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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는 죽으라는 것”… 전공의 9000명 집단행동에 ‘의료계 마비’
서울 ‘빅5’ 병원 의료공백 현실화… 정부 ‘강경 대응’
파업에 응급실 찾아 수백㎞ ‘뺑뺑이’… 외래 차질 불가피
전공의 ‘9024명 이탈’ 환자 피해… 응급실 병상 ‘위태’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23 18:00:00
▲ 대학병원 전공의 사직서 제출이 90%에 육박하면서 전국 응급의료체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연합뉴스
  
정부 의과대학 증원 정책에 반발하며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는 9000명을 넘어섰다. 전국 전공의는 2022년 기준 12774명으로 전국 의사 11.4% 수준인데, 이들의 근무지 이탈이 지속하면서 응급의료체터 흔들계도 뿌리부리고 있다. 이미 3차 상급의료기관은 전체 진료진 중 30~40%가 전공의로 채워져 이들이 현장에서 빠지면 당장 응급의료체계가 마비되는 구조적 결함이 있다.
 
23일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들의 근무지 이탈이 가속하면서 90%에 육박한 전공의가 현장을 비운 강원도에서는 다리 괴사가 찾아온 60대 환자가 3시간 넘게 병원을 전전하는 일이 벌어졌다. 전공의 부재로 환자가 응급실 찾아 수백를 떠돈 것인데 응급실에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전공의가 없어 다른 병원으로의 이송을 권유했다.
 
강릉아산병원뿐만 아니라 속초와 강릉지역 병원 모두 진료가 불가능하다는 답을 받은 구급대는 영동권이 아닌 영서권으로 핸들을 돌렸다. 결국, 그는 3시간30분만인 오후 3시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교통사고를 당해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로 실려간 환자가 자리 없다는 이유로 5시간 넘게 대기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앞서 19일 경찰과 소방 등의 발표에 따르면 오토바이 운전자인 40대가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의 한 고등학교 앞에서 차량과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A씨는 골반에서 다리까지 통증을 호소할 뿐 아니라, 머리까지 부딪힌 상태로 그는 소방은 구급차에 탄 오후 535분쯤 한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는데, 병원들이 응급실에 빈자리가 없다며 그를 받아주지 않았다.
 
결국 5시간 30분을 넘게 기다린 끝에서야 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외에도 전국 곳곳에서는 전공의 사직사태 때문에 길어진 진료시간으로 불편과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평소 진료 대기 시간의 3배가 넘는 시간을 기다리는 등 병원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병의 전이가 가팔라 일촉즉발의 처치가 간절한 암 환자들은 전공의 사직 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이들이다.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극심한 통증으로 마약성 진통제를 받아야 할 때도 있는데 의사 파업이 장기화하면 어떻게 하느냐?” “암 수술은 당장 못 받으면 급성 전이가 이어져 생명이 위독해지는데, 수실이 취소되면 그냥 죽으라는 것이나 다름없다등의 다급한 심정이 담긴 글을 지속하여 올리고 있다.
 
정부는 전국 주요 100개 수련병원에서 사직서를 낸 전공의는 9275명으로 전체 전공의의 74% 수준으로 집계했다. 정부는 전공의 64%에 달하는 8024명이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9일부터 사흘간 의대생 11778명이 휴학계를 제출해 전국 의대 재학생의 절반 이상이 휴학에 동참한 것으로 파악됐다. 환자 피해도 늘어서, 전날 기준 수술 지연 등 피해 사례 57건이 신규 접수됐다. 상급병원의 응급 및 병상 상황은 계속해서 심화하고 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서울대병원은 현재 병상이 모자라 대기 인원이 생겼으며 서울아산병원과 강남 세브란스 응급실 병상도 2~3자리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들 병원은 수술이 취쇠되며 수술실 30~70% 가까이 비어 있는 상황이다. 병원은 전공의 부재로 응급 내시경이나 심근 경색, 뇌출혈 등 중증 질환도 신규 환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상급 병원에서 진료를 못 받아 2차 병원에 사람이 몰리는 이른바 도미노 풍선 효과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현장점검을 통해 근무지 이탈이 확인된 전공의 808명에게 추가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다. 그럼에도 병원으로 돌아온 전공의는 절반 정도인 400여 명에 불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에 돌아온 전공의 중 상당수가 형식적 근무만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공의들은 진찰·검사·수술·처치·당직뿐만 아니라 수술방에서 마취 역할을 하고 있어 사실상 상급 병원 의료 업무의 중추를 담당해왔다.
 
이 때문에 의사 파업에서 전공의가 집단행동을 할 때마다 응급의료체계와 상급병원 의료 체계에 대란이 찾아왔던 것이다. 보통 최장시간에 최저임금을 받는다는 전공의들 월급은 세후 300~400만 원으로 알려졌는데, 이들 대부분을 전공의 채용 병원이 전담한다. 저렴한 인건비를 수련명목으로 왜곡하여 이용할 수 있던 값싼 노동력이 전공의였던 셈이다.
 
정부는 또다시 강경 대응 칼을 빼 들었다. 보건복지부뿐만 아니라, 법무부·행정안전부·대검찰청·경찰청은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업무개시명령에도 의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고 불법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주동자 및 배후 세력에 대해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도 의료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엄정히 수사하고 필요한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강제수사 방식을 활용하겠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2000년 의협이 의약분업에 반대하며 집단휴업에 들어가자 김재정 당시 의협 회장을 의료법 위반·업무방해·공정거래법 위반 등 3개 혐의로 구속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측은 주동자도 없고 배후 세력도 없는데 무슨 수사를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이 사태를 만든 주동자는 정부라며 강경 자세를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전날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의사들을 탄압하는 정부의 폭압적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정부의 기본권 탄압은 이성을 상실한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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