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800만 달러를 송금한 혐의를 받는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재판 준비 절차가 23일부터 시작됐는데, 김 전 회장은 첫 재판에 불출석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이날 외국환거래법 위반, 뇌물 공여, 정치자금법 위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회장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에서는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입장을 확인하고 공판에 대비해 증거조사 계획을 세운다.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이 직접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
이날 법정에는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김 전 회장과 함께 구속기소된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변호인 1명과 함께 출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의 변호인으로는 2명이 출석했다.
이 중 한 변호인은 김 전 회장의 불출석 사유를 묻는 말에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법무법인 광장 소속인 검찰 출신 유재만 변호사 등 18명을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이날 검찰은 “증거목록을 정리하면 좀 줄어들겠으나 쌍방울 그룹 관련자들의 수사 기록만 100권(한 권당 500페이지)에 달한다”며 “조만간 (금고지기) 김모 씨를 재판에 넘긴 뒤 자료 제출에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큰 틀에서는 사실관계에 대해선 다툼이 없다”며 “많은 증인도 필요할 것 같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 측이 검찰의 수사 기록 등을 아직 확인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내달 9일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은 최근 김 전 회장 측으로부터 “이 전 부지사에게 현금 1억 원과 고가의 와이셔츠를 더 줬다”는 진술을 추가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가 여러 개이고, 검찰과 변호인 측이 채택할 이 사건 증인도 수십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판준비기일은 몇 차례 더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대북사업을 추진하면서 경기도를 대신해 북한에 스마트팜 지원사업비 500만 달러, 당시 경기도지사 방북비용 300만 달러를 북측 인사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2018년 7월∼2022년 7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법인카드 및 차량 제공 등으로 3억3000천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뇌물 2억6천만 원 포함)을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2014∼2022년 쌍방울그룹 계열사 자금 43억 원, 2019∼2021년 그룹 임직원 명의로 만든 비상장회사 자금 592억 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도 김 전 회장에게 적용했다.
한편, 이 전 평화부지사의 대북송금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은 전날 경기도지사실을 포함한 도청 사무실 등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검찰 수사가 당시 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정조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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