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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8개의 이야기가 있는 달빛 섬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너안의 향 너만의 향/송숲을 지음, 도서출판 쥬빌리, 1만6800원
엄재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15 11:24:46
 
나는 내 자신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대상이 내가 아닌 사물로 남을 때 편안함을 느낀다. 나는 어쩌면 나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두려워서 다른 사람이나 사물을 바라보는 일에 익숙한 사진찍기라는 이 행위에 몰두하는지도 모른다.”
 
신간 너안의 향 너만의 향8개의 단편이 수록된 소설집이다. 저자 송숲을은 KBS 라디오 칠레 통신원이자 영어·스페인어·불어 번역사로 일하며 자신이 구사하는 외국어로 시를 쓴다.
 
책의 주인공들은 SNS와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입맛대로 차려진 알고리즘 메뉴를 접하는 데 익숙한 현대인들이다.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한 이들의 발칙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은 당황스러울 정도다.
 
눈앞에 생생하게 전시된 이들의 삶은 완만하게 경사진 굴곡과 같다. 이들은 저마다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그것이 무엇이든 쉴 새 없이 정진한다. 집착에 가까운 수준으로 건강을 염려하기도 하고, 무너져 가는 관계를 가느다란 끈에 의지해 겨우 붙여가며 살아간다.
 
어느 집단에도 소속되고 싶지 않지만 외로움을 이기지 못해 몇 겹의 포장지로 자신을 감싸고 군중 속에 자신을 숨기기도 한다. 책 속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따라가다 보면 생각의 지평선이 넓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기적과도 같은 한 방을 바라며 희망을 옷걸이에 가볍게 툭 걸쳐 놓는 이들은 독자로 하여금 불안과 트라우마를 끄집어내 부드러운 햇살에 펼쳐 놓을 수 있도록 한다. 소설은 형식 파괴의 기법을 따라 때론 작은 속삭임처럼 때론 극적인 영화처럼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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