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슬람 혁명 기념일” 맞아 수감자 수만 명 사면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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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히잡 시위’ 시위자들 포함 대규모 사면
이란인권센터 “현실적 근거 없어”…석방 선언 후 이행 않은 역사 있어

박어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2-06 14:42:40

이란이 이슬람 혁명 기념일인 11일을 앞두고 연례 사면의 일환으로 수감자들의 형기를 대대적으로 사면‧감형키로 했다.

5일(현지시간) CNN은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수만 명의 수감자들의 형량을 사면하거나 감형한다고 이란 국영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른 관영 매체 보도에 따르면 수만 명의 죄수들이 사면되거나 감형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11일 예정된 이슬람 혁명 기념일 44주년을 앞두고 이 같은 발표를 했으며, “일부 죄수들에게 사면을 내리는 것이 관례”라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히잡 시위’로 체포된 시위자들을 포함한 대규모 사면이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세부 조건에 따라 사면되지 못하는 수감자도 상당하다. 사면은 “스파이 행위, 외국 정보기관과의 직접적 연관성, 살인‧고의적 상해, 정부‧군사 및 공공 기물 파손죄 등”은 적용되지 않는다.

이란 대법원장은 “최근 이란 폭동 이후 수감된 죄수들이 적의 선전에 속았다”며 “용서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한 이란 인권단체는 이번 사면에 대해 “과장된 프로파간다(선전)”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단체는 “하메네이의 사면은 프로파간다 행위이다. 시위자들은 그들의 권리를 행사한 것이고 그들의 체포와 형은 정당화될 수 없다”라고 주장했으며, “모든 시위대가 석방돼야 하지만 공평성을 따지면 가해자의 탄압과 재판도 보편적인 권리”라고 덧붙였다.

뉴욕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NGO)인 이란인권센터(CHRI)는 하메네이의 사면조치에 대해 “현실적 근거가 없는 홍보 스턴트”라고 비판했다.

재스민 램지 CHRI 부회장은 CNN과 인터뷰에서 “이란 정권은 수감자 석방에 대해 오만하게 선언을 하고 이행하지 않은 역사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는 석방되고 다른 많은 사람들, 특히 수년간 부당하게 수감된 정치범들은 그대로 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램지는 “정치적 탄압과 부당한 캥거루 재판으로 주도한 가짜 사실로 투옥된 사람들이 상당수이며, 반대파의 범죄화는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이란의 ‘히잡 시위’는 지난해 9월 쿠르드계 이란인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경찰에 끌려가 사망하면서 촉발된 반정부 시위로 전국에서 수만 명이 체포된 사태다.

이란은 보안군을 살해한 혐의로 지난달 두 명의 시위자들을 처형해 국제적으로 논란을 불러켰다. 이에 대해 지난달 거행된 사형 집행은 성급한 가짜 재판의 결과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CNN 집계에 따르면 현재 이란에는 43명이 처형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관측했지만, 다른 단체는 처형 위기에 놓인 사람들이 최소 100명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어진 기자 parke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