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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진칼럼]

‘문재인式 정치방역’ 中·北서 베꼈다

기사입력 2022-05-16 00:02:47

조정진 편집인·주필
대한민국을 5년 동안 병들게 했던 문재인식 정치방역이 중국과 북한에 수출돼 꽃을 피우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이미 팬데믹(대유행)이 휩쓸고 간 코로나19와 각종 변이들이 감기 수준으로 격하돼 엔데믹(풍토병)화 되어 가는 상황에서 아직도 1당 독재체제를 유지하는 두 공산국가에서 코로나 정치를 하고 있다.
 
당의 집권 기반을 잠식하고, 사회주의 국가 정권을 흔들려는 자와 당내의 정치 무리·소그룹·이익집단에 가담하는 자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결연히 조사 및 처리를 해야 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비극적 담론이다. 중국공산당 창시자 마오쩌둥 이래 최초의 3연임 장기 집권을 확정짓는 10월 전국대표대회를 앞둔 시 주석의 독설은 거침이 없다.
 
그는 앞서 세계 최대 정당과 최다 인구의 국가를 잘 통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당의 집중통일영도를 견지하고, 당중앙의 권위를 수호하고, 당이 항상 전체 국면을 장악하고 각 측을 조율해야 한다당의 선진성과 순결성을 손상하는 요소와 당의 건강한 몸을 잠식하는 바이러스를 끊임없이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전형적인 독재자의 자기도취 증세다. 자신을 중심으로 한 당의 단결을 저해하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145000명의 자국민을 협박하고 있다. 등소평의 중국식 사회주의시행 이래 한 번도 겪지 못한 중국판 문재인식 아집이다.
 
시 주석은 자신의 권력을 연장하기 위해 자국 우한에서 의뭉스럽게 시작된 코로나19와 세계인의 축제인 스포츠 행사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히틀러 이래 독재자들이 이미 애용해 오던 수법이다. 특히 한국 등 몇몇 국가의 위정자들이 재미를 본 코로나 정치방역을 국민통제 기제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임기를 다한 문재인정부는 코로나19를 핑계로 임기 내내 국민의 입을 틀어막았다. 국민이 분노를 표출하던 광화문광장은 5년 내내 공사 중이라는 푯말을 세워 놓고 통제했다. 집회 신고를 하면 철제 펜스로 도심 전체를 봉쇄했다. 국민의 불만 표출을 원천봉쇄한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이기를 포기한 행태다.
 
중국은 910일 개막 예정이던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연기하고 20236, 7월 예정됐던 아시안컵축구대회 개최권을 포기했다. 시 주석은 제로코로나 정책을 견지함으로써 우한사태 이후 가장 혹독한 시련을 이겨 내고 단계적 성과를 거뒀다중국의 방역 정책을 왜곡·의심·부정하는 일체의 언행과 단호히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싸움의 대상이 코로나19가 아니라 자신의 방역 정책을 의심하는 세력이라는 것이다.
 
정치방역을 지적하는 시민단체와 양심적 의료인들을 반국가 세력으로 모함하며 공권력을 동원해 탄압하던 문 정부의 모습과 섬뜩한 기시감이 느껴진다. 어느 나라나 독재자들은 서로서로 독재 기법을 배운다는 속설이 괜히 있는 게 아닌 듯싶다.
 
문 정부의 온갖 보여주기 쇼를 기획한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북한에 열병식을 야간에 해 보라고 조언한 것이 전형적인 예다. 탁 전 비서관은 밤에 해야 조명을 쓸 수 있고, 그래야 극적 효과가 연출된다고 제안했다고 자랑삼아 공개했다. 명백한 이적행위. 야간 열병식에 동원되는 북녘 주민들의 고통이 얼마나 크고, 역내 평화가 얼마나 위협받는지는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군사적으로도 북한이 동원한 병력 규모가 사전 포착되는 것도 피할 수 있다. 자유대한호국단이 열병식은 기본적으로 군사력을 과시함으로써 적국을 위협하는 것이므로 적국인 북한을 이롭게 한 행위라며 탁 전 비서관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한다고 했으니 지켜볼 일이다.
 
북한이 코로나19 증상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며 국가방역체계를 최대비상방역체계로 격상시키고 김정은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타나 악성 전염병의 전파가 건국 이래의 대동란이라고 밝힌 데에는 저의가 있어 보인다. 북한은 그동안도 코로나19 환자가 꾸준히 발생해 왔으나 꽁꽁 숨겨왔다. 따라서 이를 공공연히 떠벌리는 것은 윤석열정부에 손을 벌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의 비위나 맞추던 문 정부와 결이 다른 윤 정부를 대하는 북한의 전략이 바뀐 것이다. 물론 핵실험을 앞둔 북한 내부 군기잡기용 정치방역일 수도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바짝 긴장한 채 도발에 대비해야 한다. 북한은 잃을 게 별로 없는 사실상 부도난 집단이다. 존재 자체가 민폐인 귀태 체제다. 더 이상 북녘 주민의 고통을 연장하는 것은 그 자체가 반인륜적이다. 이제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남북기본합의서)일 뿐만 아니라 반국가단체’(헌법)임을 기억에서 소환해 북한을 해체·해방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 북한 권부는 해체 대상이고, 북녘 주민은 해방의 대상이다. 헌법에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을 추진하라고 적시돼 있다.
 
▲ 공산 독재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1월8일 베이징 정상회담에 앞서 사진을 찍고 있다. 이들은 모두 권력 유지를 위해 코로나19 정치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정진 기자 / jjj@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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