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안타까운 죽음에 ‘베르테르 효과’ 사회 악영향 우려도
2017년 12월 18일 인기 아이돌그룹 샤이니의 메인보컬 종현이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솔로 콘서트가 끝나고 8일 후인 이날 오후 6시 서울 청담동의 한 레지던스 오피스텔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건국대학교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42분에 종현의 친누나가 경찰에 ‘종현이가 자살한 것 같다’고 신고했다고 한다.
그는 사망 당일 낮 12시경 레지던스를 2박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종현의 사망을 자살로 공식적으로 결론지었고 유족과의 상의에 따라 부검은 따로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후 종현의 절친이자 락밴드 디어클라우드의 멤버 Nine9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서가 공개됐다. 종현은 솔로 콘서트 이틀 전 나인에게 유서를 전달하며, 자신이 떠나면 이것을 공개해달라고 부탁했다.
해당 유서에서 종현은 “왜 아픈지를 찾으라 했다. 너무 잘 알고 있다. 난 나 때문에 아프다. 전부 다 내 탓이고 내가 못나서야. 선생님 이 말이 듣고 싶었나요? 아뇨. 난 잘못한 게 없어요. 조근한 목소리로 내 성격을 탓할 때 의사 참 쉽다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유서가 공개된 이후 네티즌들은 종현의 유서 속 ‘선생님’을 종현의 ‘정신과 주치의’로 추측했다. 이와 관련해 정신과 전문의인 김현철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종현을 진료했던 주치의를 동료로 인정할 수 없다며 비판했다. 김씨는 “(유서를) 다시 읽어도 너무 화가 난다. 총 분량의 3분의 2가 담당 의사를 향한 분노가 가득하다”고 덧붙였다.
의료계에선 유명인 자살 후 1개월 이내 목숨을 끊는 경우를 모방자살로 본다.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라고 불린다.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출간된 18세기 말 유럽에선 소설 주인공 베르테르를 흉내 낸 모방자살이 급증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반인의 경우 본인이 좋아하던 유명인이 자신과 비슷한 문제로 갈등하고,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을 때 자신 또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한 나머지 같은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과거에도 유명인 사망 후 1개월 이내 자살사건이 급증한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악플·우울증·스트레스 시달리는 스타들…극단적 선택 비보
2019년 10월 14일에는 가수이자 배우 설리가 세상을 등졌다. 이어 41일 만인 11월 24일에는 설리의 절친이자 가수인 구하라까지 세상을 떠나 팬들을 포함한 대중에게 충격을 안겼다.
경기도 성남 수정경찰서에 따르면 14일 오후 3시21분쯤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의 한 전원주택 2층에서 설리가 숨져 있는 것을 매니저(24)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설리의 매니저는 “전날 통화한 이후로 연락이 닿질 않아 집으로 찾아갔더니 설리가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과학수사대와 함께 설 리가 숨진 채 발견된 경기 성남 수정구 자택에서 현장감식을 진행한 결과 설리의 다이어리 노트를 발견했다. 유서는 아니지만 맨 마지막장엔 설리의 심경 변화와 관련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타살 협의점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설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원인으로는 악플로 인한 스트레스, 우울증 등이 지목된다. 2014년 7월 악성댓글과 루머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연예계 활동을 중단했던 그는 이후 노브라, 낙태죄 폐지 등의 이슈에 자신의 소신을 당당히 밝히며 대중의 지지를 얻었지만 각종 악성 댓글과 루머에 시달렸다.
그룹 카라 출신 가수인 구하라 역시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의 짧은 자필 메모를 남긴 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구하라 또한 2016년 카라 해체 이후 달라진 입지와 악플, 전 남자친구와의 갈등, 절친이었던 설리의 사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시 구하라는 생전 남자친구였던 최종범 씨와 법적 분쟁 중이었다. 최종범은 지난 2018년 9월 구하라와의 폭행 시비를 시작으로 사생활 동영상 불법 촬영 및 이를 통한 협박 등이 혐의로 유죄가 인정돼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 후 출소했다.
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장은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은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을 만한 사건이 생길 때 본인의 삶과 직업이 직결되기 때문에 일반인 이상의 충격과 공포, 불안을 경험한다”며 “나이도 어리다보니 이런 부분에 더욱 취약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서적으로 취약한 상태에서 우울 등에 의한 충동적인 선택이나 반응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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