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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지방소멸, 오래된 미래(下-인프라)
‘지방소멸 위기’ 지자체 주도 ‘맞춤형 인프라 구축’으로 극복해야
인구 절반 이상 수도권 거주…시·군·구 50% 소멸 위험지역
‘지역 제조업 몰락’→‘일자리 공백’→‘수도권 쏠림’ 악순환
“중앙정부 중심 나라 살림 벗어나 지자체에 자율권 부여”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5-23 00:03:06
통영시 동피랑 마을 일대. 올해 제조업이 급격히 쇠퇴한 경남 통영시가 처음으로 소멸위험지역에 포함됐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3월 기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 전국 228개 시군구(제주와 세종은 각각 1개 지역으로 계산) 중 113곳(49.6%)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뉴시스]
 
[특별취재팀=김학형 팀장|윤승준·장혜원 기자]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와 수도권 집중화에 따라 인구가 감소하는 이른바 ‘지방소멸’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다. ‘지방소멸’ 문제는 초저출산 시대를 맞이하며 전체적인 인구급감과 함께 인구문제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 제기로 확산되고 있다. ‘지방인구가 소멸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도심지역만 살아남는 사회는 결코 건전한 발전을 위해 존속하기 힘들 것이다. 
 
지방소멸 위기가 단순히 도농 간 격차의 문제를 넘어 총체적 국가 존망의 위기로 거론되는 점도 예의주시할 대목이다. 주거·보육·문화 인프라 등의 조성과 이를 통한 주거 및 경제활동 여건의 획기적 조성 방안이 시급하고도 절실하다는 얘기다. 지방에서도 수도권 못지않은 인프라 환경이 조성될 경우 굳이 대도시를 고집할 이유가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2020년 기준으로 수도권에 총인구의 50.24%(1737만명)가 거주하고 있어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의 인구를 초과하는 수준이 됐다. 젊은 층 쏠림현상이 두드러지는 점도 특징이다. 40대 미만에서 수도권으로의 인구 이동이 크게 발생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20~40세 미만의 청년 인구 중에서 54.5%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지자체 극약처방에도 ‘지방 소멸 위기’ 빨간불
 
윤석열 대통령은 6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세대’를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로는 처음으로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를 설치했고, 15대 국정과제와 76대 실전 과제까지 마련했다. 이를 뜯어보면, 10개 혁신도시의 건설과 153개의 공공기관 이전 단행 및 4개 기업도시의 설치 등이 포함됐다. 인프라 유치를 통한 지역균형발전에 집중한 것이다.
 
△경제자유구역 △자유무역지역 △외국인투자지역 등 15종의 각종 특구를 215개 설치하는 방안과, 산업단지는 국가산업단지 47개를 포함한 1249개를 운용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지방분산은 추진돼도 ‘지방분권’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을 ‘법인세 인하’ ‘규제혁파 등의 기업유치에 필요한 조치를 자율적으로 지방에 최대한의 자율권을 주는 상생 지방회복 프로젝트를 내놨다. 
  
정부는 지난 30여년간 낙후지역 등에 대한 지원정책을 추진해 왔다. 현행 법률은 지역특성에 따라 낙후지역을 성장촉진지역, 특수상황지역, 일반농산어촌지역, 도시활력증진지역 등으로 유형화한 후 차등지급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 정부는 지난 30여 년간 낙후지역 등에 대한 지원정책을 추진해왔으나 낙후지역 개발사업은 중앙부처의 주도로 사회기반시설(인프라)을 구축하는 사업이 많다는 한계를 지적 받아왔다. ©스카이데일리
 
정부가 각고의 노력을 했음에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지방소멸 문제의 중심에는 중앙정부 중심의 의사결정구조라는 한계도 무시하기 어렵다. 지방분권과 지방자치의 근본적 한계는 중앙정부와 중앙당이 지방정부에 권한을 분배하는 것에 대해 소극적이며, 이로써 조세징수권이 없는 지방정부가 중앙정부 교부금에 의존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데 있다. 비수도권 지역의 인구감소는 사회적 인구유출 요인이 크기 때문에 지역특성을 반영한 전략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고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9월 한국지방세연구원은 지자체 지방재정 권한의 3분의 2가 광역자치단체에 몰려있는 현실을 꼬집으며 ‘중앙집중화된 재정분배 구조’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 광역단체의 세입예산 규모는 171조2546억원으로, 전체 지방재정의 65.1%에 달한다. 반면 기초자치단체의 세입예산은 91조8371억원으로, 비중은 34.9%뿐이다. 
 
연구원 측은 “광역단체에서 기초단체로 시도비 보조금 및 조정교부금이 이관되고 있다”며 “예산 집행은 기초단체가 하지만, 재원을 광역단체에서 보조금이나 교부금의 형태로 얻어 써야 하므로, 광역단체의 ‘입김’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지방공무원들은 기존에 관행대로 진행해 오던 토목·건설 사업을 지속하는 것 외에 실제로 인구 유입이나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은 제안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적 한계도 문제 해결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연구원에서 2월 발간된 ‘지방소멸 대응 정책 방향과 추진 전략’을 보면 “중앙정부 주도의 획일적 정책 추진 방식은 지방 현장의 다양성과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구원 측은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지원 성과 도출을 위해 범부처 차원의 협업사업 추진 확대와 지자체 차원의 전략적 연계와 통합적 추진 방식의 활용이 요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을 중앙부처를 뛰어넘는 ‘지방의 주도성 확보’라고 해석한 것이다.
 
이에 대해 18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개최한 ‘국가적 위기, 지방소멸 그 해법은’ 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이 중장기적 국가균형발전과 지방소멸에 문제에 대한 해결책 모색에 나선 것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
 
세미나가 주목한 것은 지방자치단체 간 자발적 초광역권 발전계획 수립이다. 발표에 나선 마강래 중앙대 교수는 이 포럼에서 “산업 기능뿐 아니라 주거, 여가와 문화, 교육 등 다양한 기능이 한 곳에 어우러져 있는 일과 삶 그리고 놀이와 배움이 융복합된 지역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주도 교통 인프라정책, 산업정책 등이 변화하는 흐름 안에서 거점 강화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국토연구원 박경현 연구원 또한 “초광역권은 수도권에 대응하면서도 지역들이 필요로 하는 사업을 위해 상호 협력과 기능적 연계 규모를 키우는 방향으로 함께 추진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지방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연계 및 협력할 수 있는 공간과 구조를 만들고 초광역권 내 다수 거점을 육성해 다핵화한 공간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행안부의 기사회생 프로젝트 ‘年1조원, 지방소멸 대응기금’
 
중앙정부에서 탈피하고 지자체가 사회·경제적 운영의 자율권을 전적으로 얻을 수 있는 정부주도 예산 지원 사업도 본격 가동된다. 행정안전부 주도로 올해부터 이루어지는 ‘지방소멸대응기금 투자계획’에도 이목이 쏠린다.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제2조의 9)’에 따라 지난해 10월 지정된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집아소멸기대응기금을 신설 및 지원할 예정인데, 금액은 매년 1조원에 달한다. 광역자치단체에 기초자치단체에 25%, 75%의 재원을 배분하는 것으로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중앙부처 중심’의 재정권한을 일정 수준 해결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89개 지역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하고 지방자치단체 기금관리기본법 및 시행령 개정으로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바에 따라 정부는 올해 7500억원을 시작으로 매년 1조원 규모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기초자치단체 75%와 광역자치단체 25%에 배분해 지원할 예정이다. ©스카이데일리
 
이 기금의 기초 지원계정의 95%는 행안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지원하고, 광역지원계정의 90%는 인구감소지역을 담당하는 시도를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배분한다. 인구감소지역은 1곳당 평균 80억원, 최대 160억원, 관심지역은 평균 20억원, 최대 4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금 배분은 해마다 새로 정해진다. 핵심은 ‘투자계획 평가’인데, 지방소멸 대응 목표와의 부합성에 맞는 투자계획을 짜면 이를 심사 후 지원하는 것이다. 행안부 측은 “지역은 지역마다 인구감소 현상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지역의 특성화된 다양한 자원을 적극 활용해 창의적이고 차별화된 계획을 스스로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소멸지역에 투자금을 몰아주면서도, 이의 활용 및 사용 주도권 또한 해당 지역에 준다는 것이다.
 
주목받는 것은 역시 지역 전문가가 주도하는 인프라의 재구축이다. 이와관련, 올해 1월에 발간된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에는 교육, 의료·건강, 일자리, 체류·정주·복합 인프라 확충을 통한 지자체 주도의 테마 별 일자리가 상셓리 소개돼 있다. 이 보고서는 사업 대상지를 ‘읍·면’등 군소지역으로 설정한 후 각각 공동체·일자리·주거·생활여건·청년유입 등의 카테고리를 나눠 지방소멸대응형 지역 활성화 거점 사업을 분류한뒤 분석한 점이 특징이다.
  
일례로 ‘스마트 생활공간과 주거·이동’ 등은 주거지원 과정에서 빈집을 리모델링하고 세컨드하우스 등을 통해 1가구 2주택에 세금감면을 통한 ‘스마트 마을’을 조성할 수 있다. IoT 기반의 행정지원을 서비스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앙정부에 지원을 받아 지자체가 주도권을 갖고 지역별 특성에 맞춤화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지방소멸기금의 운용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것이다. 해외 사례를 봐도 프랑스의 경우 전체 인구의 약 30%가 농촌지역에 거주하는데 정부는 이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원에 초점을 맞춘다. 건강·문화·교육·공공서비스·일자리 등을 농촌의제를 설정하고, 200여개의 사업을 지원한다. 부산 청춘 드림카의 경우, 접근성이 낮은 산업단지에 취업한 청년을 대상으로 한 특정 친환경 차량의 렌트비를 지원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국토교통부도 지방소멸 대비를 위한 스마트 복합 문화 공간 구상에 나선 상황이다. 지방 대도시(광역시 5곳)의 도심에 기업, 인재가 모일 수 있도록 ‘판교 제2테크노밸리’와 같이 산업·주거·문화 등 우수한 복합 인프라를 갖춘 고밀도 혁신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인 도심융합특구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토부는 지방 광역시 5곳(부산, 대구, 대전, 광주, 울산)과 함께 협의체를 구성하고, 도심융합특구 후보지역을 지속해서 발굴하고 있다.
 
이 같은 기조에 발 맞추어 기획재정부는 세제 감면 등의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중소벤처기업부는 수도권 소재 기업이 이전하는 경우 이전 지원금을 제공하거나 연구개발 및 사업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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