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선 앞두고 북한의 국지도발을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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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탄도미사일 발사… ‘평화’ ‘통일’ 등 禁語令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도서 침략 우선 지역
남·남 갈등 조장 대북 동조 세력 등 뿌리 뽑아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19 18:14:58

4.10 총선을 앞두고 북한의 국지도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이 18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여러 발 발사한 것이 이러한 우려가 괜한 것이 아님을 잘 보여 준다. 주목되는 것은 백령도·연평도 등 서북도서가 북의 침략 우선지역으로 꼽히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1999년 제1차 연평해전 이후 제2차 연평해전(2002년)·대청해전(2009년)·천안함 폭침(2010년 3월)·연평도 포격도발(2010년 11월) 등 서북도서 인근에서 우리의 선거를 앞두고 대형 국지도발을 해 온 전례가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대한민국과의 통일은 성사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방대한 쌍방 무력이 대치하고 있는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 그 어떤 사소한 우발적 요인에 의해서도 물리적 격돌이 발생하고 그것이 확전될 수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정권 붕괴와 흡수통일의 기회만을 노리는 족속들을 화해와 통일 상대로 여기는 것은 더 이상 우리가 범하지 말아야 할 착오”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지금 북한에서는 남북한 간에 공용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던 용어들이 한순간에 날벼락을 맞고 사라지고 있다. ‘평화’와 ‘통일’이란 말에 사용 금지령이 내려졌다. 한 핏줄을 나눈 민족이라는 용어도 사용 금지다. ‘우리 민족끼리’라는 표현도 사라진다. 남북한을 통틀어 말하는 ‘삼천리’라는 말도 없어진다. 김정은이 2월8일의 이른바 북한 건국절 행사에서 곧 전쟁을 일으킬 것 같은 단호한 어조의 연설로 용어 사용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김정의 발언 배경을 놓고 평가는 다양하다. 북한이 강도 높은 도발을 해 올 예고로 보기도 하고 도발은 있을 테지만 저강도일 것으로 보는 평가도 있다. 힘을 얻는 건 핵으로 무장한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가 뒷배를 봐 줄 것을 기대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미국의 전력(戰力)이 분산되는 상황을 이용해 고강도 도발을 해 올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이제 한반도 문제를 보는 시각을 바꿔야 할 때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사용할 무기를 판매함으로써 단기적으로는 러시아에서 오는 식량과 석유에너지로 급한 갈증을 풀고 수출 무기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를 들여다가 공장들도 움직인다. 동시에 한국에 대해 미사일 도발은 멈추지 않는다.

그 도발의 본질은 한마디로 북한 정권 지키기다. 러시아의 협력을 받더라도 북한 정권은 대외 개방을 서두르지 않으면 내부의 고질화된 부정부패 때문에 다시금 빈곤의 함정에 빠지게 되어 있다. 김정은은 체제 개혁보다는 자신에게 익숙한 안보위기 조성으로 정권을 지키려는 욕망에 가득 차 있다.

이제 우리는 상황 논리상 북의 모든 도발에 직접 대처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마지막으로 해외 개입에서 발을 빼려고 한다. 미국은 한국을 철통같이 방어하고 핵 무력에 대한 확장억제를 누차 다짐하지만, 한반도에서도 확전의 우려가 있는 상황은 어느 경우에 있어서든 피하려 하고 있다. 김정은은 미국의 확전 회피심리를 악용하기 때문에 이제 국가안보의 주된 책임은 우리가 맡아야 한다.

우리는 세계 랭킹 10위권의 경제력과 방산 능력을 자주국방 능력으로 급전(急轉)시킬 때다. 동시에 대내적으로는 남·남 갈등을 부추기는 대북 동조 세력을 철저히 뿌리 뽑는 한편 북한 내부에 우리의 자유화 물결·한국 문화 능력의 대북 침투를 강화함으로써 핵에 맞서는 ‘비대칭적 공세’를 취해야 한다. 이것이 오늘의 북한에서 없어지는 모든 용어를 되살리면서 대한민국 주도의 통일 역사를 도모하는 길이 될 것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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