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재계 순위 38위 SM그룹을 비롯한 총 9곳의 투자자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수전에서 예상 외의 흥행을 거둔 쌍용차는 후속 준비를 통해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매각 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인수의향서를 낸 국내외 9곳의 투자자 중 예비 실사 적격자를 추려 2일 법원에 보고할 계획이다. 예비 실사 적격자가 추려지면 이달 27일까지 예비 실사를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와 EY한영회계법인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투자자 중에 서류 미비 등의 부적격 사유가 있는 투자자를 제외하고 예비 실사를 진행할 것이다”고 전했다.
예비 실사가 마무리되면 쌍용차와 EY한영회계법인은 다음달 중으로 인수제안서를 접수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당초 예상과 달리 9곳의 투자자가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쌍용차는 초반 흥행에 성공한 모양새다.
앞서 지난달 30일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 결과 SM그룹, 에디슨모터스, HAAH오토모티브의 새 법인인 카디널 원 모터스, 케이팝모터스, 박석전앤컴퍼니 등 기존 인수 의향을 밝힌 업체 등을 비롯해 이엘비앤티, 월드에너시, 인디(INDI) EV, 하이젠솔루션 등 총 9곳이 LOI를 제출하고 쌍용차 인수전에 참여했다.
다만 이 가운데 얼마나 많은 투자자들이 실제 인수제안서를 제출할 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선 인수 의향을 밝힌 투자자들이 공익채권과 운영자금 등을 감안해 1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쌍용차 인수 자금을 동원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을 품고 있는 상태다.
업계는 자금 조달 능력을 살폈을 때 대기업 SM그룹을 비롯해 한 차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는 카디널 원 모터스, 사모펀드 키스톤 PE, 초소형 전기차 생산 업체 쎄미시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에디슨모터스 간에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계 순위 38위, 자산 규모 10조원의 SM그룹이 깜짝 등판하면서 쌍용차 인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진 상황이다. 기업 규모나 인수 능력, 자금 조달 규모 등에서 카디널 원 모터스나 에디슨모터스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보유 현금이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SM그룹은 이번 인수전에서 자체 보유 자금을 활용해 인수 대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인수 후 자동차 부품 계열사 남선알미늄 등과의 시너지를 키워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2010년 매각 당시에도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나타냈던 SM그룹은 우오현 회장의 의지가 강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 관계자는 “내부에선 자금력을 갖춘 SM그룹의 참여를 환영하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전기버스를 만드는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를 인수하면 전기 승용차까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키스톤PE, 쎄미시스코와 컨소시엄도 꾸렸다.
카디널 원 모터스는 지난해 쌍용차 인수 작업에 뛰어들었던 HAAH오토모티브의 듀크 헤일 창업자가 쌍용차 인수를 위해 최근 설립한 법인이다. 쌍용차를 인수하면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시장에 차량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번 인수전에서 흥행에 성공한 것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일부 투자자가 사전에 강력한 인수 의지를 내비치며 불을 지핀데다 쌍용차가 최근 자구안과 미래 비전을 잇달아 제시한 것이 도움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는 최근 새 디자인 철학인 ‘파워드 바이 터프니스(Powered by Toughness)’를 공개하며 중형 SUV J100(프로젝트명)에 이어 차세대 SUV인 KR10(프로젝트명)의 디자인 스케치를 선보였다.
이달 12일부터 평택공장 생산 라인을 주간 연속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며 직원 무급 휴업에 돌입하는 등 자구 노력도 진행 중이다.
앞서 쌍용차는 이달 9일에는 평택시와 업무 협약을 맺고 기존의 평택공장 부지를 평택시에 매각하고 새 부지를 구입해 친환경차 생산 공장을 짓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평택공장이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인 만큼 주거용지로 용도 변경이 이뤄질 경우 최근 자산 재평가 과정에서 매겨진 9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며 “이 경우 새 공장 부지 매입과 건설 자금 외에 여유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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