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사이트의 탈(脫) 익스플로러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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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공공기관 사이트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07 00:02:30

인터넷 브라우저의 대명사였던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터넷 익스플로러(IE) 11의 공식적인 서비스 기술 지원을 내년 6월 15일에 종료한다고 밝혔다. IE 11 기술 지원에는 보안도 해당하기 때문에 해킹 등의 위협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다른 브라우저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빠르고 안전한 인터넷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인터넷 이용환경 개선 대국민 캠페인’을 11월 30일까지 실시하고 있다. 보안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 나서는 것은 좋지만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사실 크롬, 사파리, 엣지 등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대체할 만한 브라우저가 많이 나왔기 때문에 브라우저를 갈아타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웹 트래픽 분석사이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2월 국내 PC 웹브라우저 점유율 중 익스플로러가 차지하는 비율은 9.17%에 불과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대한 기술 지원이 중단되지 않더라도 이미 다른 브라우저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 더 많다.

그러나 아직도 대다수의 공공기관 사이트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하는 것이 더 편리한 곳이 많다. 익스플로러가 아닌 다른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사람이 어쩔 수 없이 공공기관 사이트 이용을 위해 익스플로러를 실행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정부에서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는 올해 초 공공분야 웹 플러그인의 99.9%를 퇴출했다고 밝혔다. 웹 플러그인의 문제점은 비표준 기술이기 때문에 브라우저에 따라 서비스가 달라지는 것이다. 익스플로러에 맞춰서 만들어진 플러그인이 다른 브라우저로 접속할 경우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익스플로러로 접속해야 했던 문제점을 해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웹 플러그인을 공공기관 사이트에서 퇴출했다고 해서 익스플로러를 쓰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플러그인들을 퇴출했다고 해도 아직 공공기관 사이트는 익스플로러를 이용하는 게 낫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 법원 인터넷 등기소 사이트에 들어가면 ‘크롬 및 엣지 브라우저 최신 버전 이용 안내’ 안내창이 뜬다. 안내창에는 ‘현재 크롬 및 엣지 브라우저 최신 버전에서 등기사항 증명서 열람 발급을 위한 보안프로그램 설치 및 열람 발급이 정상적으로 제공되고 있지 않습니다’고 적혀있다.

실제로 익스플로러 외에 다른 브라우저로 등기를 발급받으면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지 않기 때문에 바로 열람할 수 없고 다른 페이지를 한번 들어간 다음 열람을 눌러야 한다. 클릭 두 번 하면 해결되는 문제지만 불편한 요소고 잘 모르는 사람은 더 헤맬 수도 있다.

가장 친근한 웹 브라우저였던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이미 구시대의 유물이 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주력 웹 브라우저를 엣지로 변경했고 구글은 지난해 유튜브가 익스플로러를 지원하지 않도록 변경했다.

한국 공공기관 사이트들도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온라인·비대면 시대에서 익스플로러는 더 이상 현역 브라우저가 아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은퇴에 대비해 정말로 익스플로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하루빨리 구축해야 한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