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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헌식의 대고구리

현대사에 대한 객관적 평가는 아직 이르다

객관적 평가에 앞서 불필요한 이념논쟁 우선될 수 있어

고구려 대막리지였던 연남생은 우리 역사상 최악 인물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3-04 09:10:55

▲ 성헌식 역사칼럼니스트·고구리역사저널 편집인
유튜브에서 역사를 가장 역사답게 가르치고 있다고 자부하는 황모 강사가 얼마 전 ‘우리 역사상 최악의 인물 5인’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지극히 자기 개인적인 견해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기에 그 선정에 대해서는 누구도 왈가왈부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필자가 이렇게 이의를 제기하는 건 1945년 이후 아직도 진행형인 현대사에 이념논쟁이 들어가지 않은 객관적인 평가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물론 역사는 승자의 기록인지라 지금까지의 모든 사서가 승자의 철학과 주관에 의해 쓰였다. 이런 만큼 당시의 역사적 사실과는 다르게 왜곡된 면도 없지는 않겠지만 근대 이전까지는 전제군주시대라 지금처럼 이념논쟁이 허용되지도, 치열하지도 않았다. 반대는 곧 죽음 아니면 파멸이었으니까.
 
황모 강사는 최악의 인물 중 하나로 고구려 말기에 대막리지를 지낸 연개소문의 장남 연남생을 꼽았다. 그로 인해 대제국 고구려의 사직이 끝났기 때문이다. 기원전 20세기 고조선에서 10세기 남북국시대에 이르기까지 수천 년 역사에서 고대사 부분으로는 유일하게 꼽힌 인물이다.
 
그리고 백제와 신라, 고려시대는 건너뛰었으며 조선왕조 선조 때 일어난 임진왜란 중 칠천량전투에서 왜군에게 대패한 원균과 구한말 때 고종의 왕비였던 명성황후(민비)를 선정했다. 다소 의외였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였다니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현대사의 평가는 아직 시기상조
 
그리고는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사 인물을 2명이나 선정했는데, 바로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을 지낸 이승만과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다. 이 선정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사에는 객관적인 평가보다는 불필요한 이념논쟁이 우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광복 이후 현대사는 남북체제대립, 동서지역갈등, 여야이념논쟁 등 정치적으로 진행형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역사적 평가를 내린다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할 수 있다. 최악의 인물로 선정된 것과 반대로 이승만을 건국대통령, 나아가 국부로 모시자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민족사의 매국노열전
 
만약 필자더러 우리 역사상 최악의 인물 5명을 선정하라고 하면 우선적으로 나라를 외적에게 넘기는데 앞장섰던 매국노들부터 선정하고 싶다. 그 중 역사상 가장 최고 악질 매국노를 꼽으라면 고구려 말기 대막리지였던 연개소문의 장남 연남생일 것이다.
 
대막리지를 계승한 연남생이 평양성을 비운 사이 남건·남산 두 동생이 정변을 일으켜 어명을 받아 조카들을 죽이고 형을 체포하려했다. 졸지에 고구려 땅에서 갈 곳이 없어져버린 남생은 당나라로 투항해버린다. 이후 당나라 요동정벌군의 선봉에서 조국 고구려를 멸망시키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사신으로 요동에 갔다가 귀국한 낙양 출신 가언충(賈言忠)이 당시의 전황을 묻는 당 고종에게 “고구려는 반드시 평정될 것입니다. 수양제가 요동정벌에서 이기지 못했던 이유는 민심이 떠나 원망했기 때문이고, 선황께서 이루시지 못하셨던 까닭은 고구려에 빈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고구려왕의 힘이 약하다보니 권력을 쥔 신하들이 멋대로 명령을 내리고 있습니다. 연개소문이 죽자 그 아들들이 서로를 공격하고 빼앗다보니 연남생이 우리에게 귀부해 향도(嚮導)를 하고 있으니 고구려의 내부사정과 속임수까지 모르는 것이 없습니다.
 
게다가 우리 장수들은 충성스럽고 군사들은 온 힘을 다하고 있는데다가 고구려의 내부혼란까지 더해지니 그 형세가 반드시 이기게 되어있다고 말씀 드리는 겁니다.
 
또한 고구려에는 몇 년 동안 계속해 기근이 들어 백성들끼리 서로 노략질하고 팔려가고 있으며, 지진으로 땅이 갈라지고 이리와 여우가 성에 들어오며, 두더지가 문에 구멍을 뚫는 등 기이한 일들이 연속되고 있어 민심이 위태롭고 놀라고 있으니 고구려가 망하는 것은 발뒤꿈치를 들고 기다리는 격입니다. 이번 원정이 마지막이 될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고리비기(高麗秘記)>에 고구려는 900년이 채 못 돼 80세의 장수에게 멸망하게 될 거라는 말이 있는데, 고씨가 한나라 때부터 나라를 지녀 지금 900년이 되었고 이적의 나이가 80살입니다”고 말했다. 고구려의 사직이 900년이라니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 다음 연재에서 계속 알아보겠다.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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