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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국민피해 키우는 졸속정책(中-경제)

현실 외면한 친노동 급발진에 기업도 근로자도 전부 ‘죽을 맛’

이달부터 5인 이상 소기업도 주52시간 근무

근로자·기업 부작용 호소, 경쟁력 약화 우려

최저임금 인상에 자영업자 부담, 일자리 품귀

오창영기자(cyoh@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7-26 0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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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초 50~299인 중소기업에서 본격적으로 시행된 주52시간 근무제는 반년이 지난 이달 1일부터 5인 이상 소기업에까지 확대 적용됐다. 다수의 근로자들은 법정 근로 시간 축소에 따른 임금 감소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심지어 직장을 그만두거나 시간을 쪼개 다른 수입원을 찾아 나선 이들도 적지 않다. 사진은 직장인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 문용균 팀장|오주한·오창영·한대의 기자]
정부·여당이 추진한 주 52시간 근무제가 2018년 2월 국회를 통과한 이후 한국 경제는 엄청난 패러다임의 변화를 겪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올해 초 50~299인 중소기업에 적용된 지 반년 여 만에 5인 이상 소기업에까지 확대 적용됐다.
 
사실상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이 주52시간 근무제의 영향권 아래 놓이면서 일찌감치 예상됐던 부작용들이 하나 둘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정책 수혜자인 근로자들의 피해가 적지 않아 주목된다. 법정근로 시간 축소에 따른 임금감소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크게 늘었고 심지어 직장을 그만두거나 시간을 쪼개 다른 수입원을 찾아 나선 이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주 52시간 시행 후 근로자 월급 80만원 감소…“저녁이 있으면 모하나 돈이 없는데”
 
그동안 법정근로시간은 주 40시간의 법정 근로 시간, 연장 근로 시간 12시간, 주말 근로 시간 16시간 등 총 주 68시간이었다. 그러나 문재인정부가 ‘저녁이 있는 삶’을 국민에게 보장하겠다며 법정 근로 시간 단축에 속도를 내면서 주52시간을 초과해 일을 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정부는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권기섭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은 “2017년과 비교해 보면 지난해 연간 근로시간이 줄고 주52시간을 초과하는 취업자 비율도 감소했다”며 “앞서 국민들은 주52시간 근무제를 제20대 국회의 좋은 입법 1위로 뽑은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국민 여론은 정부의 평가와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산업계의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속도를 높여 주52시간 근무제를 밀어붙이다 보니 그렇잖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힘든 상황에서 어려움이 더욱 가중됐다고 성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수도권 모처에서 생활용품 제조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이성훈(남·가명) 씨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이래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되는 것은 아닌지 하루하루 노심초사하고 있다. 근로자들의 법정 근로 시간이 주당 28시간이나 줄어들면서 생산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생산 물량을 맞춰야 하는 제조업 특성 상 기계를 오랜 시간 돌려야 하는데 주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되면서 직원들의 연장 근무가 불가능하게 됐다”며 “쉼 없이 돌아가는 기계에 맞춰 생산라인 직원들이 투입돼야 하지만 불가능해져 당장 물량 맞추기도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이 씨는 “인력을 충원하려 해도 국내 인력들은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경향이 짙고 고임금 직종을 선호해 마당한 사람 구하기도 어렵다”며 “외국인은 코로나 여파로 입국 자체가 불가하니 사실상 인력을 충원할 수 없는 셈이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30인 미만의 기업에는 노사 합의를 통해 주 8시간을 더 일할 수 있도록 했지만 우리 회사의 경우 30인이 넘어 연장 근로 없이 무조건 주 52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며 “당장 먹고 살기가 막막해진 제조업 특성을 고려해 법정 근로 시간을 차등 적용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씨의 경우처럼 대부분의 사업주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주52시간 근무제를 따르고 있다. 이를 지키지 않을 시 사업주들은 하루아침에 범법자가 될 수 있어서다. 주52시간 근무제를 위반하면 최장 4개월의 시정 기간이 부여되고 기간 내 시정되지 않으면 근로기준법 제110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주52시간 근무제가 비단 사업주에게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다. 근로자 역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근로자의 경우 당장 잔업과 주말 특근 등을 할 수 없게 되다 보니 예전에 비해 수입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18년 8월 이전 법정 근로 시간은 주 68시간이었으나 이달부터 5인 이상 소기업의 근로 시간까지 주 52시간으로 줄어들면서 근로자들의 임금은 크게 감소하게 됐다. 결국 근로자들의 실질적인 가처분 소득은 크게 줄었다.
 
일례로 근로자가 기존의 법정 근로 시간대로 일한다면 올해 최저임금인 8720원 기준으로 주 28시간의 연장·휴일 근로에 대해 1.5배의 가산 수당을 받아 총 약 286만원의 월급을 받게 된다. 이 마저도 야간 근로에 대한 가산 수당은 제외한 금액이다.
 
그러나 주 52시간으로 법정 근로 시간이 축소되고 최대 주 12시간까지만 연장·휴일 근로에 대한 가산 수당을 적용받게 되면서 월급은 약 202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근로자 입장에선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80만원 넘는 돈을 벌 수 없게 된 셈이다.
 
수도권에 위치한 전자기기 업체에서 일하는 류진영(남·가명) 씨는 “중소기업 생산직의 경우 낮은 임금을 초과 근무를 통해서 보상받는 경우가 많다”며 “통상적으로 휴일에 근무를 하는 등 초과 근무에 따른 가산 수당을 받아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주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월급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지난해 12월만해도 월급이 340만원 정도 됐는데 올해 1월 월급이 250만원으로 큰 폭으로 감소해 걱정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임금이 줄어들면서 중소기업을 떠날 것을 고민하는 근로자들이 늘고 있다. 몸은 고되고 근로 시간은 길어도 실수령액이 많다는 장점으로 인해 중소기업에 종사했는데 임금이 크게 감소해 다른 일을 하지 않고서는 생계를 이어나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사진은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청년. ⓒ스카이데일리
 
그러면서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처음 한 달은 임금 감소보다 개인 시간이 늘어난 것에 기쁘기도 했지만 당장 두 번째 달부터 줄어든 임금 때문에 형편이 크게 팍팍해졌다”며 “이 돈 받고 일할 바에는 차라리 배달 대행 기사를 하는 게 더 낫겠다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고민이 많다”고 털어 놨다.
 
류 씨는 “솔직히 얼마 전부터 진지하게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며 “크게 감소한 수입에 위기감을 느끼며 이미 퇴사한 동료도 있고 나처럼 퇴사를 고민하고 있는 동료도 꽤 많다”고 덧붙였다.
 
일부 근로자들은 실질 소득이 크게 줄자 아예 중소기업을 떠날 생각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몸은 고되고 근로 시간은 길어도 실수령액이 많다는 장점으로 인해 중소기업에 종사했는데 임금이 크게 감소해 다른 일을 하지 않고서는 생계를 이어나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현실 도외시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기업도 청년도 전부 죽을 맛
 
문재인정부 출범 후 급격하게 오른 최저임금 또한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다. 이달 12일 최저임금을 심의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최저임금위)는 근로자측과 사용자측 위원의 합의 없이 표결을 강행해 최저임금 5.1% 인상안을 통과시켰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440원 오른 9160원으로 책정됐다.
 
주당 52시간, 총 4주 간 근로한다고 가정할 때 근로자가 수령하게 될 월급은 190만5280원으로 올해 181만3760원에 비해 9만1520원 더 늘어났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사업주의 부담은 크게 늘어날 것으으로 전망된다. 당장 내년부터 사업주들이 부담해야 할 근로자들의 한 달 급여 인상분 총액은 3990억원에 이른다.
 
산업계 안팎에선 정부가 코로나 여파로 경영 위기에 내몰린 기업들을 ‘소주성’이라는 미명 하에 낭떠러지로 밀어내고 있는 형국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책 수혜자인 근로자들은 물론 청년들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경제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취업준비생은 “대학을 졸업하고 수개월째 취업을 준비하고 있으나 지난해부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코로나로 인해 취업문이 상당히 좁아진 탓에 구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부모님께 용돈을 받으며 마냥 취업 준비만 할 수 없어 아르바이트라도 구해 보려 했으나 그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취업 준비를 위해 아르바이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는 만큼 집 근처 편의점, 카페, PC방 등을 위주로 알아봤지만 뽑는 곳이 거의 없었다”며 “가끔 모집 공고가 올라와 부리나케 연락하면 이미 뽑았다는 답변이나 내가 희망하지 않는 시간대에 근무해야 한다는 답변만 돌아 왔다”고 허탈해 했다.
 
그는 “해마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최저임금으로 인해 고용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면서 정작 일자리를 찾는 수많은 청년들이 피눈물을 흘리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며 “국내 기업과 사업주가 수용할 수 없는 수준으로 무리하게 추진되면 최저임금 인상은 오히려 전 사회에서 역효과를 불러오고 그 폐해는 고스란히 청년과 약자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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