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직원 10만여 명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해 노조 가입 여부 등이 담긴 이른바 ‘노조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혐의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과 노조 간부 등 6명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4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최 위원장과 노조 간부 A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삼성전자 사내 시스템에 비정상적으로 접속해 다른 직원들의 개인정보를 조회한 직원 4명도 같은 혐의로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사내 시스템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부정한 목적과 방법으로 10만여 명이 넘는 임직원 명단 파일을 확보해 노조 측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최 위원장이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회사를 위해 근무하는 직원들을 명단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점 등을 토대로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했는지를 수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삼성전자가 사내에서 임직원 개인정보와 노조 가입 여부가 포함된 명단이 공유된 사실을 확인하면서 불거졌다. 삼성전자는 업무와 무관하게 임직원 정보를 추출·공유한 행위가 범죄에 해당한다며 경찰에 고소했고, 이후 사내 시스템을 통해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수집한 직원을 특정해 추가 고소했다. 경찰은 서버와 관련 시스템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포함해 약 5개월간 수사를 진행했다.
사내 시스템에 과도하게 접속한 직원 4명은 다른 임직원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노조 가입 여부를 조회한 사실은 확인됐지만, 이를 별도의 명단으로 작성하거나 외부에 유포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의 사건과 개인정보 대량 수집·전달 사건은 서로 연관성이 없는 별개의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노조 가입 여부는 개인정보보호법상 ‘민감정보’에 해당한다. 현행법은 노동조합 가입·탈퇴 등에 관한 정보를 원칙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예외적으로 동의나 법령상 근거가 있는 경우 등에 한해 처리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정당한 권한 없이 또는 권한을 초과해 개인정보를 이용하거나,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5월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며 파업을 유보했다. 당시 양측은 쟁의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고소·고발을 상호 취하하기로 합의했지만,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사건은 반의사불벌죄나 친고죄가 아니어서 고소 취하와 별개로 수사와 처벌이 가능하다.
최 위원장은 이번 송치와 관련해 쟁의 과정에서 직원 명단을 전달받아 업무 외적으로 사용한 부분에 대해 조사를 받았으며 대응을 계속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측은 협상 타결 이후 선처를 바란다는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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