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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과 관련해 감사원이 최근 서면조사를 통보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거부 의사를 밝혔다. 야당이 ‘정치보복’이라고 강하게 반발한 것에 대해 유가족 측 변호인은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을 살펴보더라도 전직 대통령이 감사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규정은 없다”고 지적했다.
4일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의 유족 법률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전직 대통령이라도 감사대상의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 변호사는 “감사원은 헌법상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감찰을 하는 기관으로서 대통령과 장관 등을 포함한 모든 부처에서 서해 공무원 사망과 관련하여 어떻게 대응했는지에 대해 적법성과 적정성 차원에서 감사할 권한과 의무가 있는 기관”이라고 부연했다.
김 변호사는 해당 사건을 ‘단순 월북 사건’으로 보지 않고 피살된 해수부 공무원 이대진 씨의 유가족을 변호해왔으며 지난해 1월 청와대와 국방부·해경청을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며 같은 해 11월 법원을 통해 일부 승소 판정을 끌어냈다.
그는 올해 7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영철 전 합동참모본부 정보본부장을 직권남용죄·공용전자기록등손상죄·허위공문서작성죄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 변호사는 유가족 이래진씨와 함께,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을 공무집행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로 추가 고발할 예정이다.
감사원은 문 전 대통령에게 사건 당시였던 약 3시간(오후 6시30분부터 9시40분) 동안 관련 내용을 조사 요청한 것인데, 이는 올해 7월4일 김 변호사가 감사원에 감사 요청한 내용과 일치한다는 게 김 변호사 측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여권 측은 이씨가 숨지기 전까지 6시간 동안 북한군에 끌려다니던 사실을 당일 청와대와 국방부가 알고 있으면서도 해군과 해경에 엉뚱한 해역을 수색하라고 지시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또 문 전 대통령이 사건 당일 서면보고를 받고도 이씨가 숨지기 전까지 3시간동안 구조할 여력이 있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이와 함께 김 변호사는 ‘국가위기관리센터를 포함한 청와대와 국방부가 사고 당시였던 2022년 9월22일 오후 3시30분쯤 이 씨가 북한에서 발견된 사실과 오후 9시40분쯤 사망한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즉시 청와대와 국방부는 해당 사실을 수색함선과 헬기에 전파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는 주장과 함께 감사원에 감사요청을 했다.
김 변호사는 “문 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민국 국민이 있다는 사실을 보고받은 후 어떤 구조조치를 했는지에 대한 부분은 유족이 원하는 내용일 뿐만 아니라 대통령으로 의무를 다했는지 국민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무례하다고 하며 (감사를) 거부한 것은 유족에게 2차 가해를 가한 것일 뿐 아니라 전직 대통령이라는 권위의식에 기초한 발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전날 문 전 대통령이 감사원이 요청한 서면조사를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며 반송한 것이 알려졌다. 감사원은 문 전 대통령 측에 전화와 이메일을 두 차례 보냈고, 조사 내용이 담긴 질문지도 함께 보냈다.
감사원이 보낸 이메일을 반송 처리해, 서면 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히며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격노했다.
이에 대해 ‘정치보복’으로 규정짓고 강하게 규탄한 민주당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에게 서면 조사를 통보한 감사원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이 같은 소식에 이 씨의 아내 권영미 씨는 “문 전 대통령이 상왕은 아니다”며 “ 전 대통령의 그 말이 오히려 유가족들에게 무례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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