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최소 5곳 외신 통신조회… 韓, 인권무시 국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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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도쿄·아사히·마이니치·요미우리·니혼게이자이 등 정황
“공수처 저인망식 수사방식, 日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사례”
국내 민간인·언론인·정치인도… 野, 김진욱 등 추가 고발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1-13 11:24:44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지난 1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서 김진욱 처장과 여운국 차장을 비롯한 공수처 검사 전원 참석 검사회의를 비공개로 개최했다. 공수처 검사회의는 '통신조회 논란' 등 현안 관련 공수처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 및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11일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사무실. [사진=뉴시스]

수사와 관련 없는 민간인·언론인·정치인 등 통신조회로 물의를 빚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최소 5곳 이상의 외신기자 통신기록도 조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공수처 통신조회가 이뤄진 외신은 도쿄신문·아사히신문·마이니치신문·요미우리신문·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다. 도쿄신문의 경우 서울지국의 한국인 기자 한 명이 통신조회를 당했다. 서울지국 차원에서 공수처에 공식 항의하고 해명을 요구한 상태이며 최근에도 서면으로 추가 항의한 후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의 첫 항의에 공수처는 “적법하게 확보한 피의자 통신기록에 나온 상대방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통신기록을 요청했다. 언론인 취재활동을 사찰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통신기록 조회는 적법했으나 과거의 잘못된 수사관행을 성찰없이 답습하게 된 것은 유감스럽게 됐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공수처 해명을 일단 검토한 뒤 필요하면 추가 조치도 취할 예정이다.

도쿄신문 소속의 한 기자는 공수처의 저인망식 수사방식은 일본에서는 보기 힘든 사례라면서 “일본은 판사의 영장이 있어야 통신기록 조회가 가능하고 수사기관이 필요성을 충분히 설명한 경우에 한해 휴대전화 번호 계약자명과 주소 정도만 임의로 조회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며 “언론인 정보를 무차별 수집하는 건 상상하기 힘들다. 그런 사실이 있으면 국가배상 및 수사기관 간부 책임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혐의점이 없는 사람의 통신기록을 무작정 조회한 것으로 의심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언론은 취재원을 보호할 책무가 있고 공권력에 의한 이유 없는 정보 수집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인권무시 수사방법 허용 분위기가 한국에 있는지 우려스럽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한국 수사기관이 자정력을 발휘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앞서 11일 검사회의에서 “공수처 검사들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정신에 의거해 수사 과정에서의 성찰적 권한 행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적법성을 넘어 적정성까지도 고려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수사를 해나갈 수 있도록 모든 검사들이 지혜를 모아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12일 기준으로 국‧내외 언론기자 170여명과 그 가족·지인 등의 통신자료를 공수처가 조회한 정황이 확인돼 파장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11일 자당 국회의원 105명 중 91명이 통신조회를 당했다고 했다. 전주혜‧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대검찰청 민원실을 방문해 김 처장과 여운국 공수처 차장 등에 대한 불법사찰 관련 추가 고발장을 제출했다.

노태하 기자 thn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