업으로 인한 각종 소음·진동, 대기오염 등 지역민의 생존권이 위협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유기농업군 괴산에 대규모 산업단지를 유치하는 건 괴산군의 정체성을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다시 말해 농업을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고 지역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산업단지개발을 추진할 경우 법적, 제도적 방법은 몰론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개발이익 주는 땅장사 분분…대책위 “불법적 투기, 조사 실시해야”
괴산 메가폴리스 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저지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사리면 10개 마을 이장단은 사리산업단지유치반대주민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유치반대 의견 전달을 위해 군수면담을 신청했지만 아직까지 진척된 성과는 없다.
대책위 안팎에선 군청이 땅을 헐값에 사서 건설업자와 개발업자에게 과도한 개발이익을 주는 땅장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군도 12억원을 투자해 1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예상하는 만큼 땅 장사에 동참하는 꼴이라는 지적이다. 산업단지개발 관련 해당 지역 혹은 진입로 등 인근지역에 대한 불법적인 투기가 자행됐는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토지소유자를 중심으로 토지편입승낙 포섭을 위한 개별 접촉 등으로 찬반여론을 조성해 주민 간 불신을 조장한다”며 “아직까지 공식적인 토지소유자나 면민대상 설명회·공청회도 없이 공무원 중심으로 여전히 개별 방문을 통한 면민설득을 시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괴산군청 관계자는 “설명회나 공청회 등 공식적인 설명이 없었다고 했지만 공식 설명회를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며 “반대로 소규모 주민설명회는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이 염려하는 심각한 공해·환경오염 등의 공해유발업체나 화학물질 등 환경유해업종은 유치하지 않겠다”며 “주민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고 설득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창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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