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이면 될 걸 261년 걸렸네… 조선에 고구마 전래했던 조선통신사선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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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엑스포 기간인 13일 입항 기념행사

임유이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12 11:51:11

▲ 261년 만에 오사카항에 입항한 21세기 조선통신사선. 국립해양유산연구소

조선통신사선이 261년 만에 오사카에 닿았다.

국가유산청은 국립해양유산연구소가 재현한 조선통신사선이 11일 오후 오사카항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부산에서 출항한 통신사선은 쓰시마·이키·아이노시마·시모노세키·구레·후쿠야마 등을 거쳐 13일 만에 최종 목적지인 오사카에 도착했다.

조선통신사는 임진왜란 이후 들어선 일본 에도(江戶) 막부 때인 1607년부터 1811년까지 조선에서 일본으로 파견된 외교 사절단을 일컫는다. 순조 때까지 총 12차 사행(使行·사신 행차)이 이루어졌다.

한·일 교류의 상징이었던 조선통신사선이 과거 뱃길을 따라 오사카에 온 건 약 261년 만이다. 마지막으로 오사카에 닿은 게 11차 사행인 1763∼1764년의 일이다.

마지막 사행인 12차 때는 일본 막부의 재정이 바닥을 치고 있었기에 실권자인 마츠다이라 사다노부는 에도가 아닌 쓰시마에서 통신사를 맞이하기를 희망했고 조선이 이건 아니라며 17년간 거부하다가 순조 11년(1811)에 와서야 승인했다.

이번에 부산에서 오사카까지 1000㎞ 여정을 이끈 홍순재 국립해양유산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중간중간 파고가 높아 여정이 쉽지 않았으나 기항하는 곳마다 따스한 환대를 받았다. 조선통신사선 재현선은 과거의 외교를 오늘의 평화로, 문화로, 신뢰로 되살리기 위한 실천이다”고 말했다.

500여 명에 이르렀던 사절단은 총 6척의 배가 움직이는 대규모 행렬로 정사(正使·사신의 우두머리)와 부사·종사관을 비롯해 의원·역관·약사 등으로 구성됐다.

당시 한양을 출발한 통신사 행렬은 부산까지 육로로 이동해 오사카행 배에 올랐다. 이후에는 일본 다이묘(大名·각 지방을 다스리는 영주)가 제공한 배를 타고 요도우라에 상륙했다. 최종 목적지는 쇼군(將軍·막부 우두머리)이 있던 에도(江戶·도쿄)였다.

통신사가 한양에서 에도까지 왕복하는 데 짧게는 5개월에서 길게는 1년이 걸렸다. 총거리는 4000km. 성과로는 1763년 통신정사였던 조엄이 조선에 고구마를 전래한 것을 들 수 있다.

이번에 출항한 통신사선은 정사가 탔던 ‘정사기선’을 원형에 가깝게 재현한 것으로, 최고급 목재로 꼽히는 금강송 900그루를 사용해 길이 27.07ｍ, 너비 9.54ｍ, 높이 3.19ｍ로 완성했다.

복원 계획부터 선박 완성까지 약 4년이 소요됐으며 22억 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사기선은 조선의 위엄을 드러내기 위해 일반 선박보다 크게 제작됐으며 궁궐 단청으로 의장했다는 기록이 있다.

통신사선은 ‘2025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 기간에 한국의 날인 5월13일 입항을 기념하는 행사와 공연이 펼쳐진다.

오전 9시30분 오사카 남항에서 열리는 입항 환영식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유산청, 오사카시 항만국, 국립해양유산연구소, 부산문화재단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한다.

환영식이 끝난 뒤에는 조선통신사의 의복과 의례를 고증한 행렬 재현과 대취타·부채춤·판굿 등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공연도 선보인다.

다만 올해 오사카 항해 이후 한·일 뱃길 재현 사업을 이어갈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임유이 기자 ly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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