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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입법독주가 낳은 국민 피해(中-사회)

눈 감고 귀 막은 거대권력 아집에 청년은 허탈 자영업자는 절망

비정규직의 정규화로 인한 청년 일자리 축소

국민희생 의존한 거리두기에 자영업자 곡소리

과도한 권력집중 부작용…투표 신중론 급확산

기사입력 2021-10-12 00:05:00

▲ 여당의 입법독주로 인한 사회적 혼란이 심화되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희생 중심의 코로나19 방역조치 등으로 청년과 자영업자들의 공분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진은 2017년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조성우 차장|허경진·양준규·임소율 기자]
문재인정부와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의 독주 행보로 인해 사회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정부·여당의 국정과제 1호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불공정 논란은 청년들에게 허탈감을 안겨줬다. 희생만을 강요한 방역정책을 고집한 탓에 자영업자들은 심각한 생계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노력과 관계없는 로또취업…갈수록 줄어드는 청년 일자리
 
2017년 5월 12일, 취임 3일차를 맞이한 문 대통령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국공)을 방문해 “임기 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선언했다. 정부는 같은해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민주당 역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21대 총선 공약으로 발표하는 등 1호 국정과제 실현을 위한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았다.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21대 총선 이후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됐다. 급기야 지난해 6월22일 인국공은 △공항소방대 211명 △야생동물통제 30명 △여객보안검색 1902명 등 비정규직 근로자 2143명을 직접 고용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4년 동안 4800여명에 달하는 인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인국공의 정규직 전환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다. 인국공에 입사하기 위해 스펙을 쌓으며 부단히 노력했던 청년들은 허탈감을 드러냈다. 이들의 허탈감은 역차별 논란으로 이어졌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신규 채용이 상대적으로 줄었다며 이는 공기업 취업을 위해 노력하던 이들을 바보로 만드는 처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인국공은 취업 전문사이트 인크루트가 조사한 2020년 가장 일하고 싶은 공기업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청년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지만 신규채용은 급격하게 감소했다. 지난 2019년 149명을 신규채용했던 인국공의 지난해 신규채용 규모는 75명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1분기 인국공 신규 채용은 단 1명에 불과했다.
 
인국공 취업의 문은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국공 노사전문가협의회 관계자는 인국공이 기획재정부로부터 2022년 인력 증원에 대한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신규채용인력이 확 줄어든다. 내후년에는 완전 제로에 가까워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당장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의 여파가 적어보일 수 있으나 내년부터는 취준생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인국공에서 불거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움직임은 사회 전체로 확산돼 신규채용 축소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사들은 직접고용을 외치며 파업을 전개했다. 공기업뿐만 아니라 사기업에서도 직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현대제철 비정규직노조는 협력사 파견직 직고용을 요구하며 당진제철소 통제센터를 기습점거하기도 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청년들은 무분별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허탈감이 커지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인국공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강준현(29·남) 씨는 “군대 전역 이후부터 계속 인국공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인국공 사태를 보고 어이가 없었다.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알바몬으로 취뽀했는데 우리는 뭐하나’ 등의 자조적인 반응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정부·여당에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신규채용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했지만 실제로 인국공의 신규채용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이게 불공정이지 무엇인가. 열심히 준비하다가 기회를 빼앗긴 것 아닌가. 이건 아니지 않나”라고 하소연했다.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김성현(28·남) 씨와 조유리(26·여) 씨는 차라리 용역으로 공기업을 먼저 들어가는 방법을 고민한다고 했다. 김 씨는 “열심히 공부해서 입사하는 것보다 차라리 비정규직으로 입사한 후 정규직 전환의 기회를 받는 것이 더 효율성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씨는 “채용인원은 적은데 경쟁자들의 능력은 점점 좋아진다”며 “정도로는 합격 가능성이 없는 것이다. 차라리 우회 방법을 선택하자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거대한 권력을 가진 정부·여당의 고집이 결국 노력하는 청년들에게 박탈감을 안겼다고 입을 모았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인국공 정규직화는 즉흥적이고 시기적으로 너무 성급했다. 그 여파도 적지 않다”며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생존권을 보호한다고 하지만 그것으로는 명분이 부족하다. 명확한 기준점이 없는 이번 정규직화는 일자리 포퓰리즘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코로나로 인해 고용시장이 얼어붙어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취준생들의 입장에서는 화가 날 수밖에 없다”며 “굳이 현 시점에서 명확한 기준 없이 정규직화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은 현 정부가 청년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고 지적했다.
 
국민 희생만 강요한 2년간의 방역대책, 그 마저도 실패…“패러다임 전환, 벌써 했어야”
 
지난해 2월 전국에 영업시간 및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을 골자로 한 사회적 거리두기(거리두기) 3단계(개편 전)가 적용된 이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물리적 거리두기에 기반한 방역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부터 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의 고강도 거리두기 조치로 인해 자영업자의 고통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고장수 한국자영업자협의회 공동의장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자영업자들의 빚은 66조, 폐업한 매장 수가 45만3000개를 넘어섰고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자영업자 수도 20명이 넘는 등 참혹한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은 방역 체계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고강도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4차 유행이 잡히지 않는 것은 정부의 방역대책이 잘못된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지금과 같이 확진자를 기준으로 한 무분별한 물리적 방역체계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은 조속한 방역 규제 완화를 외치고 있다. 사진은 천막 농성을 하고 있는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스카이데일리
 
서울 대림동에서 라이브 카페를 운영하는 문기태(42·남) 씨는 “거리두기로 인해 죽지 못해 살아간다”며 “내 사업은 시간이 가장 중요한데 영업제한 시간이 있다 보니 손님들이 2/3 이상 줄었다”고 푸념했다. 이어 “잘 나갈 때는 월에 5000만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거기서 0 하나 빠진 것도 벌지 못한다”며 “자영업자·전문가들이 ‘위드 코로나’를 외쳐대도 힘을 가진 정부·여당이 꼼짝도 안하니 답답할 노릇이다”고 토로했다.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선영(여·가명) 씨는 “그렇게 방역체계 전환하자고 이야기할때는 꿈쩍도 안하더니 11월에 일상으로 전환한다고 한다. 사람 다 죽었는데 이제 와서 하면 무슨 소용이냐”며 “이번 상황을 통해 사람 잘 뽑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투표 잘해야 겠다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정치권에서도 같은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미 전 세계 전문가들이 코로나19와 함께하는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백신 접종을 서둘러야 함과 동시에 ‘주먹구구식의 눈치보기 방역’ ‘통제일변도의 옥죄기 방역’이 아닌 과학에 근거해 국민들께서 납득할 수 있는 방역체계로의 전환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도 더 효율적이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역시 지속가능한 방역체계를 고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8월 ‘공공보건의료 강화를 위한 국회 연속 심포지엄’에 참여한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는 없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피해만 극심한 상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의 객관적인 근거를 찾아보기 어렵다. 통금시간을 10시에서 9시로 줄이면 무슨 효과가 있는가. 확진자가 적게 발생하는 우리나라에서 일괄적으로 다중이용시설을 규제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다”고 비판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전 국민이 막대한 손해를 입었지만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자영업자의 피해는 특히 심각하다”며 “지금과 같은 상태가 계속 유지될 경우 줄폐업과 더불어 그 이상의 충격적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빠른 시기 내에 현실적인 피해구제 대책과 방역방식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정부·여당은 ‘K-방역’이라는 이름까지 붙여가며 방역체계를 자화자찬하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그동안 우리는 성공적인 K-방역을 통해 공적제도에 대한 신뢰가 커졌다”며 “마스크 없는 일상이 멀지 않았다. 국민 여러분의 신뢰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은 ‘팩트로 보는 문재인정부 4년 주요 정책성과’에서 ‘K-방역모델 성공’을 자료집 제일 앞에 배치했다. 민주당은 “발 빠른 비상대응체제 전환 및 국가적 역량 집중으로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한 거의 유일한 나라다”며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으로 국민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코로나19 유행을 극복했다”고 자평했다.

 [임소율 기자 / skye_soyulim , sylim@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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