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대기업-중소기업 임금격차 다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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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코로나19 이후 임금격차 진단과 개선방안’ 연구
대기업 임금상승률, -2.8% 수준에서 지난해 6.6%로 급등
“연공급제→직무급제 전환… 지속가능 임금체계 구축해야”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8-31 00:05:00

지난해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들 기업 간 격차는 좁혀지는 듯 했으나 대기업에서 임금이 오르면서 다시금 그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30일 ‘코로나19 이후 임금격차 진단과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줄어들던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가 지난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임금상승률이 회복되면서 다시 확대되고 있다”며 “기업간 임금격차를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임금체계로의 전환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시장임금정보 제공체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300인 이상 대기업의 임금 대비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임금수준을 분석한 결과 10년간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임금수준은 60%미만을 유지하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2019년부터 60% 이상으로 좁혀졌다. 그러나 최근 일상회복이 본격화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격차가 2020년 63.29%에서 지난해 61.72%로 확대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대기업의 임금상승률은 코로나19 직전인 2018년 6.4%에서 2019년 0.3%, 2020년 -2.8%로 크게 떨어졌지만, 지난해 6.6%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런 반면에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4.4%에서 2020년 1.2%로 대기업에 비해 다소 낮게 떨어졌지만 지난해에도 임금상승률은 3.9% 수준에 그쳐 코로나19 이전 상승률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상반기 통계에서도 300인 이상 기업의 협약임금인상률은 5.4%로 100~299인 미만 중소기업 인상률인 5.1%보다 높았다. 가장 높은 인상률을 보인 기업규모는 1000인 이상 기업으로 5.6% 인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업규모별 임금격차 완화는 코로나19로 일시적으로 나타난 현상이지만 대기업의 임금상승률이 회복되면 격차는 다시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최근 대기업과 IT(정보통신) 분야 선도기업들을 중심으로 큰 폭의 임금인상이 이뤄져 올해 임금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상의는 임금격차 문제가 중소기업 취업기피, 청년일자리 문제, 중고령인력 고용불안 등 노동시장 악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기존 연공급 임금체계를 직무급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주장을 폈다. 아울러 직무급 전환시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성실한 협의로 전환하는 취업규칙 변경규제 완화와 직업별 시장임금정보 제공을 위한 임금직무정보시스템을 개편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다만 취업규칙 변경규제를 완화할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개정사항으로 노동계의 반대에 부딪힐 우려가 있다. 따라서 대한상의는 “법개정과 무관하게 직업별 시장임금 정보 제공 시스템 구축에 정책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며 “고용노동부도 임금체계 개편을 위해 한국형 직업별 임금정보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대한상의의 주장은 △임금조사대상 사업체 규모 대폭 확대 △임금정보 및 직무정보 연동·제공 가능한 통합 시스템 구축 △임금정보 조사·제공과 관련한 민간의 역할 확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최근 급격한 물가상승, 인력확보 경쟁 심화, 노조의 높은 임금인상 요구 등 임금상승 압박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고비용 구조의 임금체계는 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기업 경쟁력 저하와 노동시장 왜곡을 야기하고 잇는 임금체계를 지속가능한 임금체계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직업별 임금정보시스템 구축이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