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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업 어때<26>]-우리카드

우리카드 두 얼굴···개인엔 이자 꼬박, 법인엔 무이자 선뜻

법인회원에 과도한 혜택 제공… 금융당국 자제 요청·법 개정에도 ‘나몰라라’

상반기 순이익 지난해 넘어서… 경쟁사보다 낮은 이익 증가율 ‘숙제’

기사입력 2021-10-11 13:35:01

▲ 우리카드가 일부 법인회원에게 과도한 혜택을 제공해온 것으로 드러나며 구설수에 올랐다. 금융당국의 지적과 관련법 시행에도 이러한 ‘꼼수영업’을 계속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우리카드 본사 건물. ⓒ스카이데일리
  
최근 카드업계 안팎에서 우리카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카드가 일부 법인회원에게 과도한 혜택을 제공해온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문제는 최근 법인카드 이용 혜택이 0.5%로 제한되고 난 이후에도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영업해 사실상 편법을 지속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 취임한 김정기 우리카드 대표가 실적을 위해 무리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 자제요청에도 실적위해 편법 사용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지난달 금융감독원(금감원)으로부터 법인회원에 대한 과도한 혜택을 제공하지 말라는 내용의 자제 요청을 받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카드에) 법인회원의 국세 등 납부에 대한 경제적 혜택이 현행 감독규정을 넘을 수 있으니 주의를 당부하는 차원이었다”라고 밝혔다.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올해 8월말 한 국내 한 정유사(법인회원)가 결제한 카드대금 4000억원 가량을 기초자산으로 자산유동화했다. 해당 정유사에는 최대 6개월의 장기 무이자 할부 혜택이 제공됐다. 지난달에도 우리카드는 또 다른 정유사와 비슷한 방식으로 매출채권 자산유동화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유동화’란 기업이나 금융기관이 매출채권이나 대출금 등 보유한 자산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 조달하는 방식을 말한다. 카드사는 ‘자산유동화’를 비롯해 카드채, ESG 채권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 노력과 비용이 드는 만큼 카드사 수익 증진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카드가 이 같은 편법을 행한 이유는 대기업 법인의 결제금액이 연간 최소 수천억원에서 최대 수조원에 이르는 만큼 카드사 신용판매액과 시장점유율(MS)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카드사와 법인 모두에게 이익이기도 하다. 법인은 무이자 할부로 고객 유치를 통해 실적을 제고할 수 있고, 카드사도 대형 회원사 유치 등을 통해 업계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이는 법인이 국세·지방세 등 세금을 카드로 분할 납부할 때도 자금 운용에 여유가 생기는 이점을 가진다. 이때 카드사는 법인회원의 결제대금을 기초자산으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유동성을 확보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Asset-Backed Securities) 발행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러한 영업방식이 금융당국의 방침을 거스른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9년부터 카드사 마케팅 비용 상승 등 부작용을 막겠다며 법인회원에 대한 과도한 이익 제공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이러한 영업행태가 계속되자 금감원은 올해 3월 우리카드를 비롯한 몇몇 카드사 관계자를 불러 이같은 영업방식의 자제를 요청한 바 있다. 다른 카드사가 금융당국의 권고를 받아들여 이를 중단한 것과 달리 우리카드는 지난달까지도 같은 방식으로 편법 영업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자료=금융위원회]
 
한편 올해 7월부터 시행된 여신전문금융업법 감독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카드사가 법인회원의 카드 이용에 따라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의 범위를 법인카드 이용액의 0.5% 이내로 제한했다.
 
카드업계는 그동안 대형 법인회원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카드 매출의 1% 안팎을 캐시백 형태로 되돌려줘 왔다. 상대 법인은 이를 사내 복지기금이나 각종 유지·보수 등을 위해 적립하거나 임직원의 해외여행 경비 등으로 쓰기도 했다. 법인회원에 대한 출혈경쟁이 이어지면서 카드사 마케팅 비용은 2015년 이후 매년 10% 이상 증가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법인회원이 카드사에 부담하는 연회비는 148억원인 데 반해 카드사가 법인에 제공한 경제적 이익은 4166억원으로 약 30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카드사들이 대형 법인을 회원으로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느라 많은 혜택을 제공한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 “여기서 상승한 비용을 가맹점 수수료 부담으로 전가한다는 의심의 눈초리가 많았고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카드사들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종훈 금융위 중소금융과장은 “대기업 등 대형법인에 대한 신용카드사의 과도한 경제적 이익 제공이 줄어들면 향후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도 긍정적일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우리카드는 이번에 당국의 재차 자제 요청을 수용하면서도 일부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금감원 권고를 수용하기로 했다”면서도 “과도한 혜택인지에 관해서는 해석하기에 따라 다르게 판단할 여지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카드업계 평균보다 이익 증가율 낮아
 
▲ 우리카드가 올해 상반기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다른 카드사에 비해 이익 증가율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우리카드 본사 건물내 현판 모습. ⓒ스카이데일리
   
금감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8개 전업카드사의 당기 순이익은 1조494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181억원) 대비 33.7%나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도 소비지출이 회복되고 카드대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하지만 대손준비금 적립 후 당기순이익은 1조531억원으로 오히려 작년 상반기보다 34억원 줄었다. 소비심리 회복으로 인한 소비 증가로 실적도 급증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예년과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우리카드도 올해 상반기 나쁘지 않은 실적을 거뒀다. 당기순이익은 12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5% 증가하며 지난해 한해 순이익(1202억원)을 넘어섰다. 판매관리비와 충당금적립전 영업이익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클었고 순영업수익도 1580억원으로 1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21.4%), KB국민카드(54.3%), 하나카드(117.8%) 등 카드업계 전반이 큰 폭으로 당기순이익을 늘린 것과 비교하면 이익 증가율이 크지 않다.
 
자산건전성 역시 소폭 개선됐다. 우리카드의 상반기 연체율은 0.85%로 전분기 대비 0.06%p 내렸으며, 전년 동기 대비 0.23%p 올랐다. 2분기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61%로 전 분기보다 0.01%p 개선됐다.
 
다만 세부 실적에서는 다소 수익성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우리카드는 2분기 순이익으로 494억원을 시현해 전년 2분기보다 51.3% 증가했으나 1분기와 비교하면 31.9% 감소했다. 금융사 수익성을 보여주는 총자산순이익률(ROA)은 2.06%로 전 분기 대비 0.47%p 떨어졌고, 순이자마진(NIM)도 8.45%로 0.29%p 떨어졌다.
 
김정기 사장은 올해 초 취임 일성으로 ’디지털 지급결제 금융사’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영업력 강화·디지털 혁신·신 수익원 발굴·시너지사업 강화 등의 방침을 제시했다. 김 사장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학형 기자 / sky_hhkim , hhkim@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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