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실손보험료가 더 비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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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 실손보험료가 더 비쌀까

김학형 국제팀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8-03 00:02:40

“친구와 동성에 동갑인데다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가입 기간도 비슷한데 왜 나만 보험료가 많이 올랐을까?”

지인이 어떤 이유로 보험료가 오르는지 물어왔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알려줄지 애매해 나중에 메일을 보냈는데, 독자 여러분도 궁금할 수 있을 것 같아 정리했다.

첫 번째 이유는 나이다. “어릴 때 실손보험에 가입해야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말은 사실이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이 나빠져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갈 확률이 올라가기 때문에 실손보험료도 함께 오르게 된다. 예컨대 35세 여성은 보험업계 평균 약 9700원을 내는데, 만 55세 여성은 2만3800원을 낸다.

두 번째는 성별이다. 일반 보험과 달리 실손보험 보험료는 여성이 남성보다 비싸다. 반대로 실손보험을 제외한 대부분 보험은 남성의 보험료가 더 비싸다. 때문에 자동차 보험은 남성이 여성보다 보험료가 더 높다. 보통 남성이 여성에 비해 평균 수명이 짧고 야외 활동이 잦으므로 자동차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대로 실손보험은 여성의 위험률을 높게 본다. 잘 알려졌듯이 여성은 평균수명이 길기 때문에 남성보다 더 늦은 나이까지 더 많이 병원을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성별에 나이까지 더해지면 남녀 실손보험 보험료 차이는 갈수록 더 벌어진다. 예컨대 25세의 남성 6572원, 여성 7508원으로 차이가 크지 않던 실손보험 보험료는 55세가 되면 남성 1만9745원, 여성 2만4941원으로 큰 차이가 발생한다.

세 번째는 질병 이력이다. 최근 2년 내 병원 치료를 받은 기록이 있는 사람은 일반 실손보험은 가입 불가하고 ‘유병자 실손보험’만 가입할 수 있다. 유병자 실손보험 보험료는 일반 실손보험 보험료의 두세 배 수준이다. 예컨대 만 55세의 평균 실손보험 보험료를 보면 일반 실손보험은 1만9745원이며, 유병자 실손보험은 4만3898원에 달한다. 차이가 꽤 크지만 과거 한때 유병력자는 아예 실손보험 가입을 거부당했었다.

네 번째는 표준형, 선택형 차이다. 3세대 실손보험 기준 실손보험에 가입할 때 표준형과 선택형을 택하는데, 표준형은 병원비에서 실제로 내가 내는 비용이 20%이고 선택형은 10%이다. 내가 내는 비용을 더 적게 낼 수 있는 게 선택형, 이보다는 조금 더 많이 내는 게 표준형이라고 보면 된다.

예컨대 병원비가 1만원 나왔을 경우, 표준형은 8000원을 실손보험으로 보장받고 나머지 2000원을 본인이 부담하는데 비해, 선택형은 9000원을 보장받고 1000원만 내면 된다. 보험료가 저렴한 표준형보다 선택형에 가입한 사람이 보험 보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는 특약이다. 실손보험으로 보장받을 수 없는 비급여에 해당하는 MRI, 도수치료, 비급여 주사에 대해 실손보험 가입 시 선택적으로 추가할 수 있는 특별 약관을 뜻한다. 기본이 아닌 특약이므로 희망할 때 선택적으로 가입하는 추가 옵션이고 특약에 따라 추가 보험료가 다르니 선택한 특약이 많을수록 보험금이 오른다. 보통 MRI, 도수치료, 비급여 주사 등의 순으로 비싸다.

끝으로 다른 가입자의 과도한 치료다. 들어오는 보험료 중 나가는 보험금의 비중을 손해율이라 하는데,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이미 100%를 넘은지 오래다. 수년간 수입보다 지급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그러니 보험사는 전체의 실손보험 보험료를 올려서 이를 충당하려 하지만 금융당국의 제재로 이마저 쉽지 않다. 내가 편의를 누리자고 남이 치료받을 기회를 빼앗지는 않았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김학형 국제팀장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