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이 실적 부진을 딛고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패션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뷰티를 강화하고, 국내보다 해외 시장 공략에 무게를 두는 전략으로 반등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11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2022년 1153억 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2023년 487억 원, 2024년 268억 원으로 감소세를 이어오다 결국 손실로 돌아섰다. 패션 사업 부진과 소비심리 위축이 실적 악화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에 회사는 지난해 9월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부문별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하는 등 조직 개편에 나섰다. 김덕주 대표 체제 아래 사업 방향을 재정비하며 수익성 회복을 위한 체질 개선 작업을 본격화했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뷰티와 해외다. 그간 국내외 패션 브랜드 유통을 중심으로 성장해왔지만, 앞으로는 성장성이 높은 화장품 사업을 확대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패션 비중을 점진적으로 낮추고, 뷰티를 중심 축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기초 화장품 부문에서는 자체 브랜드 ‘연작’의 라인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 제품군을 중심으로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연작 매출이 올해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색조 화장품 분야에서는 ‘비디비치’를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한 비디비치는 중국과 일본, 미국 등 주요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2024년 인수한 ‘어뮤즈’를 통해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시장 확대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헤어케어 분야에서도 사업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탈모 완화 기능성 제품을 출시하고 약국 유통망에 진출하는 등 새로운 판매 채널 확보에 나섰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많은 상권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넓혀 글로벌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재무 부담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부채비율은 70.52%로 전년(57.48%) 대비 13.03%포인트 상승했다. 총차입금은 4086억 원으로 전년(3516억 원)보다 570억 원 늘었고, 총차입금 의존도 역시 28.51%로 2.14%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이자비용은 119억 원으로 전년보다 14.4% 증가했다.
수익성 지표도 악화된 모습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0.51%로 전년(3.85%) 대비 크게 하락했고,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익률도 -0.7%로 적자 전환했다. 특히 코스메틱 부문은 지난해 4분기 2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적자로 돌아서는 등 사업 전환 과정에서의 부담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변화의 방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최근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실적 회복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구조조정과 브랜드 재편 효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사업 재편이 단기적인 실적 부담을 수반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 시장 성장 둔화가 뚜렷한 상황에서 뷰티와 해외 사업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이라며 “사업 구조 재편 성과가 본격화될 경우 실적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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