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산·흑수 사이 신시는 산서성 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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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헌식의 대고구리]

백산·흑수 사이 신시는 산서성 태원

성헌식 필진페이지 + 입력 2022-11-20 10:40:58

‘삼성기’에는 우리 민족의 시원지인 신시가 백산과 흑수 사이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중국고대지명대사전’에서 백산을 검색하면 ①백두산, ②강소성 강령현 동쪽 삼십리, ③절강성 우원현 남쪽 58리, ④절강성 임해현 동북쪽 250리 등이 있고, 흑수는 ①흑룡강, ②산서성 수양현의 흑수촌, ③ 산서성 익성현 북쪽, ④섬서성 감천현~의천현 등 여러 곳이 검색되었으나 나머지는 거리상 너무 멀어 제외되었다.

게다가 백산 정상에는 천지가 있어야 하는데, 아래 중국의 10대 천지 중 신시의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은 어디일까? ①신강성 천산(天山)천지, ②길림성 백산시 백두(白頭)천지, ③산서성 흠주시 분원(汾源)천지, ④운남성 운룡(云龍)천지, ⑤청해성 맹달(孟達)천지, ⑥북경시 연경구 연산(燕山)천지, ⑦내몽골 아르산(阿尔山)천지, ⑧절강성 천목산(天目山)천지, ⑨안휘성 구화(九華)천지, ⑩호북성 목란(木蘭)천지, 위에서 언급된 자료만으로 흑수와 백산(천지)를 오버래핑시키면 백두산과 흑룡강 사이인 동만주가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곳은 요·순의 활동무대인 산서성 남부와 하남성에서 너무 멀어 ‘단군세기’의 여러 기록들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결론을 내리자면, 위 흑수 중에서 ②의 산서성 중부에 있는 수양현을 흐르는 흑수와, 천지 중에서는 가까이 있는 ③산서성 흠주시에 있는 분원천지 사이를 민족의 시원지로 꼽고 싶다. 혹자는 백산으로 검색된 곳이 아니라고 반박할 수도 있겠으나, 중국이 관련 자료를 고의로 누락시킨 것이라고 밝히고 싶다.

현재 분원천지가 있는 해발 2,787m의 연경(燕京)산은 관잠(管涔)산 또는 임계(林溪)산으로도 불렸는데, 원(元)대에 당제(唐制)를 계승해 태조 16년(1221)에 관주를 설치해 연경산으로 명명했다고 한다. ‘대청광여도’에도 연경산과 관잠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중국고대지명대사전’의 백산 검색에는 없었으나, 당나라 때는 말갈의 백산이라 불렸다고 ‘신당서 열전145 동이전’에 기록되어 있는 산이다.

“마자수(馬訾水)는 말갈의 백산에서 시작되고 색이 오리의 머리 색깔과 흡사하여 압록수(鴨綠水)라고 부른다. 국내성 서쪽으로 흘러 염난수(鹽難水)와 합해지고, 서남쪽으로 안시에 이르러 海(황하)로 흘러 들어간다. 평양성은 압록의 동남쪽에 있어 커다란 배로 사람을 건네고 믿음직한 참호 역할을 하고 있다.” 위 ‘신당서 열전동이’의 고구리에 관한 기록을 현재 산서성을 가로질러 흐르는 분하에 대입하면 고구리 도성들의 위치가 어디인지 알 수 있으며, 이 지명비정을 수·당 전쟁기록에 대입하면 당시 요동·안시성 등에서의 전투상황이 정확하게 해석된다.

이곳은 당나라 때 압록수라 불렸던 분하의 발원지인 백산 정상에는 천지(天池)가 있으며, 흑수가 흐르는 수양현의 흑수촌은 태원시의 동쪽 가까이 있다. 따라서 교통이 편리해 사통오달하는 산서성의 성도 태원이 민족의 시원지로 보이며, 이곳에 배달국의 신시와 북부여와 고구리의 초기 수도인 졸본성(卒本城)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서성 태원을 고구리의 졸본성으로 확신하는 이유는 아래 ‘대청광여도’에 그려져 있듯이 태원 서쪽에 고구리 시조 고주몽이 묻혔다는 용산(龍山)이 있기 때문이며, 또한 ‘신당서 열전’에 고구리의 국내성과 평양성의 위치가 압록수(분하) 변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태원시 남쪽 지근거리에 국내성으로 확실시되는 평요고성이 있다.

광명제(유리명왕) 때 졸본성에서 제수용 돼지가 달아나 국내의 위나암까지 쫓아가서 붙잡았는데, 그곳의 산수가 깊고 험한 데다가 땅이 기름져 산물이 많아 백성의 이익이 끝도 없을 뿐만 아니라 또한 지세가 수려해 전쟁의 걱정도 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천도를 했다고 한다. 돼지가 달아났다가 붙잡힐 거리였으니 졸본성에서 멀면 위 기록이 성립되지 않는다.

평요고성은 그 크기나 모양으로 보아 국가급 도성임이 확실하다. 동이족 특유의 축성방법인 치(雉)양식으로 된 성벽의 총 길이는 6,163m이고, 면적은 경복궁의 5.5배이고 북경 자금성의 3배가 넘는다. 높이는 12m이고 성 주위에 해자가 파여 있다.

특히 북쪽의 수호신인 거북이(현무)가 남쪽을 보고 있는 형상이라든가, 하서(봉의)문이 민족의 고유문화인 봉황의 모양에다, “덕으로 정치를 베풀어 백성에게 혜택을 주고, 국운을 융성하게 한다.”는 뜻은 국가급 도성이 아니고서는 있을 수 없는 문구이다. 따라서 평요고성은 위대한 대제국 고구리의 국내성이 확실시된다.

▲ 고구리의 국내성이 확실시되는 평요고성의 내부와 성벽 해자. [필자 제공]

그렇다면 중국의 어느 나라가 평요고성에 도읍했을까? 중국은 나라가 아니라 군(郡)에 속한 현(縣)의 성이었다고 둘러대고 있으나 어불성설이다. 중국의 조상들은 대대로 섬서성 또는 하남성 일대로 국한되고, 나머지 사방이 동이족의 강역이었다. 특히 산서성 태원은 배달국과 조선, 북부여와 고구리 때까지 우리 민족의 중심지였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은 만주 일대를 민족의 시원지로 알고 있다. 이 잘못된 논리가 궁극적으로는 식민사학계의 반도사관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망국의 반도사관이란 조선의 왕검성이 평양이었고, 그곳에 기자조선과 위만조선이 도읍했다가 한나라의 식민지인 한사군이 설치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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