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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국민의 꿈, 내 집 마련(上-30대)

집값 절망, 임대 유혹 딛고 ‘내 집’ 희망 이룬 불굴의 청년들

서울 아파트 절반 이상 9억원 초과 시대

현실 안주 않고 내 집 마련 나서는 청년들

재개발·갭투자 등 부동산 투자 방식 다양

기사입력 2021-10-25 00:07:00

국토교통부가 올해 8월 발표한 2020년도 주거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주택 보유 의식은 87.7%로 나타났다. ‘내 집을 꼭 마련해야 한다’고 응답자는 2014년 79.1%를 기록했으나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이후인 2018년엔 82.5%까지 증가했다. 이후 2019년 84.1%, 지난해 엔 87% 등으로 꾸준히 올랐다. 연령대 별로 보면 청년(지난해 기준 가구주의 연령이 만 19세부터 만 34세인)가구는 78.5%가 내 집이 꼭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2017년 70.7%였던 것과 비교해 7.8%나 올랐다. 2018년 83.8%, 2019년 87.8% 등을 기록한 신혼부부 가구의 지난해 주택 보유 의식은 89.7%로 나타났다. 10명 중 9명이 내 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신혼부부는 혼인한지 7년 이하인 가구가 대상이다. 가구주의 연령이 만 65세 이상인 고령층 가구의 경우 2019년 89.7%에서 더 오른 91.2%가 내 집이 꼭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대다수 국민이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집이지만 현실적으로 집을 사기가 점차 어려워지면서 체념하는 분위기가 역력한 모습이다. 그럼에도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내 집을 갖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이들이 여럿 존재한다. 일부는 목표한 바를 성취해 주변에 귀감이 되기도 한다. 스카이데일리는 포기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이들의 사례를 취재하고 내 집 마련을 포기하려는 이들에게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에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를 ‘국민의 꿈, 내 집 마련’으로 정하고 관련 내용을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 서울 부동산 가격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오르면서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은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꿈으로 전락했다. 비참한 현실에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성토하는 청년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 이들이 있어 이목을 끈다. 사진은 서울 내 아파트 밀집 지역.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문용균 팀장|오주한·오창영 기자]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수시로 바뀐 부동산정책과 그에 따른 정책 실패의 영향으로 전국의 부동산 시세가 큰 폭으로 치솟고 있다. 모든 국민의 ‘내 집 마련’ 꿈은 더욱 실현하기 어려워진 실정이다. 서울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중 절반 이상이 9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9억원 초과’ 서울 아파트의 비중은 2017년 6월 15.7%였으나 올해 6월 기준 56.8%로 폭등했다. 반면 같은 기간 ‘6억원 이하’ 서울 아파트는 67.1%에서 15.4%로 51.7%p나 감소했다.
 
비참한 현실에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성토하는 국민이 날로 늘어나고 있지만 일부는 목표를 버리지 않고 여전히 내 집 마련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청년층도 예외는 아니다. 부동산을 통해 개인의 경제적 안정화와 더 나은 미래 꿈꾸는 30대 청년층의 사연에 여론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재개발 사업지 구옥 매입해 입주권 획득…프리미엄 부담 불구 시세차익 대폭 확대
 
직장인 이준영 씨(가명·남)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다. 그는 지난달 추석에 양가 부모님을 찾아뵙고 결혼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양가 부모님으로부터 ‘예쁘게 잘 살라’는 덕담을 듣기 무섭게 결혼 준비에 속도가 붙었다. 이 씨는 결혼 장소부터 웨딩드레스·예복, 스튜디오 촬영 등 수많은 준비 사항을 확인하고 결정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씨는 “요즘 결혼을 준비하느라 참 바쁘고 정신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하다”며 “결혼 후 새 가정의 보금자리가 될 집을 마련해뒀기 때문이다. 더구나 신혼집은 빌라도 아니고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아파트다”고 말했다.
 
이 씨 소유의 아파트는 현재 건설 중이다. 내년 8월께 완공되면 입주할 수 있다. 이 씨는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는 아파트 건설 현장을 지날 때마다 예쁜 집에서 행복한 신혼을 즐기는 순간을 상상하곤 한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부동산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 씨가 서울 도심에 자리한 신축 아파트를 보유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재개발 투자’였다.
 
이 씨는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동네의 한 구옥(서울 동대문구 소재)을 사들였다. 이 씨가 해당 주택을 사들일 당시 조합설립이 완료된 것은 물론 사업 시행 인가가 마무리된 상태였다. 당시 연면적 약 52㎡(약 16평), 2층 규모인 해당 구옥의 조합원 권리가는 1억2000만원이었다. 집 주인은 추가로 1억원을 더 요구했다. 이 씨는 주택 값과 맞먹는 프리미엄이 다소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투자라는 생각으로 총 2억2000만원에 구옥을 매입했다.
 
이 씨는 “구옥을 구매할 당시 집 주인이 요구하는 프리미엄이 인근 주택보다 더 비싼 탓에 주택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면서도 “그러나 틈날 때마다 임장(현장 답사)해 보니 서울 내 재개발 사업지 중에서 이곳 만큼 저평가된 곳이 없어 보여 투자하기엔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지역의 경우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신설동, 청량리 등 주변 지역이 많이 낙후돼 있다 보니 유독 사람들의 관심도가 낮았다”며 “또 아는 사람들만 해당 재개발 사업지의 주택을 거래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 소문이 덜 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부동산 가격이 연일 치솟고 있는 가운데 서울 도심에 신축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는 재개발 사업지 투자가 각광받고 있다. 사진은 재개발 사업지에서 신축 중인 아파트. ⓒ스카이데일리
 
이 씨는 구옥을 매입한 이후 느긋하게 기다리기로 결심했다. 조합원에게 부여되는 입주권을 받기 위해선 관리처분인가가 완료돼야 하는데 해당 절차가 언제 처리될 지 전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초조함에 주택을 팔아야 하나 고민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이 씨는 언젠가는 관리 처분인가가 마무리될 것을 믿고 자신의 삶에 집중하며 묵묵히 기다렸다.
 
2017년 10월 마침내 관리처분 인가가 나면서 재개발에 속도가 붙었다. 프리미엄도 대폭 오르기 시작했다. 이 씨가 구옥을 구입할 당시 프리미엄은 1억원선이었으나 관리 처분 인가 이후 프리미엄은 4억원을 웃돌았다. 그러던 중 이 씨는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에 직면했다. 구옥에 세 들어 살던 세입자가 이주를 거부했던 것이다.
 
이 씨는 “보유한 주택에 총 세 가구가 살고 있었는데 두 가구는 원만하게 이주해 나갔으나 할아버지 한 분은 끝까지 안 나가겠다고 버텼다”며 “할아버지를 찾아가 설득도 해보고 호소도 해봤으나 원체 완고하셔서 말이 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기존 보증금에 웃돈을 얹어 이주해 나가도록 협의했다”며 “재개발 사업지에서 실거주 중인 주민들을 이주시키는 게 참 힘든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2019년 10월 말이 돼서야 이주가 마무리됐다. 이후 철거와 착공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러던 중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동·호수 추첨에서 이 씨는 운 좋게도 고층을 배정받았다. 이 씨는 새로 지어질 아파트에서 그려 나갈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며 입주 전에 내야 할 분담금 마련에 힘쓰고 있다.
 
이 씨는 내 집 마련에 들어간 투자금의 정확한 액수를 밝히길 꺼렸지만 그의 설명을 종합해 봤을 때 약 5억원 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됐다. 현재 해당 아파트의 입주권은 10억원을 크게 웃도는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 전용면적 25평형(84.92㎡)의 입주권은 올해 3월 14억원에 거래됐다. 이 씨가 25평형의 입주권을 가지고 있다면 약 9억원의 이득을 보게 된 셈이다.
 
20·30세대 사이에서 갭투자 성행…전세 끼고 주택 매입해 낮은 투자비용 부담 이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 지역 주택 매수자들의 자금 조달 계획서 19만3974건을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집을 산 20·30세대 6만3973명 중 세입자의 임대보증금을 떠안은 사람은 3만3365명으로 전체의 52.2%를 차지했다.
 
이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오른 부동산 때문에 서울에서 집을 구하기 힘든 2030세대가 이른바 ‘갭투자’를 통해 내 집 마련에 나서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통계로 평가된다. 직장인 최여진 씨(가명)도 얼마 전 갭투자로 아파트 한 채를 구입했다. 현 정부 들어 부동산 정책이 빈번하게 바뀌는 통에 투자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많았지만 남편과 상의 끝에 투자를 결정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 이호연] ⓒ스카이데일리
 
최 씨는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는 정부 말만 믿고 투자는 꿈도 꾸고 있지 않았는데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엄청나게 치솟으면서 투자 안 한 우리 부부만 바보가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전세살이에서 벗어나 내 집에서 살고 싶을 뿐이었는데 현 정부에 속아 여전히 전세로 살고 있다”며 “이대로 있다간 평생 전세살이 할 것만 같아 갭투자로 아파트를 샀다”고 말했다.
 
갭투자 덕분에 아파트 구매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했다. 갭투자는 주택 매매 가격과 전세금 간 차액이 적은 부동산을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투자 방식이다. 전세 세입자를 끼고 구입하기 때문에 주택을 사들일 때 매매가에서 전세금을 뺀 나머지 금액만으로도 부동산을 살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최 씨는 전세 3억8000만원을 끼고 약 5억원에 해당 아파트를 구매했다. 최 씨가 실제 부담해야 하는 1억2000만원 중 1억원은 남편과 함께 모은 돈으로 충당했고 나머지 2000만원은 대출을 통해 마련했다. 해당 아파트는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해 있다. 이 지역은 교통, 상권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을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사업장과도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 꾸준한 수요를 자랑한다. 전세 세입자를 구하는 데 큰 무리가 없었다.
 
다만 연식이 오래된 아파트라는 게 단점이었다. 그러나 집 주인이 아파트 내부를 모두 리모델링해 놓은 덕분에 주택 매입에 부담감이 한결 줄었다. 갭투자로 아파트를 구입하기까지 최 씨는 매 주말마다 남편과 함께 임장을 했다고 말했다. 투자 가치가 높은 곳을 찾기 위해서다. 구입하고 싶은 부동산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고 근처 동네도 돌아보면서 분위기를 살펴 본 것이 투자를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최 씨는 “임장하는 동안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종종 발견하곤 했다”며 “포털이나 인터넷 카페, 부동산 플랫폼 등에서도 다양한 부동산을 확인할 수 있긴 하지만 직접 가서 매물을 확인해 보는 것보다 못한 듯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산 아파트도 임장하던 중에 찾은 귀한 매물이었다”며 “앞으로도 종종 임장하면서 다음에 투자할 부동산을 찾아볼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오창영 기자 / , cyoh@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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