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대학에 재직하던 시절 유명한 교수가 한 분 있었다. 학생들은 그를 별명인 ‘진지맨’으로 부른다. 지나치게 진지하면 수업이 재미없는데, 그래도 따르는 학생이 많은 것을 보면 나름대로 지도법이 따로 있는 모양이다. 필자는 육담 잘하고 허물없이 지내는 것으로 학생들과 친한데, 그분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그 교수가 하루는 일을 하다 말고 “나는 똥손이라 잘 안 되네요” 하는 말을 듣고 웃음이 나와 견딜 수가 없었다. 평소에 ‘진지맨’인 사람의 입에서 ‘똥손’이라니? 그래서 사전에서 ‘똥손’을 찾아보았다. ‘손재주가 형편없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나타나 있다. 사전에 등재된 말이었다.
본격적인 신혼집 꾸미기에 돌입한 부부는 금손과 똥손이 충돌하는 사태에 마주 한다.
이런 예문과 함께 실려 있었다. 똥손의 상대어는 ‘금손(손재주가 뛰어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으로 나와 있다. 똥과 금이 상대적인 모양이다.
우리말에서 ‘똥’이 들어가면 썩 좋지 않은 것이나 바람직하지 않은 용어로 바뀌는 경향이 있다. 똥물, 똥바가지, 똥방귀 등과 같이 조금 지저분한 느낌이 드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도 무조건 나쁜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성을 ‘별똥’이라고 하며, 먹으로 그림이나 글씨를 쓰다가 튄 것을 ‘먹똥’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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