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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총 1위 기업 엔비디아가 사상 최고 실적을 내며 인공지능(AI) 거품론을 일축한 가운데 트럼프는 젠슨황과 돈독한 관계를 자랑하며 AI 칩을 외교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19일(현지 시간) 자체 회계연도 3분기(8~10월)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62% 증가해 사상 최대치인 570억1000만 달러(약8조4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전망치 549억20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는 AI 산업 지속 가능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미국 주도의 반도체 패권 강화 신호로 해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 엔비디아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무역 협상 카드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평화 합의를 중재해 노벨평화상을 받으려는 트럼프가 엔비디아를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분쟁을 종식하는 국가에게 AI 기술을 판매하는 방안을 사용하고 있다.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8월 트럼프의 중재로 평화협정을 체결한 뒤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을 만나 AI 및 미래 기술 교류에 대해 논의했다.
최근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한 카자흐스탄은 엔비디아 반도체로 AI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20억 달러 거래를 발표했다. 아브라함 협정은 이스라엘과 주변 무슬림 국가 간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합의로 트럼프가 집권 1기부터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중국 등 다른 여러 국가와 진행한 협상에서도 엔비디아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력한 협상 우위를 제공했다.
미국 정부는 그간 보잉 항공기를 판매하면서 외교 관계 강화를 구축했고 트럼프도 첫 임기 때는 첨단기술보다 철강과 자동차 같은 산업에 더 집중했지만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AI 반도체 협력을 포함하기 시작했다.
트럼프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 경영자(CEO)는 4월 엔비디아가 백악관에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뒤 가까워졌다. 엔비디아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에 따라 제조 기반을 미국으로 가져오겠다는 약속을 가장 먼저 이행한 기업 중 하나다. 이후 트럼프는 황을 “내 친구”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연설에서는 서로에게 존경을 표하기도 했다.
황은 트럼프의 첫 해외 순방에 동참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를 상대로 2000억 달러 반도체 판매 계약 체결을 도왔고 이 거래는 AI 반도체를 외교 도구로 사용하는 모델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황에게도 트럼프와 관계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 현재 중국 등 해외로의 반도체 수출은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고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편 3분기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6% 늘어나 사상 최대인 512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90%에 달하는 규모다. 엔비디아는 4분기(11월~내년 1월)에도 성장세가 이어져 매출액이 65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의 성장세는 AI 관련 투자가 계속 이어지면서 그래픽처리장치(GPU) 아키텍처 ‘블랙웰’의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황은 이날 발표에서 “AI의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나스닥시장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일 종가 대비 2.85% 오른 186.52달러에 마감했으나 실적 발표 이후 애프터마켓에서 5%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뉴욕 증시 대 지수는 동반 상승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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