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난 겪는 마장동 축산물 시장 좌지우지 중국인 브로커 조직 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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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소속 관리자 급 직원이 급여 협상 만족 못하면 소속 중국인 직원들 전부 떠나
조직원들 매월 조직에 상납금… 통제 안되는 불법체류자 직원들 직접 신고하기도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07 09:44:11

외국인 불법체류자까지 모셔가기 경쟁을 벌이는 등 마장동 축산물시장이 인력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브로커 조직이 이 같은 상황을 악용해 횡포를 부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7일 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외국인 직원들이 사장인 내 지시는 듣지 않고 브로커 조직과 연결되어 있는 책임자 말만 듣는다”며 “중국인 불법체류자 직원들은 나한테 돈을 받아가는 게 아니라 책임자를 통해 돈을 받아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마장동 축산물시장 일대에서 일하고 있는 불법체류자를 포함한 중국인 브로커 조직은 각 업체마다 조직에 속한 관리자급 중국인 직원이 있고 그들이 조직원인 중국인 직원을 통제한다.

중국인 직원들은 관리자를 통해 업주와 임금인상 요구를 하고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 조직원들이 전부 일을 그만두는 등 단체행동에 나선다. 인력난에 시달리는 업주는 이 때문에 매번 울며 겨자먹기로 이들의 요구를 받아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실제로 마장동 축산시장에서는 현재 극심한 인력난에 중국인 불법체류자 직원들마저 웃돈을 주고서라도 서로 모셔가려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관계자는 “중국인 직원들이 없으면 일을 못하니까 중국인 직원들도 이걸 알고 내가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그냥 그만둬버린다”며 “직원이 5명 정도 되는데 이 사람들이 하는 일을 나 혼자 못하기 때문에 이들이 일을 안하면 나는 가게 문을 닫아야 한다. 그래서 중국인 직원들이 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문 닫으면은 우리 가게 뿐 아니라 나한테 물건을 받는 120곳 정도 되는 우리 거래처 역시 다 마비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 조직은 각 업체에 흩어져 있는 조직원들로부터 각 업체의 급여와 복지 혜택 등을 공유하고 이 정보를 이용해 인력난을 겪는 업주에게 급여 인상이나 간식 등의 복지 혜택을 요구하는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은 불법체류자인 조직원들에게는 출입국사무소 등의 단속 정보도 미리 알려 단속을 피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매월 조직원들로부터 일정 금액의 상납금을 걷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불법체류자인 이들을 신고해 추방시키는 방식으로 조직원들을 통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직원들은 일당에서 만 원 내지 2만 원을 걷어 조직에 상납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정확한 것은 알지 못한다”며 “이들을 고용하고 있는 사장인 나도 이 조직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자기들끼리만 소통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같은 중국인들끼리도 말을 안 들으면 출입국관리소 등에 바로 신고해서 잡혀가게 둔다”고 말했다.

노태하 기자 thn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