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I, 언론법 철회 촉구… 국내 언론단체는 자율규제 대안 제시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폴리로그 > 국회·정당

27일 본회의 처리 예정… 與野, 징벌적 손배 등 쟁점 합의 못해
IPI, 총회서 결의문 채택…“독립 저널리즘 방해규제 심각히 우려”
국내 언론7단체, 개정 논의 중단 촉구…“악법 본질 변하지 않아”

조성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9-23 13:38:00

▲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 시한이 임박했지만 여야 8인 협의체의 논의가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사진은 국내 언론 7단체의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 반대 기자회견. ⓒ스카이데일리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 시한이 임박했지만 여야 8인 협의체 논의는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국제언론인단체(IPI)는 개정안 철회를 촉구하고 있으며 국내 주요 언론단체들은 강력한 자율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대안을 내놨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26일까지 개정안 수정안을 도출해 27일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더불어민주당(민주당), 국민의힘 의원 각각 2명과 양당이 추천한 전문가 2명씩 총 8명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8인 협의체는 지금까지 8차례 회의를 진행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쟁점사안인 징벌적 손해배상과 관련해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부과하는 안과 5000만원 또는 손해액의 3배 이내 배상액 중 높은 금액을 택하도록 하는 안 중 하나를 택하자는 입장이다.

또 △허위·조작보도 정의 규정 삭제 △기사 열람차단청구권을 '‘생활의 핵심영역 침해’의 경우로만 국한 등의 대안을 내놨다.

반면 국민의힘은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또 열람차단 청구 도입 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외에 허위·조작보도 문구 대신 포함된 ‘진실하지 아니한’이라는 정의가 더욱 포괄적이어서 언론 보도 자유 침해 여지가 넓다고 지적하고 있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IPI는 해당 법안 철회를 촉구했다. 23일 한국신문협회에 따르면 IPI는 15~1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총회를 열고 언론중재법 철회를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IPI는 전 세계 120개 국가의 언론인과 미디어 경영인, 편집자들로 구성돼 있는 단체다.

IPI는 “독립 저널리즘을 방해할 몇몇 새로운 법적 및 규제 조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여기에는 한국에서 발의된 이른바 허위보도에 대해 언론사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가짜뉴스 법과 언론에 대한 국가의 규제 통제를 급격히 확대하는 파키스탄의 PMDA 법안이 포함된다. IPI는 이 두 조치 모두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국내 주요 언론단체는 언론중재법 개정 논의 중단을 촉구함과 동시에 강력한 자율규제를 골자로 한 대안을 제시했다.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신문협회·한국기자협회·한국인터넷신문협회·방송기자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여기자협회 등 7개 언론단체는 2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가짜뉴스의 문제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 속에서 나타나는 전 세계적 현상이지만 정부가 가짜뉴스의 개념을 정의하고 이를 징벌적으로 처벌하겠다는 나라는 전 세계 민주국가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여야가 8인 협의체를 구성하고 시한을 정해 언론중재법 처리를 놓고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현행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골격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악법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 차례 회의를 열고 오보 등으로 인해 고통받았던 피해자들에게 제때, 충분하게 사과하고 신속하게 잘못을 바로잡는 데 있어 소홀했고 이런 잘못이 언론의 불신을 불러왔고 언론이 스스로 자율규제 기능을 강화하지 못해 언론에 대한 권력의 개입을 자초한 책임을 인정한다”면서 “언론중재법 개정 반대 목소리만 낼 것이 아니라 이를 계기로 언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보다 강력하고 실효적인 자정 노력을 기울이자는 차원에서 자율규제 체제를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언론 7단체는 ‘통합형 언론자율규제기구’를 통해 저널리즘의 품질을 높이고 허위정보, 언론윤리 위반 인터넷 기사 등에 대해 실효성 있는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인터넷 기사와 광고로 인한 피해자가 법정 기구인 언론중재위원회나 법원에 가지 않더라도 신속하게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jsw5655@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