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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1980년대 반공 드라마에서 북한군 역할로 이름을 떨쳤던 원로배우 이일웅이 별세했다. 향년 80세.
11일 유족에 따르면 이일웅은 올해 1월 담도암 판정을 받은 뒤 약 4달간 투병 생활을 이어오다 전날 오후 9시22분쯤 타계했다. 담도암을 처음 발견했을 당시 이미 병기가 많이 진행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은 언론에 “넉 달간 힘들게 투병을 하셨던 터여서 가실 때 별다른 말씀은 없으셨다”라며 “어린 나이에 연극으로 데뷔해 연기라는 한 우물만 파셨다”고 했다. 이어 “연기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누구보다 크셨다. 그 마음이 동료와 지인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942년생인 이일웅은 1964년 KBS 4기 공채 탤런트에 19세로 합격해 배우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KBS 드라마에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출연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반공 드라마 ‘유럽특급’(1976)에서는 북파공작원으로 열연, 시청자에게 ‘나쁜 북한군 이미지’로 각인되기도 했다. 이 같은 명성으로 ‘전우’(1983), ‘지금 평양에선’(1982∼1985) 등 반공 드라마에서 북한 장교 역할을 주로 맡았다. 억센 함경도 사투리를 맛깔스레 소화해 내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1990년대 이후에는 MBC, SBS 등 지상파 3개 채널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MBC ‘제3공화국’(1993), ‘제4공화국’(1995), ‘제5공화국’(2005) 등에 출연했다. SBS ‘야인시대’(2003), ‘토지’(2004) 등 시대물에서 주로 활약했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10여년 전부터는 교회를 찾아다니며 성극 모노드라마 공연을 해왔고, 한국소아암재단 홍보이사를 지냈다.
이일웅의 빈소는 서울 동대문구 경희의료원 장례식장 10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3일 거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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