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선후보를 향한 이유있는 불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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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View]-이재명 둘러싼 의혹들

與 대선후보를 향한 이유있는 불안함

조성우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20 00:02:47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 니트를 꺼내 입기 시작하던 날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기 위해 공덕역 족발골목으로 향했다. 먼저 자리를 잡고 있던 친구의 얼굴은 빨갛게 상기돼 있었다. 추위를 녹이고자 서둘러 소주를 한잔 마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야기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가게 한쪽에 자리잡은 TV로 시선이 쏠렸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관련된 의혹에 대한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해당 뉴스를 본 친구의 얼굴은 더욱 상기됐다.

이 친구는 TK출신이지만 매 선거 때마다 민주당계 정당 후보를 뽑아왔다. 그리고 부동산 정책 등 문재인정부와 집권여당의 정책실패, 내로남불 논란 등이 한창 이슈였을 때도 “그래도 1번 뽑을거야. 2번보다 나아”라고 이야기했던 사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소주를 한잔 털어 넣은 친구는 “이번에는 2번 찍어야겠어. 1번은 못 찍겠어”라고 말했다. 의외였다. 보수정당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과 진보정당에 대한 후한 평가를 내려온 친구가 갑작스럽게 마음을 바뀐 것이 놀랍기도 했다.

그 친구는 마음을 바꾼 이유로 ‘불안함’을 꼽았다. 문재인정부의 정책 실패는 정책에 대한 실패라기보다는 처음 실시하는 정책이기 때문에 효과가 늦게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집권여당의 부동산 투기 논란 등이 불거졌을 때는 당사자들이 알지 못했던 문제들이 터진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고 했다. 정부도, 해당 논란의 당사자들도 당당하게 문제점을 꼬집고 이를 수정해 나가겠다고 이야기했기 때문에 믿었단다.

그런데 이 지사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당사자의 해명과 태도에 묘한 불안감을 느꼈다고 한다. 해당 의혹의 본질을 해명하는 것이 아닌 자신을 위한 방어막을 구축하고 오히려 상대방을 향해 윽박지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이 같은 감정을 비단 이 친구만이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직후 이 지사는 줄곧 대장동은 훌륭한 사업이라고 평가함과 동시에 몇몇 직원의 일탈이라고 규정했다. 대장동 사업의 이상한 수익구조, 관련 의혹 연루자들과의 관계 등에 대한 속시원한 해명은 없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기에 검찰의 늑장수사 논란 및 핵심인물의 영장기각, 여당의 특검도입 거부 등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다.

이 지사의 대장동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지사와 조직폭력배 유착관계 의혹까지 제기됐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진행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국제마피아 소속 박절민 씨의 공익제보를 공개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박 씨가 작성했다는 문건에는 이 지사가 2007년 이전부터 국제마피아 변원로와 유착관계를 가지고 있었고 이들로부터 20억원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의혹에도 이 지사는 “흐흐흐” 웃으며 “이래서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제한해야 한다. 아무 근거도 없는 조폭의 일방적 주장을 이렇게 제시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실명까지 공개한 제보자의 의혹임에도 이 지사는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고 사실이 아니라고만 한 것이다.

이 지사의 명확하지 못한 해명은 결국 불안감만 증폭시킬 것이다. 당 대선후보 경선이 끝난 직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하는 것일 것이며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에서 나오는 강도 높은 비판 역시 이에 기인한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플랜B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만을 위한 해명은 국민의 불안감만 고조시킬 뿐이다. 당당하다면 떳떳하다면 본질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 그리고 특검을 통해 성역없는 수사를 받아야 한다. 그것이 집권여당의 대선후보로서 역할이기도 하다.

조성우 jsw5655@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