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국내 주식 맘대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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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별도 사전 등록 없이 국내 상장증권 투자 가능해져
영문공시 단계적 의무화 1월 시행… 배당절차 개선 독려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2-13 12:13:30

▲ 1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외국 증권사 등의 통합계좌 투자내역 즉시 보고 의무 완화, 사후신고 대상 외국인 장외거래 확대 등이 14일부터 시행된다. 전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외국 증권사 등의 통합계좌 투자내역 즉시 보고 의무 완화·사후신고 대상 외국인 장외거래 확대 등이 14일부터 시행된다. 영문공시 단계적 의무화도 내년 1월 시행을 앞뒀다. 이를 통해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투자 접근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13일 금융위원회는 “내일부터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가 폐지하고 통합계좌 명의자의 최종 투자자별 투자내역 보고 의무가 완화되는 등 외국인의 국내 투자 접근성이 제고된다”고 밝혔다. 통합계좌는 다수 투자자의 매매를 단일계좌에서 통합 처리할 목적으로 외국 금융투자업자 명의로 개설된 계좌를 말한다.

앞서 정부는 1월 말 유관기관과 함께 국내 증시의 글로벌 정합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발표 후 정부와 유관기관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등 관련 법규를 정비하고 제도 구현에 필요한 전산개발을 진행해 14일부터 제도개선 시행을 앞둔 상황이다.

우선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가 폐지된다. 그간 국내 상장증권에 투자하는 외국인은 반드시 금융감독원에 사전등록을 해야 했다. 14일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를 폐지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시행되면서 외국인은 별도의 사전 등록절차 없이 국내 상장증권에 투자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계좌정보는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ID인 LEI(법인)·여권번호(개인) 등을 식별 수단으로 관리된다. 이미 외국인 투자자 등록을 해 투자등록번호를 발급받은 외국인은 해당 번호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제도 변경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외국 증권사 등의 통합계좌 운용도 편리해진다. 통합계좌 제도는 2017년 도입했지만 통합계좌의 명의자인 해외 증권사에 부과되는 최종 투자자별 투자내역 즉시(2일 이내) 보고 의무 부담 등으로 활용 사례가 거의 전무했다.

14일부터는 통합계좌 명의자의 보고 주기를 ‘즉시’에서 ‘월 1회’로 완화하는 금융투자업규정이 시행된다. 당국은 이를 통해 외국인의 통합계좌 활용이 증가하고 국내 증시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외국인 투자자의 장외거래도 편리해질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금융투자업 규정 등에서 제한적으로 열거한 거래 외에는 금감원의 사전심사 후 장외거래를 할 수 있어 투자자의 심사 부담이 컸다. 14일부터는 사전심사 필요성이 낮고 장외거래 수요가 높은 거래 유형이 사후신고 대상에 추가됨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의 장외거래 편의가 제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와 유관기관은 내일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제도의 시장 안착을 지원하기 위해 당분간 ‘유관기관 합동 점검반’을 운영하고 ‘외국인 투자 제도 안내서’도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글로벌 정합성 제고를 위한 나머지 제도개선 과제도 차질 없이 이행할 방침이다. 내년 1월1일부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영문공시 의무화를 시행하고 결산배당 절차 개선도 시장에 안착·확산되도록 유관기관과 독려하고 있다.

결산배당 절차 개선과 관련해서는 개선된 절차 운용이 가능하도록 이미 정관을 정비한 상장사(636개)들이 정관의 취지대로 결산배당 절차를 운용하도록 독려하고 아직 정관을 개정하지 않은 상장사도 정관 개정을 통해 배당절차 개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안내한다.

결산배당 절차 개선은 ‘배당권자 선(先) 확정 → 배당금 규모 후(後) 확정’인 현행 배당 절차를 ‘배당금 규모 선 확정 → 배당권자 후 확정’으로 개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배당금 규모를 알고 나서 투자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유관기관은 배당기준일에 대한 투자자 혼선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배당기준일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11일부터 한국상장사협의회 홈페이지와 코스닥협회 홈페이지에 배당기준일을 안내하고 있고 해당 안내 페이지로 연결되는 링크를 거래소 전자공시 웹페이지에서 제공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는 분·반기 배당절차 개선을 위한 제도개선을 지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